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피는 계절에
사방에서 생명이 움트고
땅은 맥박이 뛰기 시작했다.
얼마나 춥고 손 시려운 상황들로부터
이렇듯 연연한 꽃과 새 잎들이 돋아나는지
만산이 꽃들로 피어나는 지금
가슴이 벅차 오른다.
나무 곁에 서면
나무들의 속삭임
봄이 왔단다.
심산의 바위 살갗에
딱딱하게 말라붙었던 겨울이끼들이
새봄의 촉촉한 비를 맞으면
초록빛 햇솜 같은 융단,
고운 님 모셔다가 마주 앉아
찬미의 노래를 부르고 싶구나.
생명들의 몸 속에서 터져 나오는
측은하고 갸륵한 아름다움을 묵상한다.
사랑이란 얼마나 쉽사리 멍들고 상처를 입는가
피 흘리는 사랑의 혼
정신과 영혼을 공평하게 먹이는 지혜를 배워라
가슴이 잘 익어서 절로 향기를 내듯
꽃피는 계절은 향기가 난다.
꽃의 향기
사람의 향기
창조주께서 숨겨둔 향을 꺼내셨다.
단내 나는 꽃샘에서 꿀을 빨 듯이
꽃은 상하게 하지 않으면서
너를 사랑하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