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 가운데 두 사람이 이 땅에서 마음을 모아 무엇이든 청하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이루어 주실 것이다.”
여러분도 요즘 느끼지 않으십니까?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증오가 늘어나고,
증오범죄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여성혐오로 무고한 여성을 죽이고,
미국에서는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로 수많은 사람을 죽이며,
파리폭탄 테러를 비롯하여 계속되는 이슬람의 테러가 일어납니다.
이렇게 전 세계가 증오의 사회로 바뀌어가는 것을 보면서 그리고
일본의 아베나 미국의 트럼프와 같은 극우적 인사가 인정을 받음을 보면서
나치나 파시즘이 유럽을 휩쓸던 2차 세계대전 전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닌지,
또는 이런 것을 부추기는 거대한 음모가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이 듭니다.
2차 세계대전 전 히틀러도 유대인들에 대한 증오를 키워서 권력을 잡고,
이탈리아 무솔리니의 파시즘도 공산주의를 핑계로 정권을 잡았으며,
이런 극우적인 독재자들이 전쟁의 분위기로 몰아가지 않았습니까?
아무튼 세계가 이렇게 거대한 힘을 가지고 증오와 갈등을 키워가고 있는데,
그리고 우리 한반도도 남북 지도자들이 전쟁불사를 외치며 치닫고 있는데
둘이나 셋이 모여 기도하면 하느님께서 어떻게 해주실 거라고 믿으며
기도만 하고 있는 것이 너무 한가하고, 너무 안이하고,
너무 하잘것없는 노름이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물론 기도만 하지 않고 뭔가 행동도 해야겠지만
저는 기도부터 하고, 반드시 기도와 함께 해야 한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왜냐면 기도만 하고 행동하지 않는 신앙도 문제지만
기도 없이, 다시 말해서 하느님 없이 내가 하겠다는 신앙은 더 큰 문제이고
하느님을 믿지 않는 다른 이들의 행동과 다를 바 없다고 생각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저는 기도하는 사람들의 수가 늘어나고,
많은 사람들이 오래 그리고 끊임없이 기도하면
인간의 눈에 불가능할 것 같은 일들이
하느님의 힘으로 일어날 것이라고 믿습니다.
저는 2008년에 고르바초프가 프란치스코의 무덤에서 기도한 뒤 기자들에게
"내게 성 프란치스코는 또 다른 그리스도"라며 "그는 나를 매료시켰고
내 삶을 근본적으로 바꿔 놓았다"고 한 말을 기억합니다.
그리고 제가 어렸을 때부터 전 세계교회가 소련의 회개를 위해 기도하고,
통일이 되기까지 독일 천주교와 개신교가 같이 기도했다는 것을 기억하며
그 기도의 결과로 하느님께서 고르바초프를 통해 소련을 개혁개방하고
독일의 통일이 이뤄졌다고 저는 믿습니다.
저에게는 이런 믿음이 있고, 그래서
2008년 프란치스칸 가족 봉사자 협의회에 제가 스스로 찾아가
우리 프란치스칸 가족이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를
매주 금요일 바치자고 제안했고 그것이 지금 시행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내 마음의 북녘 본당 갖기’ 운동이 교회 안에서
그리고 우리 프란치스칸들 안에서 퍼져가고 있는데
이것도 참으로 좋은 운동이고 바람직한 흐름이라고 생각합니다.
기도는 어떤 행동보다 가장 강력한 행동이라는 믿음,
기도는 내가 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하시게 하는 거라는 믿음을
우리 모두 가지고 오늘뿐 아니라 오늘도 내일도 기도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