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성모승천 (1626)
작가 : 피터 폴 루벤스 (Peter Paul Rubens : 1577- 1640)
크기 : 목판 유채 490 X 325 cm
소재지 : 벨기에 안트베르펜 성모 대성당
현대에 세계적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반 코흐(Vincent van Goch : 1853- 1890)가 아니더라도 대부분의 예술가들의 삶은 여러 불운과 가난으로 점철된 예가 많고 ,그들의 작품은 이런 고통 속에서 영글어진 진주처럼 감동을 주는 예가 많은데 ,작가는 예외적으로 정 반대의 인생을 살았다
그의 인생은 오늘 우리 사회에 회자되고 있는 금수저 ,흙수저의 신분에서 금수저를 물고 태어났다.
귀족 부인의 법률고문이었던 아버지에게서 태어났으며 원래는 개신교의 한파인 칼빈 교도였으나 가톨릭으로 개종했다
총명하고 매력적인 성격으로 어릴 때부터 백작 부인의 시동이 되어 궁정 법도와 상류사회를 상대할 수 있는 여러 자질을 키웠다.
이런 과정에서 회화에 대한 열망과 함께 재능도 인정받으면서 당시 명망 있는 작가들로부터 재능을 익힌 후 , 이태리 여행을 하면서 대단한 수준에 있던 베네치아 화풍에 접하게 되고 화려한 색체를 사용해서 작품을 남기던 티치아노의 작풍에 매혹되면서, 그의 일생에 걸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로마에서는 . 미켈란젤로와 같은 명사들의 작품에 매력을 느끼게 되어 그의 육체 표현은 더 없는 생동감을 표현하는 기량을 익힐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이렇게 화가로서의 승승장구하는 일방 , 그는 이태리 북부에 있는 만도바(Mantova) 공국에 가서 외교관 생활을 하면서 상류 사회를 접할 수 있는 매너를 배우게 되었고 이것이 화가로서의 일생에 큰 영향을 주었다
이런 예외적으로 그가 누렸던 화려한 인생 경력은 작품을 이해하고 수용할 수 있는 고급 단골들을 확보하는 호기를 만들었다.
그의 작품은 당시 큰 수요가였던 교회와 귀족들과 신흥부호들의 불같은 호응을 받으면서 양과 질에 있어 대단한 작품 주문을 받게 되었다.
이런 잘 나가는 그의 주위에는 제자가 되고픈 젊은이들이 항상 줄을 서서 기다렸기에 , 어떤 때 100명의 지원자들을 모두 돌려보내야 할 만큼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성공가도를 달리게 되었다
유일한 실패라면 32세에 유명한 학자의 딸과 결혼해서 15년 결혼 생활 후 아내가 죽었으나 , 그의 명성이 너무 대단하기에 37살의 나이 차이가 나는 미모의 아가씨와 재혼함으로서 그는 인생의 어떤 그림자도 빛으로 보상되는 삶을 살았다.
성공과 승리 , 영광이 그의 삶을 일관하는 화두였기에 , 작품에서도 이런 정서가 강하게 드러나면서 , 육체 표현에 있어 과감한 생명력의 표현과 인생의 밝은 면을 화려한 색상의 구사로 표현할 수 있었다.
이 작품은 작가가 그린 성화의 대표작으로 “그리스도의 십자가에 내리움”이라는 작품과 함께 그가 남긴 수많은 성화의 대표작으로 인정받는 것이다.
성모승천은 성서에 나타나지 않고 교회 전승에서 이어지는 것인데, 서방교회와 동방교회의 표현은 서로 다르다,
서방교회는 성모승천 (Assumption)을 강조하면서 , 성모님이 하늘로 오르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승에 의하면 성모님은 제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죽음을 맞으셨는데, 공교롭게도 선교 여행을 떠났던 사도 토마는 성모님의 임종을 지키기 못했기에 그가 돌아온 후 섭섭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무덤을 열어보니 무덤이 비어있고 , 향기 그윽한 백합화만 있는 것을 보고 성모님의 승천을 확인해다는 내용이다.
여기에 비해 동방교회에서는 이것을 성모영면 (Dormition)으로 표현하는데, 동방 전승에 의하면 사도행전 12장 1-3절에 나타나고 있는 해로데 왕이 박해를 일으켜 야고보 사도를 죽이자, 신자들이 박해를 피해 오늘 터키의 에베소로 피신할 때 사도 요한은 주님의 부탁대로 성모님을 모시고 에베소에서 사시다가 거기서 임종하신 것으로 전하고 있다.
성모승천은 예수 승천과는 다르다.
예수 승천은 하느님의 아들이시기에 자기 힘으로 하늘로 오르신 것이라면 , 성모님은 어디까지나 피조물이시기에 하느님의 도움을 힘입어 하늘로 오르셨기에 예수 승천을 표현하는 Ascention 과 달리 Asumption 이라고 부른다.
성모님의 무덤 주위에 모인 12사도들은 서로 다른 표정으로 무덤을 향하고 있다
맨 왼쪽에 서서 손을 흔들고 있는 제자는 성모님을 모셨던 사도 요한이다
그는 십자가상에서 주님이 부탁하신 대로 성모님을 모시고 살면서 성모님의 모든 것을 잘 알고 있었기에 성모님의 승천을 가장 먼저 받아들이고 하늘을 바라보면서 성모님을 배웅하는 손길을 보내고 있다
그 곁에 있는 두 제자의 모습은 우리에게 생각할 부분을 제시하고 있다
한 제자는 무덤을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다,
참으로 성모님이 승천하셨는지 무덤에 누워 계신지를 확인하는 자세이다.
반면 이 제자와 함께 무덤을 들여다보던 제자는 성모님이 무덤에 계시지 않고 승천하셨음을 확인하고는 사도 요한처럼 성모님이 계신 하늘을 바라보고 있다.
이것은 현대인들의 신앙 태도와 너무 어울린다.
자기 인간적인 잣대로 신앙의 내용을 받아들이고 유보하고 거부하며 살아가는 신앙인이 있는가 하면 현실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이 있더라도 하느님의 말씀이라 여기며 조건 없이 받아들이며 행동으로 살아가는 그런 신앙인의 모습이다
그 제자들 곁에 화려한 옷을 입은 일군의 여인들이 있는데, 성서에 나타나고 있는 예수님의 여 제자들이다
교계제도가 정착되면서 남성 위주의 성격을 강하게 띤 교회는 예수의 12재자만 강조함으로서 여성의 위상을 격하시키고 있으나 성서에는 예수님의 선교 여정에서 다음과 같이 전하고 있다.
“ 그뒤 예수께서는 여러 도시와 마을을 두루 다니시며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시고 복음을 전하셨는데, 열두 제자들도 같이 따라 다녔다.
또 악령이나 질병으로 시달리다가 나은 여자들도 따라 다녔는데, 그들 중에는 일곱 마귀가 나간 막달라 여자라고 하는 마리아, 헤로데의 신하 쿠자의 아내인 요안나, 그리고 수산나를 비롯하여 다른 여자들도 여럿 있었다.
그들은 자기들 제산을 바쳐 예수의 일행을 돕고 있었다.“ (루카 8: 1- 3)
작가는 이 여인들을 등장시킴으로 남성 위주의 편협한 제자관을 지닌 교회의 분위기를 일깨우고 있다.
여인들은 제자들이 무덤 뚜껑을 연 순간 순발력을 발휘해서 성모님이 사용하셨던 목수건 형식의 흰 천을 들어 올리면서 성모님이 더 이상 무덤에 계시지 않고 승천하셨음을 드러내 보이고 있다.
여인들의 복장은 무덤의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게 화려하고 우아한 것은 성모 승천의 축제적인 성격을 선포하기 위한 퍼포먼스의 성격을 띠고 있다.
성모님의 승천을 바라보는 제자들의 모습은 더 없는 생동감을 띄고 있으며 그들의 복장 역시 붉은 색 , 분홍. 푸른색. 황색등의 색깔로 성모 승천의 축제적 성격을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제자들은 하나같이 근육질의 우람 찬 몸매를 드러내면서 보통 종교화에서 볼 수 있는 유약하고 정적이며 수동적 자세의 인간상과 전혀 다른 복음적 승리와 기쁨을 한껏 드러내고 있다.
여기 주인공은 보잘 것 없는 처녀의 몸으로 , 하느님의 뜻에 순종해서 세상에 구세주를 모셔오는 도구로서의 삶을 사셨던 성모님의 마지막 영광이다.
성모님의 삶은 아기 예수를 성전에 봉헌할 때 예언자 시메온이 했던 말“ 이 아기는 많은 사람들의 반대 받는 표적이 되어 당신이 마음은 예리한 칼에 찔리듯 아플 것입니다.”(루카 2: 35)처럼 슬픔과 고통으로 점철된 삶이었으나 이제 이 어두운 수렁에서 벗어나 당신 아들 예수가 계신 천상을 향하고 있다.
아랫부분이 성모님의 승천을 확인한 잔치 자리이긴 하나 아직 지상 여정에 있는 인간들인 사는 공간이기에 흥겨운 가운데서도 어두운 분위기가 있으나 성모님이 오르시는 곳은 천상이기에 모든 어두움이 배제된 더 없이 밝고 상쾌한 분위기이다
성모님은 살아생전에 입으셨던 신성의 상징인 푸른색과 인성의 상징인 붉은 색 옷 위에 금빛으로 수놓은 화려한 무늬가 있는 흰색 비단옷을 입고 계신다.
이것은 이제 성모님은 이 세상 모든 번뇌에서 해방된 여인“ 하늘의 여왕” 이며 “ 천상천하의 여왕” 임을 드러내는 것이다.
성모님은 당신 아들이 계신 천상 세계에 거의 다다른 듯 천사들이 장미화관을 준비해서 성모님께 드릴 준비를 하고 있다.
성모님의 아래에는 일군의 아기 천사들이 성모님을 옹위하고 있기에 성모님은 전혀 무게감을 느끼지 않는 공기처럼 가볍고 자유로운 모습으로 하늘을 오르고 계신다.
이렇게 천사들의 옹위 속에서 성모님은 천상 영광의 세계로 들어가고 있다.
. 앞에서 언급한대로 작가는 예술가로서 예외적일 만큼 모든 것이 갖추어진 환경에서 작품 활동을 했기에 작품 전체에서 축제적 풍족함이 드러나고 있다.
천상 영광을 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바로크 형식을 한껏 수용한 이 작품은 크기에 있어서도 대작이기에 1611년에 부탁받아 1126년에 완성한 대단한 작품이다.
“세상의 기쁨이며 하늘의 샛별
태양의 어머니신 동정 마리아.
당신을 내신 분을 낳으셨으니
죄인을 손에 잡고 도와주소서 .
하느님 마련하신 사다리시여
하느님 당신 통해 내려오시니
우리도 당신통해 올려주시어
천상의 복된 선물 얻게 하소서.
복되신 천사들의 무리와 함께
예언자 사도들이 한데 어울려
하느님 다음으로 당신을 섬겨
유일한 보호자로 모시나이다.” "성모승천 제 1 저녁기도 찬미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