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은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서 정확하게 알고 있었습니다.
자신은 그리스도도 아니고
엘리야도 아니며,
또 다른 예언자도 아니고,
단지 광야에서 외치는 이의 소리일 뿐이라고
자신을 소개합니다.
사람들이 요한을 두고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메시아일지 모른다,
엘리야일지 모른다,
혹은 우리가 생각한 또 다른 예언자일지도 모른다.
여기에서 요한이 그들의 기대에 부응해서,
자신이 메시아 혹은 엘리야라고 이야기 해도
사람들은 충분히 믿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요한의 선택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의 목소리에 스스로 자신의 양심의 귀를 닫고,
자신이 메시아라고 이야기 하지 않았습니다.
다른 사람의 칭찬의 목소리에,
자신은 정작 그런 사람이 아님에도
스스로 속아 넘어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겸손한 것처럼 보이지만,
나중에는 자신이 원래 그런 사람인 것처럼
착각하게 되고,
그런 사람인 것처럼 행동하게 됩니다.
점점 자신 본래의 모습은 보지 못하고,
그래서 점점 자신 본래의 모습은 잃어가고,
나중에는 어떤 모습이 자신의 모습인지 알지 못한 채
거짓 속에서, 가면 속에서 살아갑니다.
자신의 참 모습을 만나지 못하기에
하느님도 올바로 만날 수 없고,
하느님과의 관계라는 것은
생각할 수도 없습니다.
끊임없이 나는 누구인가를 찾아가야 할 것입니다.
내가 발견한 나의 모습이
때로는 마음에 들지 않고,
인정하고 싶지 않은 모습일지라도,
참 나의 모습을 받아들이고 인정할 때
우리는 진정한 하느님을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