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에서 열두 사도를 뽑으신 이야기는
공관복음 세 군데에 모두 나타납니다.
하지만 그에 앞서서 예수님께서 전도를 시작하시고,
그 과정 중에서 제자들을 하나씩 부르신 이야기를
전하고 있습니다.
즉 예수님께서는 그렇게 하나 둘씩 모으신 제자들 중에서
최종적으로 열둘을 뽑으십니다.
바오로는 오늘 독서에서
열두 사도의 역할을 교회의 기초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들은 모퉁잇돌인 예수님을 둘러 싸
교회의 바탕을 이루고 있습니다.
즉 예수님 주위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 만으로 교회가 이루어질 수 없음을
바오로는 잘 알고 있습니다.
다른 지체들도 필요하며,
그 지체들이 모두 모여야
하나의 교회를 이룰 수 있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즉 열두 사도들과 다른 사람들은
하는 역할에 있어서 차이가 있을 뿐
교회의 한 지체라는 부분에 있어서는
다르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열둘을 뽑아 사도라고 부르신 것은
그들을 특별 대접해 주시기 위함도 아니고,
그들에게 특별한 명예나 권한을 주시기 위함도 아닙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들이 다른 사람들보다 능력이 더 뛰어나거나
사회적으로 명망이 있는 사람들이 아님을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가 속해 있는 교회 안에도
많은 소임과 다양한 직책이 있습니다.
물론 그 직책들 중에서 어떤 것들은
공동체의 기초를 이루기 때문에
더 중요하다고 이야기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각자는 각자의 자리에서
하나의 교회를 만들어 가기 위해서 역할을 하는 것이고,
그런 의미에서 누가 더 중요하고
누가 덜 중요하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즉 우리 모두 예수님의 부르심에 응답을 했기 때문에
여기에 모여와 있는 것이며,
그렇기에 우리 모두는 예수님의 부르심을 받은
예수님의 제자들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서로 사이에
차별이 있을 수 없습니다.
내가 사도로 뽑혔는지 뽑히지 않았는지,
나에게 주어진 임무가 비중이 큰 것인지 작은 것인지에
집중하기 보다는
나에게 주어진 역할에 충실히 하면서
하느님과 함께 하느님 나라를
이 세상에서 드러내도록
힘쓰는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