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야는 이미 왔지만,
사람들은 그를 알아보지 못하고 제멋대로 다루었다.
그처럼 사람의 아들도 그들에게 고난을 받을 것이다.”
오늘 주님께서는 예언자,
그중에서도 대표적인 예언자 엘리야가 이미 와 있다고 말씀하시며
그러나 사람들이 그를 알아보지 못하고 멋대로 다뤘다고 하십니다.
과거의 예언자 엘리야가 지금의 세례자 요한으로 와 있다는 얘기이고,
그렇다면 과거의 엘리야가 지금도 우리 가운데 와 있다는 얘기이며,
지금도 그 예언자 엘리야를 제 멋대로 다루고 있다는 얘기인데
오늘날 우리의 엘리야는 누구이고 우리는 어떻게 예언자를 다룰까요?
예언자란 하느님께서 보내신 사람,
하느님의 파견을 받은 사람입니다.
그리고 하느님의 파견을 받았으니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는 사람이지요.
그런데 그 하느님의 말씀이란 것이 어떤 것입니까.?
예언이란 말을 그대로 풀이하면 미래의 일을 미리 알려주는 것이지만
그저 점쟁이처럼 미래의 일을 맞추고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지금 하느님 뜻대로 하지 않으면 앞으로 망할 거라고 얘기하는 거지요.
그러니까 예언이란 미래를 얘기하는 게 아니고 현재를 얘기하는 거고,
지금 하느님 뜻대로 잘 살고 있으면 예언이 필요치 않은데
그렇게 살지 않으니 꾸짖으며 하느님 뜻대로 살라고 얘기하는 겁니다.
그런데 꾸짖는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이 얼마나 됩니까?
지금처럼 살지 말고 바꾸라고 하는 것을 좋아할 사람 얼마나 됩니까?
하느님 뜻대로 살려고 하는 사람이 아니면
하느님 뜻대로 살라고 하는 사람, 곧 예언자를 좋아할 사람 없습니다.
하느님 나라가 아니라 이 세상에서 살려고 하는 사람,
하느님 뜻이 아니라 자기 좋을 대로 살려고 하는 사람은
아무도 예언자를 좋아하지 않고 더 나아가 제거해야 할 존재로 여깁니다.
내가 하고자 하고, 가고자 하는 것에 걸림돌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사람들입니까?
우리는 예언자를 예언자로 알아보고 그들의 말을 듣는 사람들입니까?
내게 아픈 소리를 하는 사람이 사실은 하느님의 말씀을 전해주는 사람인데
그를 예언자가 아니라 그저 나를 괴롭히는 사람으로만 여기지는 않습니까?
반대로 우리는 다른 사람에게 파견된 하느님의 예언자일 수도 있는데
나는 내가 예언자, 그중에서도 엘리야 예언자라고 생각합니까?
1독서에 의하면 엘리야는 예언자 중에서 불처럼 일어선 예언자입니다.
하느님께 거역하는 자들은 불로 태워버리고,
하느님을 따르도록 사람들 안에 성령의 불을 일으킨 예언자입니다.
우리는 그런 예언자입니까?
물론 너무도 심약하고 겸손한 우리는 그런 예언자가 못 된다고 할 것입니다.
그런데 사실은 엘리야도 심약한 겁쟁이였습니다.
거짓 예언자들과 겨룰 때 바들바들 떨었을 것이고,
이제벨의 보복이 두려워 도망친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그가 다른 곳으로 도망치지 않고
하느님의 산 호렙으로 도망을 친 것입니다.
그러니 그가 불같이 타올랐던 것은
거기서 하느님 체험을 하고 성령으로 타올랐기 때문입니다.
우리도 이 세상에 파견된 하느님의 예언자입니다.
아니라고 하는 것은 겸손이 아니라 소명의 거부일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