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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겅퀴

by 김상욱 posted Jun 12,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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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 겅 퀴

들판에 잎에 가시가 난 엉겅퀴 두 그루가 있습니다.
한 엉겅퀴가 말했습니다. “왜 우리는 이렇게 생겼을까? 잎은 엉성하기 짝이 없으며 가시까지 돋혀 있고, 꽃은 촌스러운 보라색에 아무도 보아주지 않찮아! 하느님은 왜 우리를 이렇게 만들었을까? 가시가 있지만 아름다운 꽃을 가진 장미처럼 아름다운 꽃을 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니면 사람들이 짐승에게 먹이감이라도 될 수 있는 부드러운 잎이라도 지녔다면… . 난, 꽃을 만들지 않을거야! 이 세상에 나와 같은 존재를 더 이상 만들고 싶지 않아!”
다른 엉겅퀴가 말했습니다. “하느님은 아무 이유없이 우리를 만들지는 않았을거야! 단지 우리가 그 이유를 모를 뿐이지! 그리고 우리가 온전히 그 이유를 알 수는 없을거야! 하지만, 우리가 살아가면서 조금씩 조금씩 그 이유를 찾을 수 있을거야. 우리가 우리 자신에게만 너무 사로잡히지 않는다면 말이야.”
“장미의 아름다운 꽃을 보고 사람들이 아름답다고 칭찬하는 것이 과연 장미에게 온전한 의미일까? 사람들의 칭찬은 장미에게 한조각의 의미에 지나지 않을거야. 장미는 여기서 출발해서 더 큰 의미를 찾아야 해. 만약 장미가 사람들의 칭찬만을 의미의 전부로 여기다면 그는 곧 의미를 잃고 말거야. 꽃은 언젠가는 시들기 마련이니까!”
“우리는 남이 알아주지 않아 의미가 없는 것 같지만, 실은 진정한 의미를 찾기에 다른 누구보다 좋은 처지인 것 같아. 삶을 살아가며 우리에게 주어지는 의미를 받아들이면 언젠가는 온전한 의미를 만나게 되겠지!”
“아니! 우리가 우리가 만든 의미가 아닌 주어진 의미를 만나는 순간이 바로 우리에게 온전한 의미 자체일거야! 이 순간, 우리는 더 이상 의미찾기를 멈출수 있기에 말이야!”

한 그루의 엉겅퀴는 꽃을 만들지 않고 죽음을 맞이했고, 또 다른 엉겅퀴는 하얀 솜틀 씨를 만들어 세상에 뿌리며 또 다른 생명을 맞이했다.








의미없는 삶과 의미있는 삶

의미 없는 삶 - 방탕한 삶.
의미를 찾는 삶 - 무언가를 하고, 무언가와 의미를 연결시킨다.
의미를 잃어버림 - 무언가와 의미가 꼭 들어맞지 않음을 깨닫는다.
의미를 놓는 삶 - (나의) 의미를 놓고, 무언가를 그냥 살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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