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는 스스로 조심하여, 방탕과 만취와 일상의 근심으로
너희 마음이 물러지는 일이 없게 하여라.”
조심操心
조심을 우리말로 풀이를 하면 <마음을 잡다>입니다.
반대말은 방심放心<마음을 놓다>가 되고요.
그런가 하면 마음이 무르거나 단단하다는 말도 있고
<마음을 단단히 먹다>는 말과
그 반대말로 <마음이 물러 터지다>는 말도 있습니다.
오늘 주님께서는 마음을 놓지 말라는 말씀도 하시고
마음이 물러지는 일게 없게 하라는 말씀도 하십니다.
그러지 않으면 갑작스런 멸망의 날에 그냥 죽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마음을 놓는 것과 잡는 것을 보겠습니다.
우리는 놀 때 마음 놓고 놀고, 먹을 때 마음 놓고 먹습니다.
그런데 그러다가 큰일을 당하기도 하고,
그러다가 마음을 잡고 일을 하거나 공부를 하기도 합니다.
동물의 세계를 보면 놀 때도 먹을 때도 늘 조심을 합니다.
먹으면서도 맹수가 다가오고 있지는 않은지 조심을 하고,
모두가 놀 때도 한 마리는 경계를 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조심치 않고, 다시 말해서 마음을 놓고 먹다가는
어느새 들이닥친 맹수에게 잡혀 먹히고 마는데,
오늘 주님께서 말씀하시는 방탕과 만취는
바로 이 <마음을 놓고 먹고, 마시고, 노는 것>입니다.
먹고, 마시고, 놀면서도 조심을 하는 것이 아니라
방심하고, 완전히 무장해제한 채로 먹고 마시는 겁니다.
그러므로 조심을 하는 사람은 갑작스런 안 좋은 일에 대비하여
놀더라도 방탕하지 않고, 술을 마시더라도 만취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안 좋은 일에 깨어있는 것이 조심이라면
좋은 일에 깨어있는 것이 기도라고 할 수 있는데
우리 중에는 안 좋은 일에는 그래도 깨어있지만
좋은 일에는 깨어있지 않은 사람이 많습니다.
안 좋은 일만 안 생겨도 좋다는 소극적인 자세 때문이고,
안 좋은 일만 안 생겨도 행복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또 다른 경우도 있습니다.
지금 살고 있는 것이 좋기에 더 좋은 것을 바라지 않는 경우입니다.
지금 이 정도로도 행복하기에 더 큰 행복을 바라지 않는 것이고,
우리 신앙인의 경우는 하느님 나라의 행복을 바라지 않는 것입니다.
아무튼 우리 가운데는 닥쳐올 안 좋은 일에 대해
조심과 근심은 많이 하면서 정작 기도는 하지 않는 사람도 있고,
지금 당장의 좋은 것을 마음껏 즐기는 방탕과 만취 때문에
마음이 물러져서 기도하지 않는 사람도 있는데,
신앙인이라면 안 좋은 일의 갑작스런 도래에 깨어있기보다는
하느님 나라의 도래에 깨어있는 사람이 되어야 하고
조심하는 사람이 되기보다는 기도하는 사람이 되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