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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겸요한 2018.03.18 09:32

사순 제5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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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을 하다보면

 상대방을 닮아가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가 즐겨 먹는 것을 같이 먹고

 그가 하는 행동을 흉내내기도 합니다.

 무엇을 해서가 아니라

 함께 있다는 그것만으로도 좋고,

 그래서 그것을 위해 시간을 내는 것이

 결코 아깝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 함께 함이란,

 기쁜 일이나 행복한 시간 만을 이야기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어렵고 힘든 시간에

 더 함께 하려고 합니다.

 내 앞에 닥친 것이 힘든 일일지라도

 함께 한다면

 그 고비를 넘어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밀알 하나가 죽어야 많은 열매를 맺고,

 자기 목숨을 미워해야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러나 우리가 일상에서 느끼는 것들은,

 희생하고 싶지 않고,

 남을 위해 죽고 싶지 않다는 것입니다.

 살고 싶지, 죽고 싶지 않습니다.

 죽는 것은 지금 잠깐이지만,

 그 죽음을 통해서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지금 죽는 것이 더 이득이라고 이야기 해도,

 죽고 싶지 않습니다.

 어찌보면 이것은

 삶을 지향하는 인간의 당연한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놀라운 것은,

 사랑이라는 콩깍지가 눈에 끼고 나면,

 그 죽음은 더 이상 힘든 것도 아니고

 두려운 것이 아닌 것으로 바뀝니다.

 사랑하는 그 사람과 함께 할 수만 있다면,

 죽음보다 더 한 것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희생이라는 의무가 아니라,

 사랑으로 함께 하는 것,

 주님과의 관계일 것입니다.

 주님을 사랑하기에

 주님을 위해 목숨을 내어 놓는 것이

 아깝지 않습니다.


 물론 우리는 사랑에 앞서

 그 사람의 약점을 더 보게 되고

 내가 그 사람을 사랑하지 못하는

 여러 이유를 찾기도 합니다.

 어떤 관계에 있어서는

 도저히 용서하지 못할 것처럼 느껴지는 사람도 있습니다.

 인간적인 노력만으로는 그것이 불가능하게 생각됩니다.

 오히려 내가 왜 죽어야 하는지,

 그런 상황에 대해서 화가 나기도 합니다.


 하지만 여기에서 우리가 생각해야 할 것은,

 우리를 향한 하느님의 사랑입니다.

 우리를 위해 당신의 목숨을 내어주실만큼,

 우리를 위해 우리와 같아지려 인간이 되시만큼,

 우리를 사랑하시는 하느님의 그 사랑을 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그 사랑은

 우리가 약해서 넘어져도 변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우리 안에 약점이 드러나면 드러날수록

 더 큰 사랑으로 다가옵니다.

 그 사랑을 느끼고,

 그 사랑에 머무를 때,

 우리도 우리 각자의 약함을 끌어 안을 수 있고,

 그렇게 다른 사람의 약함을 끌어 안으면서

 너를 위한 죽음의 길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사순 시기가 2주 남았습니다.

 남은 2주 동안

 주님의 사랑을 더 깊이 느낄 수 있는

 복된 시간 되시기를 기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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