“너희 율법 교사들도 불행하여라!
너희가 힘겨운 짐을 사람들에게 지워 놓고,
너희 자신들은 그 짐에 손가락 하나 대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걱정하는 것이 하나 있는데
저의 의식기도 중에 하나도 이와 관련된 기도입니다.
“주님, 제가 나이 늙어 형제들에게 짐이 되지 않게 하여주시고,
혹 제가 형제들에게 짐이 되더라도 겸손하고 감사하게 하소서.”
이것이 저의 의식기도입니다.
정말 저는 저의 노년이 걱정이 되고
형제들이 저의 똥오줌을 받게 될까봐 두렵기까지 합니다.
그래서 육신 건강도 전에 비해서 더 챙기고 있는데,
그럼에도 만약 제가 형제들에게 모든 것을 의지해야만 할 때가 오면
형제들에게 짐이 되는 저의 가난함과 비참함을 겸손하게 받아들이며
형제들의 불친절과 친절에 모두 감사할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하고,
그리고 약함과 괴로움을 평화로이 견딜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합니다.
헌데 이런 저에게 주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실 겁니다.
“내일 걱정은 내일에게 맡겨라!
내가 그렇게 되게 하여 네가 어쩔 수없이 짐이 되는 내일은 걱정하지 말고
남에게 무거운 짐을 지워주는 것이 버릇이 된 오늘의 잘못이나 걱정해라!”
실상 저는 이상주의자인데다가 지금까지 책임자의 역할만 하였기에
늘 이것하면 좋겠다, 저것하면 좋겠다고 하고
이것저것 많은 결정을 공동체적으로 내리곤 합니다.
그런데 그중 상당수는 결정은 제가 하고 실행은 형제들이 하는 겁니다.
그러니 공동체적으로 결정한 것들이 제가 해야 하거나
제가 다 해야 하는 것들이라면 아마 그런 결정을 내리지 않았을 겁니다.
형제들에게는 이상주의적으로 무거운 짐을 지워주고
저는 손가락 하나 까딱 않는 뻔뻔함이 제게 있고,
남에게 짐을 지워주는 것을 어려워하지 않는 배짱,
아니 두려워할 줄 모르는 폭력성이 제게 있습니다.
사실, 저는 어떨 때는 이상이라는 이름으로
어떨 때는 당위성이라는 이름으로 이것저것 결정하여
형제들에게 무거운 짐을 지워주었을 뿐 아니라
형제들이 사랑으로 짐을 질 수 있는 자유를 빼앗았습니다.
사랑을 의무로 만든 무거운 죄를 오늘 무겁게 반성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