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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과 함께 선택된 나의 아들 마르코가 여러분에게 인사합니다.”

 

마르코 복음사가 축일을 맞이하여 베드로 사도가 편지에서

마르코 복음사가를 자신의 아들이라고 얘기하는 것을 보며

저는 베드로 사도의 그 느낌에 동감합니다.

 

여러분도 잘 아시다시피 지난 2주 중국에 다녀왔는데

방문의 마지막은 ㅇㅇㅇ 일정을 소화하는 거였습니다.

그리고 이곳에서의 일정을 잡아 주고 통역까지 해 준 신부가

바로 오늘 축일을 맞는 마르코 신부입니다.

 

그 자신이 여러 번 말로 표현했듯이 마르코 신부는

저를 아버지로 생각하고 도착했을 때 그런 마음으로 제게 안기는데

몸으로는 떡대가 제 두 배는 되는 이 신부에게 제가 안기는 꼴이었지요.

 

그리고 여정을 마치기 전날에는 다른 신부들도 멀리서 달려와서

하룻밤을 같이 보내고 헤어졌습니다.

다들 한국에 처음 왔을 때 제가 보살펴 준 신학생들이었는데

10년이 지나니 다들 신부가 되어 열심히 사목을 하고 있으며

제 나이가 자기들의 아버지의 나이이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처음 외국 나와 제일 힘들 때 마음의 의지가 되어줬기 때문인지

다들 저를 아버지처럼 생각하고 지금은 오히려 저의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10년 전에는 저하고 살다가 떠나며 한국에서 같이 찍은 사진이 있는데

떠나는 날에는 마치 가족사진처럼 사진을 박고 미사도 같이 그렸습니다.

이때 저의 마음은 너무도 흐뭇했습니다.

 

인간적으로도 무척 흐뭇했지만

이들이 한국에서의 그 많은 어려움을 잘 이겨내고 신부가 되고,

지금도 그곳의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꿋꿋하게 사목을 하는 것을 보니

자식농사를 잘 지은 부모의 그 흐뭇함과도 같지만 또 다른 영적인 흐뭇함,

제 착각인지 모르지만 그런 흐뭇함보다 훨씬 더 큰 흐뭇함을 느낀 겁니다.

 

그래서 생각합니다. 우리 신자들의 관계, 특히 대부/대자, 대모/대녀 관계가

인정의 관계가 아니라 이렇게 같이 복음 선포하는 관계이면 얼마나 좋을까.

 

대부만 서고 그 다음에는 그가 자기의 대자인지도 모르고

대자도 자기 대부를 찾지 않는 그런 관계도 있으며

심지어 대부가 대자의 돈을 사기 쳐 원한관계도 많은데

대부와 대자가 잘 지내고 더욱이 대부가 대자의 신앙을

잘 챙겨주는 관계라면 이것도 대단히 훌륭한 관계라고 할 수 있겠지만

우리가 신앙인이라면 그리고 신앙생활에 열심하면 할수록

같이 복음을 전하고 하느님 사랑을 전하는 관계라면 참으로 좋을 것입니다.

 

그런데 복음의 공동선포자가 되려면

복음의 기쁨을 같이 나눈 적이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복음의 기쁨을 같이 나누기 위해서는

당연히 복음의 기쁨을 먼저 알게 된 사람이 나눠줘야 하고,

나눠주기 위해서는 독점치 않고 나눌 사랑도 있어야 하겠지만

나누지 않고는 배길 수 없을 정도로 그 기쁨이 커야 하겠지요.

 

그런데 어떻습니까?

만약 복음의 기쁨이 우리 안에서 차고 넘치지 않는다면

차고 넘치지 못할 정도로 복음이 기쁨을 적게 주기 때문입니까?

주님께서 주시는 기쁨과 사랑이 턱없이 부족키 때문이겠습니까?

 

언제나 그러하듯 창이 작지 햇살이 작지 않다.

창을 닫거나 창이 작아 햇살이 적게 들어오지

햇살이 적어서 우리의 방이 어둡지 않다.

 

향기도 그렇고 새소리도 그렇다.

이른 아침 밤새 닫았던 창문을 여니

라일락 향기가 재재하는 새소리와 함께 물씬하다.

 

복음의 기쁨도 그러하니 어찌해야 할지 자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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