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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달

by 김맛세오 posted May 18,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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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 평화/ 선

어젯 밤 한밤중 단잠을 자다가,
성거산 등걸 휘영청 걸려있는 보름 달 빛에
더 이상 잠을 이루지 못하고 말았으니...

인류가 존재해 온 이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저 달 빛에 감동을 받았을까.
오죽하면 '이태백이 놀던 달...!이라 할만큼
달과 함께 풍류를 읊은 시객(時客)들이 참으로 많았었고,
달은 오로지 하나 뿐이건만
지구상에 투영된 그 달 빛에 대한 반영들로
심금을 울린 예화들은 얼마나 많았던고!

특히 저렇듯 5월에 뜬 보름 달을 바라보며
많은 걸 상기케 하는 사건들도 있잖은가!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이 일어났던
우리 민족의 가슴에서 씻기 어려운
바로 그 날이 오늘이요,
'어버이의 달, 가정의 달'인 만큼
나 개인적으로는 유독 엄마가 많이 생각켜지는 달이기도 하다.

우리 두 형제를 위해
뉘보다도 바지런하셨던 엄마의 일상이 상기된다.
직장의 출퇴근 시간에 맞추어
새벽이나 새까만 밤중을 오가시는 길에
두둥실 떠오른 하늘의 달이나 별을 보시고
무슨 생각들을 하셨을꼬?

아마도 집과 우리 형제들에 대한
보름 달만큼이나 커다란 벅찬 희망을 안으시고
그때마다 걸음을 재촉하셨을 테지 ...

내 얼릴 적 지금의 현충원에 자리했던 우리 집은
마을의 맨 꼭데기에 자리해 있어,
엄마가 출근하시거나 퇴근하실 때엔
그 모습을 멀리에서도 바라 볼 수가 있어,
멀어짐에 대한 아쉬움과 가까워짐에 대한 반가움이 늘 교차되어
지금도 엄마의 그 모습을 지울 수가 없다.
그래서 '그림움'은 내 천성이 된 건지도 모르겠다.

태양은 하느님처럼 직접 바라 볼 수 없지만
달은 초생 달에서부터 보름 달까지의 그 아름다운 변화를
육안으로 감지할 수가 있어
예나 지금이나 저 달을 통하여
참으로 멀고도 아주 가까운 심금을 울려주는 벗이었다.

그러기에 프란치스코 성인 같은 분은, 달이란 피조물을 통해
"누나 달이며 별들의 찬미를 내 주여 받으소서.
빛 밝고 절묘하고 어여쁜 저들을 하늘에 마련하셨음이니이다."
<태양의 노래 일부>라는 최고의 찬사를 아끼지 않았던가!
아마도 이러한 시상(詩想)은,
아씨시의 들녘과 라베르나(오상을 받으신) 산상에 떠오른
절묘한 달을 바라보았을 터였으리라.

이곳 성거산에서 바라보는 달 역시,
엄마의 옛 발걸음을 교교히 비추었을 터이니,
달을 바라볼 때마다
천국과 지상, 과거와 현재의 모습들,
엄마와 내가 생생히 교차되는 교감이기도 하다.

감사와 찬미의 달!
보름 달은 늘상 내게 친근감으로 다가오는
교회와 성모님의 표징이기도한 달!
엄마를 통해 성모님과 가장 가까이 할 수 있는
다함없는 사랑의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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