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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육간의 병고에 시달릴 수밖에 없는 인간인지라
우리는 치유의 은총을 간절히 구할 때가 많다.
우리 자신은 물론 가족, 친지 중의 누가
영육간의 병고에 시달리게 되면
주님의 특별한 은총으로 이 병고를 벗어나게 되길 간절히 희망한다.

그래서
일상적인 미사와 기도로 시작해서
그래도 효험(?)이 없다고 생각되면
치유의 기적을 바라고
성령기도 모임이나 용하다는 신부, 수녀, 평신도들을 찾아다니며
안수도 받고 기적을 청원한다.
그래도 효험(?)이 없으면...
용하다는 의사들을 다 찾아보고
그래도 효험(?)이 없으면
점쟁이 비슷한 용한 누가 있다고만 하면 찾아 헤멜 수도 있다.

이러한 와중에서
치유의 은총, 치유의 기적을 입게 되면
그야말로 황공무지로소이다.
그래서 온갖 열심으로 감사를 드리게 되는데...

문제는
그게 얼마 못간다는 것이다.
그게 해결되고 나면
나의 청원이 해결되고 나면
이제는 상황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치유의 은총을 입었다는 사람이
더 오만해져 있고
교회와 성직자를 비방하고
마치 자기가 무슨 능력을 받은 양
다른 사람 치유시켜준다고 설치기도 하고...

예수님께서는
오늘 벳자타 못에서 앉은뱅이를 치유시켜 주신다.
치유는 오로지 예수님의 자비의 덕분이지
앉은뱅이의 공로가 아니다.
심지어 그는 자신을 고쳐준 양반이 누구인지도 잘 모를 뿐더러
거기에는 관심도 별로 없어 보인다.

우리 또한
매일같이 주님의 자비로 살아가고 있지 않은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치 우리 자신의 공로 때문에 잘 살아가고 있다고
착각하지는 않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그분으로부터 치유와 은총을 입었다면
늘 겸손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마치 내가 무슨 능력자인양
다른 형제자매들을 가르치려 든다면
이 보다 더 큰 착각이 어디 있으랴.

오늘
주님께서 우리에게 베풀어주신 그 자비를 다시 생각해 보자.
그리고 그 때문에 진정 그 때만이 아니라 지금도 깊이 감사드리고
겸허히 우리 자신을 봉헌하고 있는지도 반성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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