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이 너희에게 해주기를 바라는 그대로 너희도 남에게 해주어라.”
이참에 내가 바라는 것이 무엇이고,
남에게 바라는 것은 무엇인지 생각해봤습니다.
그런데 막상 생각을 해보니 딱히 바라는 것이 없었습니다.
바라는 것이 없다니?
어찌 바라는 것이 없을 수 있습니까?
바라는 것이 없다는 것이 지금 좋은 것인가, 나쁜 것인가?
부족함이 없어서 그런 것이라면 제가 행복한 것이고,
배가 불러서 그런 것이라면 제가 잘못 살고 있다는 것인데
성찰을 해보니 두 가지가 다 저에게 해당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바라는 것이 뭘까,
없으면 안 되는 것이 뭘까 생각을 해봤습니다.
돈, 차, 컴퓨터, 운동화, 이런 것들이 필요하고 그래서
있으면 좋겠다 생각지만 그렇다고 그것들이 제가 바라는 것들은 아닙니다.
이런 세상 것들이 제가 바라는 게 아니라면
저는 주님의 은총을 바라거나 바로 하느님 자신을 바랄 터인데
이것을 제가 남에게 바라고 제가 남에게 줄 수 있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하느님을 저에게 주기를 제가 누구에게 바래도 되고,
내가 하느님을 너에게 주겠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물론 우리는 서로에게 하느님을 주는 사람들이 되어야겠지만
하느님을 줄 수 있는 분은 하느님 자신뿐입니다.
그렇다면 너에게 해주기를 바라는 것을 남에게 해주라는 말씀은
아무래도 사랑일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제가 앞에서 바라는 것이 없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저는 사랑을 많이 받아 부족함이 없고
그래서 저는 참으로 행복한 사람입니다.
어제 그제 선교교육 피정을 하였는데
저는 조금 사랑을 드렸는데 피정 참가자들은 모두
수십 배의 사랑을 저에게 주셨고 무척 고마워하기까지 하셨습니다.
제가 언젠가 말씀드린 적이 있지만
존경은 최고의 사랑이고,
감사는 사랑을 제일 잘 받아들이고 최고로 되돌리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저는 지금 사랑을 주십사 하지 않아도 넘치게들 주시기에 바라지 않지만
제가 바라는 것은 사랑이고 제가 줘야 하고 줄 수 있는 것도 사랑입니다.
그럼에도 제가 여러분이 바라는 만큼 사랑을 드리지 못함은
여러분 사랑이 제가 되돌려드릴 수 없을 만큼 크기 때문이기도 하고,
제가 너무 배가 불러서 여러분의 사랑에 감사로 되돌리지 못하는 겁니다.
지금까지도 그랬지만 저는 앞으로도 계속
여러분 사랑의 빚쟁이로 살아야 할 것 같고,
하느님께는 더더욱 빚쟁이로 살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