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처음에 하느님께서 하늘과 땅을 창조하셨다.”
<한 처음>은 시간의 처음이 아니다.
<한 처음>은 시간이 있기 이전이다.
<한 처음>은 그래서 시간이 없다.
빛이 생기라는 말씀을 꺼내기 전이고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 첫날이 지났”는데 그 첫날도 있기 전이다.
<한 처음>은 시간이 없을 뿐 아니라 공간도 없다.
시간이 있기 전일 뿐 아니라 궁창도 있기 전이다.
그러므로 시간이 없는 <한 처음>은 영원이고,
공간이 없는 <한 처음>은 무한이며,
이런 <한 처음>은 무한하시고 영원하신 하느님이다.
<한 처음>은 시간과 공간만 없는 것이 아니고
하느님 외에 아무 것도 없다.
너도 없고, 나도 없으며
부모도 없고, 부모의 부모도 없다.
그러기에 <한 처음>은 무無다.
한 처음에는 존재만 하느님 외에 아무 것도 없었던 것이 아니다.
당연히 행위도 하느님의 행위 외에 아무 것도 없었다.
하느님의 뜻만 있고 나의 뜻은 없었으며,
하느님의 계획만 있고 나의 계획은 없었으며,
그러니 하느님의 행위만 있고 나의 행위는 없었다.
“생겨라”는 말씀과 생긴 다음에 보시고 “좋다”는 말씀만 있었다.
그러므로 이 땅에 생겨난 모든 것 순종치 않은 것 아무 것도 없으니
오늘 우리 모두 <한 처음>으로 돌아가자.
하느님께서 다시 창조하시게 하자!
나는 아무 것도 하지 않고 하느님께서 다 하시게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