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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나누기

연중 제 3 주일-성경을 사유화하지 말라

by 김레오나르도 posted Jan 24,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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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이 성경 말씀이 너희가 듣는 가운데에서 이루어졌다.”

 

지금 저희 수도원에서는 이번에 갓 입회한 청원기 형제들이

성경통독피정을 하고 있는데 그래서 제가 어떻게 통독을 하는지,

그러니까 같이 모여 소리 내어 읽는지, 각자가 읽는지 물었습니다.

 

각자가 성당이나 방에서 읽는다는 대답을 듣고

같이 소리를 내 읽는 것이 더 좋을 수도 있는데 하고 혼자 생각을 하다가

갓 입회한 지금은 혼자 읽는 게 더 나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을 바꿨습니다.

 

그렇습니다. 성경을 통한 하느님의 말씀에는 두 가지 차원이 있습니다.

개인에게 말씀하시는 차원과 공동체에게 말씀하시는 차원입니다.

그래서 저는 개인의 차원과 공동체 차원에서 하느님의 말씀이

어떻게 선포되고, 받아들여지고, 이루어지는지 성찰해봤습니다.

 

먼저 개인적인 차원에서 성찰을 해봤는데

성경은 물론 나만을 위해 쓰인 책이 아니지만

하느님께서 성경을 통해 나에게 말씀하신다는 것이 우리의 믿음입니다.

 

저의 경우 부자청년의 얘기가 그런 말씀입니다.

제가 저 자신에 절망을 하고 수도원을 나갔을 때,

사회생활에 대한 아무런 준비가 없어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 아주 막막할 때

늘 하던 대로 성경을 펼쳤는데 마침 부자청년의 얘기를 읽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몇 줄을 안 읽어 저는 큰 충격을 받고 수도원에 다시 돌아왔습니다.

절망의 이유가 저의 교만 때문임을 깨달으며 하느님 체험을 했던 것입니다.

사실 그 성경은 그 전에도 수십, 수백 번 읽은 것인데

전에는 하느님께서 제게 하시는 말씀이 아니었는데

그날은 그 말씀이 하느님께서 제게 하시는 말씀이었고,

그 전까지는 성경이 제 안에서 구원을 발생케 하지 못했는데

그 때부터는 성경이 제 안에서 구원을 발생케 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내 안에서 성경 말씀이 이루어지는 체험을 한 사람이라면

다음 단계로 우리 안에서,

곧 공동체 안에서 성경 말씀이 이루어지는 체험을 해야 하겠지요.

 

그래서 저는 제게도 그런 공동체 체험이 있었는지 성찰해봤는데

참으로 부끄럽게도 그런 체험은 없었습니다.

중요한 때 성경을 같이 읽고 하느님 뜻을 같이 찾고자 하였으니

시도를 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아직까지는 체험이 없습니다.

 

여러분은 어떻습니까? 그리고 왜 이렇게 된 것일까요?

한 마디로 성경이 개인 안에 갇혀있기 때문이고,

우리가 성경을 공유하지 않고 사유화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프란치스코는 복음을 통해 자기의 삶의 양식을 찾은 다음

자기처럼 복음을 생활양식으로 삼아 살려는 형제들을 모았습니다.

아니, 정확하게 얘기하면 모은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모여왔고,

찾아와 어떻게 살아야 할지 물었을 때 같이 복음을 펼쳤지요.

 

정치인이나 사업가들처럼 어떻게 해야 할지 머리를 맞댄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는 것이 하느님의 뜻일지 성경을 통해서 찾은 것입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오늘 이 성경이 너희가 듣는 가운데에서 이루어졌다.”

오늘 주님 말씀처럼 같이 들은 복음이 자신들 안에서 이루어지게 했습니다.

 

그러므로 오늘 한국의 모든 재속 프란치스코회원들을 대표하여 모인 여러분,

여러분도 오늘 복음말씀이 우리가 듣는 가운데에서 이루어지게 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그것을 어떻게 해야 하고, 어떻게 하면 할 수 있겠습니까?

그것은 어제 조별대화와 발표에서 나왔던 것처럼

들은 복음, 배운 영성을 <같이 실천을 함으로써>입니다.

 

우리는 이와 같은 총회를 통하여 우리가 이런 지향을 같이 가지고

같이 실천하기로 결정한 다음 즉시 실천에 들어가면 됩니다.

프란치스코는 복음 말씀을 듣고 그 실행에 있어 시간이 지체하는 것을

참을 수 없어 함으로서 아주 Radical한 복음의 실행자가 되었습니다.

우리도 거창하게 계획을 다 세우고 복음을 실행할 것이 아니라

지향만 있으면 할 수 있는 것부터, 작은 것부터 실천을 하면 됩니다.

 

저는 지향을 가진 자의 꿈을 하느님께서 이루어주시는 체험을

작년, 올해에 걸쳐 진하게 하고 있습니다.

작년 서울에 올라오면서 하나의 꿈을 꾸었는데 그것은

복음화학교-사회교리학교-선교학교-행진학교를 만들고,

이 학교를 다 이수한 사람들을 프란치스칸 선교사로 만들고,

이 사람들을 중심으로 프란치스칸 선교단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네 개의 학교 가운데 세 개가 작년에 이루어졌습니다.

작년 사적인 자리에서 프란치스칸 사회교리학교의 필요성을 얘기했고,

작년 전국 봉사자 모임과 양성자 모임에서 같은 필요성을 얘기했는데

서울 지구에서 <프란치스칸 사회교리학교>를 이미 시작했습니다.

 

작년 서울에 올라오니 하고 있는 일이 많아 사양을 하는데도 저보고

프란치스칸 가족 선교 협의회 회장이 되라고 강권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어쩔 수 없이 회장이 되고, 덕분에 프란치스칸 선교학교를

이번 129일부터 하는 선교교육을 통해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프란치스칸 행진학교도 작년 큰 욕심 부리지 않고 시작했는데

전 구간 행진자가 22명이나 참여했고 80여 명이 구간참여를 했습니다.

이처럼 이 행진학교를 경험한 형제자매들이 각기 자기 형제회에 돌아가

행진단을 꾸리고 행진학교에서 배운 대로 프란치스칸 행진을 하면 됩니다.

 

올해 작년 행진기를 포르치운쿨라 행진 전에 책으로 낼 계획인데

이 책을 각 형제회에 몇 권씩 보내드리면

그것을 참고하여 지역 행진단을 꾸려 포르치운쿨라 행진과 축제에 참여하고

아직 행진학교 경험자가 없는 형제회는 올해, 내년 이어지는 행진학교에

형제자매들을 보내면 좋을 것입니다.

 

아무튼 프란치스칸들이여, 우리는 복음을 사유화하지 말고

들은 복음이 우리 가운데에서 이루어지도록 사부 프란치스코처럼

그 실천함에 있어서 시간이 지체하는 것을 참지 말도록 하십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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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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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페이지 요셉 2016.01.24 17:12:03
    프란치스칸이 아니어도 학교에 받아 주시나요?
    예전에 입회를 권유 받았지만 응하지 못 하는 바람에 입회를 하지 못 했습니다.
    그리고 나이 제한을 넘어 버렸습니다.
  • 홈페이지 김레오나르도김찬선 2016.01.24 07:56:32
    어제, 오늘 재속 프란치스코 국가 형제회 총회에 참석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강론은 이 총회 파견 미사를 위한 강론입니다. 양해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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