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십자가 성요한의 방(Room for St. John of Cross : 1983)
작가 : 빌 비올라 ( Bill Viola : 1951- )
현대에 유행하고 있는 비디오 아트 ( Video Art) 는 비디오를 표현 수단으로 한 영상 예술로서 1960년대와 1970년대 저렴한 비디오 카세트 리코더가 확산되고, 상업용 텔레비전(TV) 모니터로 그것을 시현할 수 있게 되면서 일반인들 사이에 확산된 영상 예술의 한 형태이다.
우리나라 출신 백남준은 이 분야에서 세계적인 인정을 받는 작가인데, 매체 자체가 상황에 따라 적절히 사용할 수 있고, 또 비디오 기술이 쉽고 즉각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비디오 아트는 광범위한 예술가 집단을 끌어들였다
작가는 뉴욕 태생으로 1970년 부터 현재까지 이 분야의 가능성을 이끌어 온 작가이다.
그는 혁신적 기술만이 아니라 동양 철학에 대한 깊은 관심으로 종교적 철학적 사상을 담은 새로운 형태의 예술 분야를 창출했다.
크리스챤으로 태어났으나 대학에서 미술을 공부하면서부터 신앙에 방황하다 1980년대 일본에서 2년간 살면서 일본 선종의 대가 다이엔 다나카를 만나 불교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그는 젊은 시절 신앙의 방황기를 통해 다른 종교에 눈뜨게 되어 페르시아인 신비주의자 루미(Rumi)와 가톨릭 신비가인 십자가의 성 요한과 같은 인물들에 의해 영향을 받았으며 그의 인생 여정은 크리스챤 신비주의 , 불교의 선 , 이슬람 수피즘을 수용함으로서 팝아트 분야에 신앙을 표현하는 새로운 경지를 개척했다.
비디오라는 첨단의 테크놀로지를 통해 펼쳐보이는 작가의 영적 사유에선 동양사상, 특히 불교의 영향이 강하게 느껴지면서 십자가의 성요한을 통해 드러나는 크리스챤 신비신학의 영향이 동양사상과 어색함이 없는 조화의 모습으로 수용되고 있다.
작가는 붓 대신 현대적인 기법을 사용해서 수행의 영적 차원을 새롭고 감동적인 모습으로 전하고 있다.
십자가의 성 요한(Juan della Cruce)은 1542년 6월 24일 스페인에서 태어나 1563년 그는 메디나 델 캄포의 카르멜 수도원에 입회하였고 이듬해에 성 마티아의 요한(Juan de Santo Matia)이라는 수도명으로 서원을 하였다.
. 그 후 성 요한은 그보다 년상인 아빌라(Avila)의 성녀 데레사를 만나면서 당시 침체될대로 침체된 갈멜 수도회 개혁운동에 투신하게 된다.
그는 부패한 갈멜 수도회의 개혁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던 중 , 1577년 10월 2일 수도회 개혁을 반대 하는 완화 카르멜회 동료 수도자들에 의해 납치되어 톨레도(Toledo) 수도원 다락방에 감금되었다.
그는 이곳에서 1578년 8월까지 9개월간 ‘어두운 밤’을 체험하였다.
이곳에서 성인은 같은 이상을 살고자 모인 동료 수도자들로 부터 엄청난 모욕과 고문을 당하게 되고 여기서 얻은 욕창으로 결국 성인은 생애를 마쳐야 했다.
크리스챤 영성에 중요한 것은 순교와 박해인데 많은 경우 이것은 반그리스도적 태도나 그런 집단으로 부터 나온 것이다.
그러나 성인은 자기와 같은 이상을 살고자 모인 수도회의 형제들로 부터 반대의 표적 이상의 박해의 대상이 되면서 감옥에 갖힌 것은 제자들로부터 배반들 당한 예수님의 체험에 비길 수 있다.
예수님의 십자가는 자기를 반대하던 사람으로 부터 받은 것만이 아니라 모든 것을 다 바쳐 사랑했던 제자들의 배반에서 진면모를 보이고 있듯이 성인의 삶 역시 이런 면에서 쓰라리지만 너무도 그리스도를 닮은 것이었다.
성인은 이 체험을 신앙으로 승화시킴으로서 높은 영성적, 체험에 이르게 되고 성인의 영적 결실은 바로 이 쓰라린 체험에서 형성된 것이다.
9개월 만에 감옥에서 탈출한 그는 영적 동료들로부터 받은 쓰라린 고통에서 영글은 깊은 영적 체험을 바탕으로 한 여러 저술을 남겼으며 이것은 오늘까지 가톨릭 교회 영성의 보화로 평가되고 있다.
성인이 제시한 영적 여정의 목표는 인간적 쓰라림과 고통을 통해 오를 수 있는 감미로움의 경지이며 이것은 많은 신비체험이 그렇듯 성적인 황홀경 처럼 감미로뭉으로 묘사되고 있다.
그는 교회의 가장 위대한 신비가 중 한 명이며, 그의 저서들은 영성신학의 탁월한 고전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르멜의 산길”, “영혼의 노래”, “사랑의 산 불꽃” 등이 가장 유명하다.
작가는 붓대신 현대적인 기법을 이용하여 수행의 영적인 측면을 감동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십자가의 셩 요한이 겪었던 감방 체험을 통해 그의 높은 영적 세계의 갈망을 표현하고 있다.
그가 체험했던 여러 종교가 지닌 신비체험의 극치를 십자가의 성 요한을 통해 표현하고 있다.
방 가운데 아무도 없는 오두막이 있고 책상과 작은 텔레비젼 물주전자와 물컵이 있는데, 이것은 성인이 감옥안에서 겪은 열악한 처지를 표현하고 있다.
뒷편에 보이는 산은 십자가 성 요한이 고행했던 산이며 사운드 트랙에선 을씨년스러운 바람소리가 남으로서 그의 고행의 처절함을 느끼게 만든다.
한마디로 생명을 부지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이 배제된 최악이 상태이기에 하느님외에는 아무것에도 희망을 둘 수 없는 열악한 처지를 표현하고 있다.
절망과 체념의 극한 상태에서 자칫하면 생명을 포기하거나 미칠수도 있는 극한의 상황이다.
텔레비전 화면을 통해 산이 보인다.
성인은 열악하기 짝이 없는 폐쇄된 감방에서 목을 축일 수 있는 물외에는 아무것도 없는 절망의 공간을 하느님의 사랑을 깊히 체험함으로서 더 없이 감미로운 공간으로 변화시켰다.
성인의 저서 "갈멜의 산길"은 영적 여정을 험난한 산을 오르는 것에 비유하면서 감각적 세계를 떠나 영적 세계를 오르는 여정으로 설명하고 있다.
화면을 통해 보이는 험난한 산에선 하늘이 무너질 것 같은 강한 폭풍이 불고 있고 눈덮힌 정상은 더 없이 을씨년스러워 보인다.
그는 감각의 세계를 극복하기 위해선 모든 인간적인 안락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을 굳게 믿었기에 이 열악한 환경은 성인에게 있어 완덕의 정상을 오를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길로 제시되었다.
작가는 성인이 감방에서 겪었던 영적 감미로움을 통한 생기를 관람객들에게 보임으로서 성인이 남긴 다음과 같은 영적 권고의 힘을 실어주고 있다.
" 감성의 밤에 들어가기 위해 서는 다음과 같은 것에 마음을 써야 한다.
보다 쉬운 것 보다 어려운 것을
보다 맛있는 것 보다 맛없는 것을
보다 즐거운 것 보다 차라리 덜 즐거운 것을
쉬는 일보다도 고된 일을
위로되는 일 보다도 위로없는 일을
보다 큰 것 보다도 보다 작은 것을
보다 높고 값진 것 보다 낮고 값없는 것을
무었을 바라기 보다 그 무었도 바라지 않는 것을
무었을 바라기 보다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 것을
세상의 보다 나은 것을 찾기 보다 못한 것을 찾아라
그리스도를 위하여, 세상의 모든 것에 대하여
온전히 벗고 비고, 없는 몸 되기를 바라라
(가르멜의 산길 1, 13, 6, 12장 )
작가는 성인이 겪어야 했던 감방생활이 사랑이신 하느님을 만날 수 있었던 가장 이상적인 영정 성장의 수방임을 제시하고 있다.
이 주제는 많은 작가들이 다룬 것이며 ,초현실주의 작가였던 살바도레 달리(성화해설 33)도 이 주제에 접근한 적이 있다.
작가는 현대 첨단 예술 의 표현수단인 비디오 아트를 통해 서도 신앙의 깊은 경지를 표현할 수 있다는 가능성과 함께 전통적 성미술의 개념과 전혀 다른 새로운 방법으로 신앙 표현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 작품은 시각과 청각을 필요로 하는 비디오 아트이다.
이 작품을 완전히 이해하기 원한다면 다음의 사이트에서 그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http://www.youtube.com/watch?v=ztLN5Z0yDxM
작가의 스승은 놀랍게도 이 분야의 세계적 대가였던 백남준 선생이었다.
미디어 장비의 완벽한 이해를 바탕으로 탄탄한 작업을 하는 작가는
회화 못지않은 서정적이며 아름다운 영상을 만들었다.
그는 또한 현대적인 감각 못지 않게 교회 예술에 나타나고 있는 여러 형태의 표현에 대한 깊은 이해가 있었기에 파격적인 방법으로 신앙의 내용을 표현하면서도 생경스러움을 주지 않고 과거를 현재의 무대에 올려 더 산듯하고 생기있게 친근감을 느끼게 만들었다.
현대 개신교 신학자인 러너드 스윗(Leonard Sweet)은 탈근대적인 현실을 살고 있는 교회 영성 회복을 위해 필요한 것은 체험 (Experience ), 참여 (Participation) 풍부한 이미지 ( Image), 그리고 관계성(Connectedness)이라고 했다.
, 작가는 비디오 아트라는 기존 개념의 사고방식으로는 좀 이해하기 어려운 방식을 통해 영성이 박물관이나 수도원에서 발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현실의 전위적인 방법을 통해 더 참신하게 표현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난해한 현대미술에서, 쉽지 않은 비디오아트를 선보이지만 그의 작품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기에 대중적으로 사랑을 받는다.
여러 작가들이 십자가 성 요한의 이 감방 체험에 대한 것을 작품으로 남겼다.
다음 작품은 전통적으로 성인의 감방 체험을 표현했던 것들이다.
이 세기가 시작되면서 과거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새로운 방법으로 성인의 체험이 표현되고 있는 것은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라"는 주님 말씀의 예술적 접근으로 볼 수 있다.
실천하며 살려하지만 어렵지요.^^
그래도 희망을 가지고 살아요. 언젠가는... 그러면서요.
옮겨가도록 올려주심에 감사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