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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나누기

연중 5주 화요일-우리가 하는 짓들

by 김레오나르도 posted Feb 09,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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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는 이렇게 너희가 전하는 전통으로 하느님의 말씀을 폐기하는 것이다.

너희는 이런 짓들을 많이 한다.”

 

작은 형제들의 회칙과 생활은 순종 안에 소유 없이 정결하게 살면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거룩한 복음을 실행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프란치스코가 수도규칙을 쓰며 한 첫 말인데

제가 프란치스코의 이 말을 깨달은 것은 시간이 한참 지나서입니다.

 

작은 형제들만 복음을 실행하는 것이란 말인가?

불교 신자가 아니고 힌두교도가 아닌 그리스도교 신자라면

누구나 모두 그리스도의 복음을 실행해야 하는 것이잖아요?

그런데 어찌 작은 형제들만 실행하는 양 그리 쓴 것일까요?

 

이렇게 한 동안 의문을 가졌었는데 그런 뜻이 아님을 알게 되었지요.

프란치스코는 두 가지 뜻에서 이 얘기를 한 것입니다.

하나는 비록 지금까지 없던 수도규칙을 갖게 되지만

작은 형제들의 진짜 수도규칙은 곧 복음이라는 뜻이고,

다른 하나는 당시 교회가 복음을 충실히 살지 않았는데

작은 형제들은 복음을 충실히 실행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이런 프란치스코이기에 개신교는 프란치스코를 자기들의 선구자라고 합니다.

루터는 <오직 성서만>을 주장하며 종교개혁을 합니다.

성전, 곧 교회의 거룩한 전통을 거부한다는 뜻이지요.

 

올바른 교회 공동체라면 두 개의 바퀴로 굴러가야 합니다.

하나는 성서라는 바퀴요, 다른 하나는 성전이라는 바퀴지요.

 

그런데 루터는 성전을 거부하고 성서만을 주장하였습니다.

가톨릭교회가 성경, 특히 복음을 충실히 살지 않고

교회의 전통에만 의지하여 간다고 봤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종종 복음과 성경에 충실하기보다

우리 교리나 교도권의 얘기에 더 의지하고 순종하곤 합니다.

요즘 주교님들과 신부님들을 보면 교황님의 말씀을 많이 인용합니다.

어떤 때는 복음보다도 교황님 말씀을 더 인용하곤 합니다.

그리고 어떤 분은 교황님의 권위를 빌어 자기가 하고픈 말을 합니다.

 

이런 가톨릭을 개신교의 비판적인 시각에서 보면

가톨릭은 교황의 종교니 우상숭배의 종교처럼 보입니다.

 

이에 비해 개신교회는 교도권에 의지 않고 성서에 무척 충실하지만

성서를 자기 나름대로 해석하여 숱한 분파와 이단이 생겨납니다.

개신교회가 개교회個敎會적인 이유가 바로 여기 있지요.

 

그러므로 가톨릭이건 개신교이건 극단으로 잘못 갔을 때

사실은 다 자기 얘기들을 하고 있는 것일 뿐입니다.

잘못된 개신교 신자는 성경을 가지고 자기 얘기를 하고

잘못된 가톨릭 신자는 성전을 가지고 자기 얘기를 하는 거지요.

 

그래서 프란치스코는 당시 이단들이 함부로 복음을 해석하고

비 복음적인 교회를 비판하며 떨어져나간 것과 달리

복음에 충실하면서도 교회에도 충실하였습니다.

다시 말해서 복음에 충실하되

복음을 함부로 해석하지 말고 말씀 그대로 살라고 하였지요.

 

그런데 제가 프란치스코의 제자로서 이렇게 말을 하고 있지만

저도 자주 프란치스코가 걱정한 잘못을 범합니다.

저의 주장을 펴기 위해 어떤 때는 성서를 끌어다대고

어떤 때는 교황님의 얘기나 교도권을 끌어다댈 때가 있지요.

 

자기가 팔팔하게 살아있고 하느님께 충실치 않을 때

그래서 어떻게든 자기 얘기를 하고 싶을 때 이런 짓을 많이 하게 되는데

이런 저와 우리에게 주님께서는 오늘도 이렇게 말씀하실 겁니다.

너희는 이런 짓들을 많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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