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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매주 가는 노인 요양원에서 미사를 봉헌하였습니다.
강론 중에 유언을 하셨는지,
어떤 유언을 하실 것인지 여쭈었습니다.
대부분이 치매노인이시기에 기억을 못하시는 것인지 모르지만
유언을 하신 분이 별로 없으셨고
무슨 유언을 해야 할 지 막막해 하셨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저의 유언에 대해 생각해보았습니다.

나는 누구에게 유언을 할까?
어떤 유언을 할까?
6년 전 백 안젤로 수사님께서 돌아가실 때
묘비 석 성구로 써드리고 싶었던 시편구절이 생각났습니다.
매일 아침 초대송 때 자주 바치는 시편이지요.
“주님의 산으로 오를 이 누구인고,
거룩한 그곳에 있을 이 누구인고,
그 손은 깨끗하고 마음 정한 이
헛 군데에 정신을 아니 쓰는 이로다.”
백 수사님께서 사셨던 삶인데
저도 그렇게 살고 싶은 마음에 이 구절이 생각난 것 같았습니다.

요즘 우리가 계속 듣는 복음은 제자들을 떠나시는
주님의 기도이자 유언이고
사도행전은 바오로 사도의 고별사입니다.
바오로 사도는 에페소를 떠나며
염려하는 마음을 담아 원로들에게 고별사를 합니다.
그러면서 하느님과 하느님의 말씀에 원로들을 맡기며
자신이 3년 동안 그토록 애써 가르친
주님의 그 말씀을 상기시킵니다.
그것은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더 행복하다는 말씀입니다.
바오로는 예수님의 사랑의 가르침을 이렇게 짧게 요약한 것입니다.

사랑을 받으면 행복하겠지요?
그러나 다 행복한 것은 아닙니다.
내가 원하지 않는 사랑은 받아도 행복하지 않습니다.
원하지 않는데도 계속 사랑 공세를 피면
귀찮게 하는 것을 넘어 스토커처럼 괴롭히는 것입니다.
어렸을 때 저의 누나가 어디를 가면 꼭 저를 데리고 나갔습니다.
따라다니는 청년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저는 형들로부터 많은 선물을 받았지만
누나는 그들의 사랑을 무시하고 귀찮아하였습니다.

그러기에 사랑은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이 더 행복합니다.
우선 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합니까?
아무 것도 줄 것이 없는 사람,
특히 줄 사랑이 하나도 없는 사람은 정말 불행한 사람입니다.

다음으로 줄 수 있는 마음을 가졌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합니까?
어떤 사람은 많이 가지고 있어도 주지 못합니다.
마음이 쪼들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많이 가지고 있으면서도 없다고 생각하기에
늘 궁핍한 마음으로 삽니다.
얼마나 불행한 사람입니까?

그러니 사랑은
사랑을 가진 자만이 할 수 있는 특권이요,
풍요로운 마음을 가진 자만이 할 수 있는 특권이요,
자신의 마음을 사랑으로 가득 채우고
넘치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특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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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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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페이지 옹달샘 2008.05.08 12:43:58
    우리에게 주신 특권인 풍요로운 마음에 넘치는 사랑을 채워 주고 또 주고 또 주어서 더 줄것이 없는 가난한 기쁨으로 가득하게 하소서!!
  • ?
    홈페이지 작은별 2008.05.08 12:43:58
    오소서 성령님!
    오시어 저의 마음을 사랑으로 채우소서
    그 넘치는 사랑으로 가난한 이웃들을 돌아 볼 줄 알게 하소서!
    사랑하게 하소서!

    이런 기도를 할 수 있게 해 주신 성령님 고맙습니다!
    신부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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