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1430 추천 수 2 댓글 1
매일미사 말씀 보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저는 코헬렛서를 오랫동안 좋아했고 지금도 좋아합니다.

사실 코헬렛서를 잘못 이해하면 신앙적으로 위험한데도

저는 좋아하고 중요한 때 이 말씀들을 떠올립니다.

 

특히 10대와 20대 때 저의 피가 너무 걸쭉하고 뜨겁게 들끓을 때는,

그때 전도서라고 했는데 이 전도서가 저의 피를 식혀주고 맑게 하였지요.

 

언젠가는 친구와 등산을 하고 내려오는데 어떤 군인이 술에 엄청 취해

고등학생인 저와 친구를 붙들고선 싸우려고 드는 것이었습니다.

저희가 지팡이 삼아 짚고 내려오던 몽둥이를 내 친구로부터 빼앗아

그것으로 제 친구를 때리려는 순간 제가 제 몽둥이로 선제공격을

하여 얼굴이 찢어졌고 피가 줄줄 흘러내릴 정도로 상처를 입혔지요.

 

그런데도 저는 아무 죄책감도 없었고 그를 치료해줄 생각도 없었으며

마치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 그냥 내려와 버렸는데 그 때도 저는

머리 꼭대기까지 차있는 화기가 빠져나가고 피가 맑아진 듯한 느낌과 함께

까뮈의 <이방인>을 떠올리며 그 주인공이 된 듯한 착각을 했으며

오늘 전도서의 구절을 떠올린 적이 있습니다.

 

정욕이든 성취욕이든 욕망이 강하고 그에 대한 집착이 강할 때

헛되고 헛되다 세상만사 헛되다는 말은 강력한 처방전이었으며,

어떤 중요한 일을 앞두고 너무 긴장하거나 조바심할 때도

태양 아래 새로운 것이 없다는 말은 까짓것할 수 있게 해줬지요.

 

아무튼 코헬렛서는 저로 하여금 심호흡을 하고 욕망을 대하게 하고,

인생 전체를 전망하면서 현재의 삶과 일들을 보게 함으로써 저는

마음을 가다듬고 삶을 관상하고 삶을 가지런하게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코헬렛서가 이제는 욕망에 대한 처방전 정도가 아니라

현재 저의 마음을 대신 읽어주고 제 삶을 표현해주는 말씀들입니다.

그러니까 먼저 경험한 사람이 젊은이에게 하는 교훈이 아니라

같은 경험을 한 사람의 나눔 같이 저에게 느껴지는 것입니다.

 

나라는 존재뿐 아니라 인간이라는 존재는

만족케 할 수도 없고 만족을 하지도 못하는 존재인데

이것을 깨닫지 못했을 때는 마치 내가 그럴 수 있는 양

또 누가 그렇게 해 줄 수 있는 존재인양 생각합니다.

 

그러나 누구를 만족케 하려고 아무리 애를 써도 한 사람 만족케 할 수 없고

또 누가 나를 만족케 해줄 수 있을 거라는 기대 때문에

이 사람 저 사람에게 만족을 구하지만 다 헛물을 킬뿐이지요.

 

또 설사 내가 너를 만족케 하고 네가 나를 만족케 하여도

그 만족이 영원하지 않으니 영원 앞에서

우리가 애쓴 것도 헛것이나 마찬가지고 만족도 허무하기만 합니다.

 

그래서 오늘 코헬렛은 이렇게 한탄하는데 절절하지 않습니까?

 

강물이 모두 바다로 흘러드는데 바다는 가득 차지 않는다.

온갖 말로 애써 말하지만 아무도 다 말하지 못한다.

눈은 보아도 만족하지 못하고 귀는 들어도 가득 차지 못한다.”

 

전에 피가 펄펄 끓을 때는 이 코헬렛서를 읽으면서

인생 전체를 놓고 현재를 보았다면

이것저것 많은 것을 시도하고 애를 많이 쓴 지금은

영원 앞에서 인생 전체를 보며 허무하다 할 정도로

그 모든 수고와 노력이 보잘것없음을 묵상합니다.

 

허무로다, 허무! 모든 것이 허무로다!

태양 아래에서 애쓰는 모든 노고가 사람에게 무슨 보람이 있으랴?”

 

영원 앞의 허무를 느끼는 우리는

하느님 앞의 허무를 느끼는 것임을 깨닫는 오늘입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27Sep

    연중 25주 목요일-영원 앞의 허무

    저는 코헬렛서를 오랫동안 좋아했고 지금도 좋아합니다. 사실 코헬렛서를 잘못 이해하면 신앙적으로 위험한데도 저는 좋아하고 중요한 때 이 말씀들을 떠올립니다.   특히 10대와 20대 때 저의 피가 너무 걸쭉하고 뜨겁게 들끓을 때는, 그때 전도서라고 ...
    Date2018.09.27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1430
    Read More
  2. No Image 26Sep

    연중 25주 수요일-'그곳'과 '그것'을 주님께서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나라를 선포하고 병자들을 고쳐 주라고 제자들을 보내셨다.”   주님께서 제자들을 파견하시는 얘기는 공관복음을 통틀어 세 번 나오고 열두 제자와 일흔 두 제자를 파견하는 두 번은 중반에 나오는데 마지막 한 번은 부활 후 승...
    Date2018.09.26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1458
    Read More
  3. No Image 25Sep

    연중 25주 화요일-순종이 아니라 사랑으로

    “내 어머니와 내 형제들은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실행하는 이 사람들이다.”   이제는 오늘 주님 말씀을 가지고 오해하거나 헛소리하는 사람 없을 겁니다. 이 말을 가지고 마리아를 당신을 낳아 준 분 이상으로 의미 부여하는 것을 주님께서 거부하신 표...
    Date2018.09.25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2 Views1316
    Read More
  4. No Image 24Sep

    한가위 명절-아직 끝이 남았을 때

    뉴스를 통해 올해 농사가 아주 흉작이라는 얘기를 들었는데 고통도 고통이지만 고통이라는 한 마디 말로는 부족한 아픔, 다 키운 자식을 앞세운 부모의 심정과 같은 아픔이 이들에게 있을 것이고, 그래서 올해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인...
    Date2018.09.24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4 Views1360
    Read More
  5. No Image 23Sep

    연중 제25주일

     누구나 첫 자리에 앉고 싶어하는 것은  인간의 마음일 것입니다.  놀이터에서 처음 만난 아이들 사이에서도  내가 너 보다 형인지 동생인지 가립니다.  거기에는  내가 적어도 한 명 이상에게 형으로서 행동할 수 있기를  원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5...
    Date2018.09.23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명겸요한 Reply2 Views475
    Read More
  6. No Image 23Sep

    2018년 9월 23일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성 정하상 바오로 동료순교자 대축일 -터키 에페소 기도의 집

    2018년 9월 23일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성 정하상 바오로 동료순교자 대축일  오늘은 연중 제25주일이자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성 정하상 바오로 동료 순교자들을 기억하는 날입니다.  9월 순교성월의 막바지에 이르는데 즈음하여 특별히 1801년에 ...
    Date2018.09.23 Category말씀나누기 By고도미니코 Reply0 Views655
    Read More
  7. No Image 23Sep

    연중 제 25 주일-내려놓는 자 오르고, 오르려는 자 내려놓는다.

    “사람의 아들은 사람들의 손에 넘겨져 그들 손에 죽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죽임을 당하였다가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날 것이다.”   어제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에서 두 번째 경우, 바위에 떨어진 씨는 한 때 믿다가 시련의 때가 오면 떨어져나가는 것을 의...
    Date2018.09.23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1024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722 723 724 725 726 727 728 729 730 731 ... 1365 Next ›
/ 136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