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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떤 그리움으로 만나는 걸까

by 김맛세오 posted Nov 29,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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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 평화가 샘처럼...

오늘처럼 아침부터 비가 촉촉히 내리는 날엔
특히 누군가 그리워집니다.
더우기 이렇듯 비와 더불어 산을 감싸고 있는 안개가
폭은하게 느껴지는 날엔...!

엊그제 27년 만에 찾아 온 손님이 있었습니다.
6살적 아이가 자라 33살 신랑이 되어 다음 주일이면 결혼을 한다며
두 대학 동창생들과 찾아 왔으니,
감회 깊은 남다른 재회가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먼 세월을 거슬러
영국 캔터베리에서의 유학 시절,
아이들 남매와 그 부모님과는 한 동리에서 만나 한국인이 거의 없는 터에
더없이 친근한 사이로 지냈습니다.
주일 그 가족은 시내가 내려다 보이는 저희 수도원으로 미사를 왔고
지천으로 깔려있는 고사리를 신나게 꺽던 추억하며...
재현이와 현선이 남매는
꼭 제 조카들처럼 귀엽기 짝이 없어 제 엘범에도 여러 장의 사진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 사진들을 대할 때 마다
어떻게 자라 있을까 궁금했지만, 그리움으로만 남아 있어야 했습니다.

그렇듯 어렸을 적 나이였는 데도
녀석은 그때의 일들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어,
또 다른 내가 존재함에 저으기 놀라웠습니다.

그 무렵, 골롬바노회 아일랜드 신부님께
'퍼시픽'이라는 세례명을 받은 것이며 그 옆에서 잘 도와 주었던
나에 대한 기억도 남김없이 잘 이야기해 주는 재현이...

아마도 서로가 그리워하면 언젠가는 그렇듯 다시 만나나 봅니다.
외국어대를 나와 어엿한 젊은이로 반듯하게 성장한 녀석이
참으로 대견스럽고, 결혼할 짝꿍도 본당에서 교리교사들을 가르치는
처자라고 하니 그만하면 신앙이 돈독한 짝임에 틀림없습니다.
가득한 기도의 맘으로
잘 살 수 있는 혼인이 되도록 축하해 주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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