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
촛불들의 함성이 봄을 오게 했다.
고로쇠 수액처럼 대지의 기운을 뽑아 올려
감격스런 환희가 눈물의 강을 이루고
서러운 분노가 촛불처럼 타오른다.
무지와 무능과 무책임
연민의 잡초와 천한 꽃들만 키운 자존심
부패한 쾌락에 젖어
타인의 도움에 의도적으로 등 돌린
자기 사랑의 극단이 불러온 참패요
역사에 남긴 최악의 오점이며
절대적인 비참을 선택한 최후다
마른나무 가지들이
촉촉한 눈망울을 터뜨리고
껍질을 벗은 연한 속살에 희망이 움튼다.
어둠을 밝힌 촛불의 염원
여명에 밀려난 어둠
이제 새벽이다
2017, 3, 11. 대통령이 탄핵된 다음 날
여명이 밝아 오는 새벽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