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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 달!

by posted Mar 14,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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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 평화/선

밤 3시쯤.
달 빛이 얼마나 밝은지 방 안조차 형광등을 켜 놓은 것 같았고
(빛이 좋아 내 방 덫 문을 늘 열어 놓는다)
읍내 쪽 마을의 불빛이 오히려 어두워 보였다.
이렇게 휘영청 밝은 달님이 찾아 줄 때면,
머리만 대면 잠이 오는 잠쟁이 근성도 당분간 어디론가 반납,
다시는 잠이 오질 않으니...그냥 보고만 있어도 달이 좋은 게다.

경당에 내려가
평소에 켜놓는 촛불도 켜지 않은 채 조배하니,
달빛이 스러지는 게 오히려 아까워서다.

가끔 밖에서 뭔가 스치는 소리, 또 달그락거리는 소리...
아마도 작고 큰 짐승이 달빛에 어슬렁거리며 지나가는가 보아,
그런 소리도 마냥 귀엽고 즐거운 상상이 가진다.

그렇게 달 누나와 함께,
꼬마 요한이네 가족이 보이고, 성지의 베로니카 자매님이며
얼마전 피정 중 면담을 요청해 가정사의 힘겨움을 토로했던 세 분의
모습, 이곳을 찾은 많은 분들...이 어른거려,
모두가 달님처럼 환해지길 기도드린다.

난 뉘 누나나 누이가 있다는 얘기를 들으면 꽤 부러워 했다.
재미없는 형이 하나밖에 없으니까...
그래선지 달을 대하면 누나처럼 반가운 거다.
속삭이는 마음에 달처럼 즐거워지고
사랑 가득한 얼굴임을 스스로도 느끼니까...

왜 프란치스코 성인이
달을 누나요 자매라 했는지 알 것만 같다.
온 세상을 비추는 낮 동안의 태양이 형님이라면,
밤의 달은 맨날 맨날 좋은 밀어를 속삭여 주는 누나일 밖에...

예수님도 오늘은
촛불보다 달 자매의 빛이 더 사랑스러우셨으리라.
경당을 가득 채운 누나의 빛이 왜 아니 사랑스러우셨을꼬!!!

하느님께서 무상으로 주시는
고마운 달님같은 존재가 가장 가까이 있음에도
잠에 취해, 보지도 느끼지도 못하는 인생이 허다함에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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