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롭게 판단하시고, 마음과 속을 떠보시는 만군의 주님,
당신께 제 송사를 맡겨 드렸으니,
당신께서 저들에게 복수하시는 것을 보게 해주소서.”
보지는 않았지만 전에 영화 광고를 본 적이 있습니다.
복수는 나의 것이라는 영화였지요.
그런데 복수는 하느님의 것입니다.
아니 복수는 하느님 거라고 믿는 것이 우리 믿음이고,
그래서 신앙인이라면 복수는 하느님께 맡겨야 합니다.
우리의 기도에는 여러 가지 기도가 있습니다.
청원기도,
찬미기도,
흠숭기도,
감사기도,
탄원기도,
축복기도 등이 우리가 하는 기도입니다.
이런 기도는 우리가 할 수 있고 해야 된다고 합니다.
그리고 저주의 기도는 하지 말아야 한다고 우리는 보통 생각하는데,
그런데 오늘 예레미야의 기도를 보면 저주의 기도도 할 수 있네요.
염병을 앓을 놈.
벼락 맞아 뒈져라.
다리몽둥이나 부러져라.
우리 욕에는 이처럼 직접적인 저주가 꽤 있습니다.
이렇게 직접적으로 욕을 퍼부으면 속이 시원할 때도 있지요.
그러나 그것은 그야말로 욕일 뿐 기도가 되지 못합니다.
신자들이라면 이럴 때도 기도로 승화시킬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럼으로써 내 손에 피 묻히지 않고 복수하는 것이요,
기도도 하고 복수도 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우리 중에는 어떻게 그런 저주의 기도를 바치느냐고,
그래도 되느냐고 주저하며 차마 못하는 분들이 있을 겁니다.
나의 입으로는 고상한 기도만 바쳐야 한다는 생각인 거지요.
그러나 고상한 기도만 바칠 수 있으면 좋겠지만
내 안에 억울함과 분노가 가득할 때 축복의 기도를 한다는 것은
불가능하기도 하고 어쩌면 위선일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나 자신에 솔직하면서도 하느님을 믿어야 합니다.
정말 의지적 사랑으로 저주 대신 축복의 기도를 할 수도 있겠지만
우리는 하느님 앞에서까지 고상한 척 하지는 말아야 하고,
하느님께 대한 믿음으로 저주의 기도를 바쳐도 됩니다.
단죄를 하고 벌을 내리실지 말지는 하느님께서 알아서 하시리라 믿고,
그리고 언제, 어떤 벌을 내리실지에 대해서도 하느님께 맡기고,
나는 저주의 기도로 저주를 내 안에서 치워버리는 것입니다.
말하자면 저주의 기도로 내 안에 있는 저주의 쓰레기를
하느님이라는 쓰레기통에 완전히 버리는 것입니다.
이렇게라도 내 안에서 저주를 내려놓을 수 있다면
하느님께서는 기꺼이 쓰레기통이 되어주실 거라고 믿는 겁니다.
하느님은 진정 통 큰 하느님이시니까요!
세상에는 억울한 일이 많아 이 세상으로 모든 것이 다 끝이라면
이 억장이 무너지는 억울함을 누가 보상해 줄 수 있을까...!라는 절규의 심정이 들때가 있습니다.
그러기에 다음 세상은 반드시 있어야 하고 하느님은 꼭 계셔야 하고 계실 것이라는
믿음을 갖게 됩니다. 왜냐고요...? 신부님 말씀대로,
"내 손에 피 묻히지 않고 복수하는 것이요,
기도도 하고 복수도 하는 것이지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