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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에 가면 해우소(解憂所)가 있지요.
근심을 푸는 곳이라는 뜻이고
더 불교적으로 표현하면 번뇌가 사라지는 곳입니다.
화장실, 뒷간을 절식으로 이렇게 멋지게 표현한 것입니다.

그런데 이것을 곰곰이 씹어보면
볼 일도 근심거리라는 뜻이고
볼 일을 보고나야 근심이 풀린다는 뜻이지요.
실상 설사 때문에 급한데 일을 볼 수 없다면 큰 근심거리지요.

우리는 기쁨과 즐거움을 같이 쓰곤 합니다.
두 말 사이에 공통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두 말이 있는 것으로 보아
같은 점도 있지만 다른 점도 있는 것이겠지요.

마찬가지로 우리가 같이 쓰는 말이 근심과 걱정입니다.
순전히 저의 해석이지만
‘어떤 일에 대한 부정적인 마음 씀’이라는 면에서 같다 할 것입니다.
그런데 근심이 이미 생긴 문제나 일에 대해
부정적으로 마음을 쓰는 것이라고 한다면
걱정은 미래에 생길 문제나 일을 미리 앞서서
부정적으로 마음을 쓰는 것이라 할 것입니다.
그러나 많은 문제는 금방 해결되지 않는 것이 보통이기에
근심도 하고 걱정도 하게 됩니다.

저의 경우
평양에 평화 봉사소라는 큰 사업이 시작되었습니다.
돈이 마련되어 있지 않으니 근심거리이고
돈 문제가 해결되어도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니 걱정거리지요.
이렇게 이미 생긴 일과 앞으로 일이 되어 갈 것을
부정적으로 마음을 쓰면 근심과 걱정이 떠날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저는 크게 근심 걱정하지 않습니다.
믿음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많은 문제를 하느님께서 해결해주셨습니다.
우리는 흔히 얘기합니다.
근심 걱정한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고 말입니다.
참으로 맞는 말입니다.
해결 능력이 없거나 부족한 나를 보면 근심 걱정이 되고
그래서 근심 걱정하지만
해결 능력이 없기에 해결은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하느님은 무엇이든지 다 하실 수 있는 분,
즉 해결 능력이 있으신 분이십니다.
하시고자만 하시면
하느님 뜻에 맞기만 하면 다 해결해 주실 것이기에
하느님을 믿고 맡기면 됩니다.

공중에서 재주를 부리는 써커스가 있습니다.
재주를 부리는 사람과 잡아주는 사람이 있습니다.
재주부리는 사람과 잡아주는 사람이
0,1초의 차이도 없이 공중에서 만나야 떨어지지 않는데
0,1초의 차이도 없이 공중에서 만날 수 있도록
잡아주는 사람이 정확하게 마중 나와야 합니다.

0,1초 차이도 없이 공중에서 만나게 되더라도
잡아주는 사람이 잘 잡아줘야지
재주부리는 사람이 잘 잡으려 해서는 안 됩니다.
재주부리는 사람은 그저 잡아주는 사람을 믿고
두 손을 내밀기만 하면 됩니다.
믿지 못하고 재주부리는 사람이 잡으려 하면
떨어지거나
둘 중의 한 사람의 팔이 부러진다고 합니다.

그러니 재주부리는 사람이 할 것은 믿는 것이고
자기가 무엇을 하려 하지 않는 것이며,
완전히 내맡기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주님은
당신이 떠나더라도
그래서 시련이 닥치더라도 근심하지 마라 하십니다.
당신이 다시 오실 것이고,
성령을 보내주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사도행전의 바오로는 이런 믿음 때문에
사람들이 해치려는 상황에서도 느긋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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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페이지 쥬라블 2008.05.02 17:35:57
    재주 부리는 사람은 항상 '무엇을... 무엇 때문에 믿어야 하는지'라는 의문을 가질 수 있는데 그 답들을 묵상하고 떠납니다.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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