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뜻을 실천하는 사람이 오히려 더 행복하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여인은 예수님께서 말씀하실 때
요즘 청소년들이 유명 연예인에게 열광하는 것처럼
그렇게 예수님과 예수님의 말씀에 푹 빠졌나봅니다.
예수님이 말씀하시는 중인데도 그리고 군중이 있는데도
큰 소리로 자기 속 감정을 그대로 토해내니 말입니다.
주체할 수 없을 정도였기에 그랬겠지요.
아니면 아들이 그리 변변치 못하거나 말썽을 부려
너무도 속을 썩이고 있는데 예수님은 너무도 훌륭하기에
성모 마리아라면 얼마나 좋을까 부러워하는 것일 수도 있겠고요.
이 여인이 정말로 행복한 여인이었다면 예수님 말 들으러 오지도 않고,
자기 아들 때문에 속상하지 않고 넘치도록 행복한 사람이라면
분명 이런 말을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당신의 어머니는 행복하다는 소리는 나는 불행하다는 소리이거나
불행하지는 않지만 적어도 그만큼 행복하지는 않다는 소리잖아요?
이런 여인에게 주님께서는 그런 행복보다 더 행복한 길을 알려주십니다.
행복의 중심 이동입니다.
행복의 중심을 훌륭한 자식에 두지 말고
참 행복을 주는 하느님 말씀에 두라는 말씀입니다.
며칠 전 제주도 강정 평화 센터에서 강의할 때 한 자매님을 만났습니다.
저의 강론을 매일 받아보는 분인데 제주에 여행 왔다가
제가 거기서 강의한다는 얘기를 듣고 태풍에도 불구하고 오신 분입니다.
그런데 아들하고 단 둘이 여행 중이라는 얘기를 듣고
저는 즉시 저의 어머니를 생각했고 저의 불효를 생각했습니다.
신품 받고 딱 한 번 어머니와 함께 제주도 여행을 한 것 외에는
단 둘이서 여행한 적도 없고 옆에서 잠을 자 드린 적도 없으며
그것까지는 안 해도 손 한 번 따듯하게 잡아드린 적이 없었으니
저를 제일 안쓰러워하시고 저의 따듯한 말을 제일 바라셨을
어머니께서는 얼마나 서운하셨고 저는 얼마나 불효자였는지.
지금도 그 생각을 하면 마음 깊은 곳에서 눈물이 흐릅니다.
그런데 그 자매님은 아들이 그렇게 따듯하고 효성스러우니
어머니로서 얼마나 행복하겠습니까?
제 눈에 그리 보였는데 주님께서는
이런 저에게도 같은 말씀을 하실 겁니다.
그런 행복도 물론 행복이고
못되어 먹은 자식이 많은 요즘 같은 때는 더더욱 행복이지만
하느님의 말씀을 실천하는 사람이 더 행복하다고 말입니다.
오늘 주님께서 당신의 어머니는 행복하다는 여인의 말에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는 사람이 오히려 행복하다 하신 것이
성모 마리아는 불행하다거나 덜 행복하다는 뜻은 아니지요.
성모 마리아는 엘리사벳의 말처럼 여인 중에 가장 복되신데
그것이 인간적으로 효성스럽고 성공한 아들을 둬서가 아니라
주님께서 하신 말씀을 믿고 실천하셨기에 행복하신 겁니다.
그래서 오늘 복음과 같은 복음인 루카복음은 이렇게 얘기하고 있지요.
“행복하십니다.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리라고 믿으신 분!”
사실 성모님은 인간적으로 못된 아들을 두셨잖아요?
어미보다 앞서 죽고 그것도 십자가에서 처참히 죽으셨으니 말입니다.
그러니 아들이 중심이 아니라 하느님이 중심인 행복을 살아가라고,
인간이 주는 행복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주시는 행복을 살아가라고,
인간의 사랑 받는 것보다 하느님 말씀 실천이 더 행복이라고
주님께서는 오늘 우리에게 가르침을 주고 계시는 겁니다.
그래도 나는 행복하고 싶다
"아버지의 뜻을 실천하는 사람이 오히려 더 행복하다.”
-루까11,28-
"무슨 일이든 투덜거리거나 따지지 말고 하십시오.
그리하여
비뚤어지고 뒤틀린 이 세대에서
허물없는 사람,
순결한 사람,
하느님의 없는 자녀가 되어,
이 세상에서 별처럼 빛날 수 있도록 하십시오.
(필립 2,14-15)
하느님의 없는
자녀가 되어,
이 세상에서 별처럼 빛날 수 있도록 하여
행복하고 싶습니다
하느님아버지!
저희를 도와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