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자리에 피는 꽃
사랑을 모르는 사람은 미움도 모를 성싶다.
구하지 않는 이는 거절에 당면하지 않을 것이고
애정의 갈망에 울지 않고서는
서러운 굶주림도 알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계곡의 깊이를 앎으로써 산의 높이를 참으로 헤아릴 수 있듯이
혼자서 감당하는 좌절과 실의를 모르고선
관계에서 발생하는 십자가를 함께 져 줄 지혜를
결코 찾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명을 발견할 줄 알고
절대의 목적 아래 자기를 통합해 바치고
아낌없이 전 생애를 봉헌하는 사람들
그들은 아름답다
닦여진 슬기가 숭고하고 묵언의 깊은 감동을 준다.
헌신의 욕구 앞에 인색하지 않고
도망치는 일과 속속들이 함께 느끼며 사는 일 가운데
공감의 능력을 키워 내는 이들은 하늘과 연결된 통로가 있다.
진실이 머무르는 표목을 따라 가다보면
십자가의 형틀은 언제나 준비되어 있다
지성과 신학을 넘어서는 삶의 자리
그래서 신앙은 삶이요 삶은 신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