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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나누기

연중 제33주일

by 김명겸요한 posted Nov 16,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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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하늘나라에 대한 비유를 말씀하십니다. 이야기의 배경은 하늘나라입니다. 그렇다면 주인은 하느님을 뜻할 것이고, 재산은 하늘나라에 속한 그 무엇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 돈을 써서 더 많은 돈을 번다는 것은, 하늘나라의 재산이 늘어나는 것이고, 그렇게 하늘나라도 점점 커져갑니다. 그렇기에 받은 탈렌트를 땅에 묻어둔다는 것은 하늘나라가 확장되는 것을 막는 행위로 생각되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하늘나라에 속한 그 재산은 무엇일까요?

 마태오는 자신의 복음 중간 중간 하늘나라에 대한 비유를 전해줍니다. 그 중에 저에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비유는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입니다. 씨는 하느님의 말씀인데, 떨어진 땅에 따라서, 즉 그 말씀을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서, 그 결과가 다릅니다. 오늘 복음에서, 사람에 따라서 누구는 돈을 더 늘리지만, 누구는 그렇지 않음을 볼 때, 오늘 복음의 탈렌트는 하느님의 말씀을 의미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느님의 말씀이 우리 마음에 주어지듯, 종들은 주인에게서 돈을 받습니다. 그렇게 하느님의 말씀이 우리에게 맡겨집니다. 하느님의 말씀이 인간이 되어 오신 그리스도이고, 그 그리스도는 인간에 대한 사랑 때문에 인간이 되어 오셨다면, 그 말씀은 또한 하느님의 사랑입니다. 그렇게 하느님의 사랑이 우리에게 주어집니다.

 하느님의 말씀은, 아니 적어도 하느님의 사랑은 우리가 감춘다고 해서, 감추어지지 않습니다. 우리 안에 사랑의 마음이 있다면, 그 사랑의 마음은 겉으로 표현되고, 그렇게 다른 사람에게 전달되고, 점점 더 커져갑니다. 오늘 복음에서 다섯 탈렌트를 받은 사람이나, 두 탈렌트를 받은 사람이 돈을 늘리는 것처럼, 우리 안에 주어진 사랑은 점점 커져갑니다.

 우리가 누군가를 사랑할 때, 그 사랑의 마음을 감출 수 없는 것처럼, 하느님께 받은 그 사랑을 다른 사람과 나누지 않을 수 없지만, 오늘 복음의 세 번째 사람은 열심히 그 사랑을 감추고, 드러내지 않으려 노력합니다. 사랑을 받았지만, 그는 그것이 사랑인지 알지 못합니다. 오히려 그 받은 사랑을 두려움으로 느꼈기에, 그는 사랑을 보고 싶지 않았고, 감추고 싶었습니다.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은 하느님에게서 왔습니다. 우리의 생명, 사랑, 재능, 건강 등. 받지 않았다면, 아니 지금 이 순간에도 받지 않는다면, 우리는 한 순간이라도 살아갈 수 없는 존재들입니다. 하지만 그 받은 것이 빚이라고 생각된다면, 그래서 갚아야 하는 그 무엇이라고 생각한다면, 하느님은 고리대금업자로 생각될 것이고, 하느님께 대해서 느끼는 감정은 두려움 밖에 남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 받은 것을 늘리려고 노력할 필요도 없습니다. 오히려 말씀이 내 안에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게, 사랑이 내 안에서 자라날 수 있게, 우리의 마음을 하느님께 열어 드리는 것만이 필요합니다. 그렇게 할 때,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우리 안에서 사랑은 저만큼 커져 있을 것입니다.

 노력이 필요하다면, 이웃에 대한 옹졸한 마음을 풀고, 내 안에 감추어 둔 사랑을 찾고, 이웃 안에 숨어 있는 사랑을 찾는 것입니다. 내 안에 사랑이 있음을 느낄 때, 그 사랑의 눈으로 이웃을 보기에, 이웃 안에 있는 사랑도 느낄 수 있고, 그렇게 내 안에 있는 사랑은 점점 더 커져갑니다. 하지만 내 안에서 사랑을 보지 못한다면, 사랑이 다가와도 사랑으로 느끼지 못합니다. 그렇게 나는 점점 메말라갑니다.

 우리가 지금 살아있는 것이 확실한 것처럼, 우리에게 생명이 주어진 것처럼, 확실히 우리는 사랑을 받았고, 우리 안에 그 사랑이 있습니다. 그 사랑을 함께 발견하고, 함께 나누면서, 더 큰 사랑 안에서 하느님과 기쁨을 나누는 하루가 되시기를 기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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