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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며칠 감기 몸살을 앓았습니다.
10년 넘게 한 번도 아프지 않다가 오래간만에 아프니
제가 다른 사람보다 아픈 것을 잘 견디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늘 병을 달고 사는 사람의 고통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고
늘 건강한 것 때문에 아픈 분들에 대해서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복음을 묵상하며
38년간을 병으로 누워있던 사람의 그 고통이
얼마나 컸을지, 그리고 얼마나 지겨웠을지 상상해보았습니다.
그는 치유를 위해 벳자타 연못 주랑에 나와 있었지만
연못에 집어넣어줄 사람이 없었습니다.
오랜 세월, 누군가 자기를 연못에 집어넣어줄 사람을 기다렸지만
아무도 그에게 관심을 두는 사람이 없었기에
그토록 오래 병으로 거기에 누워있었겠지요.
그런데 그 긴 기간 그곳을 지나간 사람 수없이 많았어도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았는데
예수님께서는 그 사람을 눈여겨보고
즉시 긴 병을 앓고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아시고
그가 도움을 청하기도 전에 건강하기를 원하는지 묻습니다.

그렇습니다.
살다보면 어떤 사람은 오지랖이 넓어
아픈 사람,
어려운 사람,
힘겨운 사람,
오만 사람이 다 눈에 들어와 지나치지 못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자기 하나 건사하기도 힘들고
자기와 자기 가족 밖에 모르는 사람도 있습니다.
제가 양성을 담당하고 있을 때
아침이면 강아지 운동시킬 겸 앞마당을 산책하였습니다.
산책을 하다보면 저는 자연스럽게 나무상태가 눈에 들어오고
돋아나는 새싹도 보곤 하는데
정작 그곳을 담당하고 있는 형제는 나뭇잎이 벌레 먹고 있는데도
그것을 모르고 있습니다.
수도원 처음 들어와 갖가지 고민이 너무도 많아
다른 사람도 눈에 들어오지 않고
나무나 풀은 더 말할 것도 없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다른 사람까지 볼 여유가 없는 것입니다.
그러니 아픈 다른 사람이 눈에 들어오는 사람은
그만큼 볼 수 있는 여유를 가진 사람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또 어떤 사람은 아픈 사람이 눈에 들어와도
그로 인해 자기생활이 지장을 받는 것이 싫어서,
또는 돕지도 않을 것이면서 괜히 마음만 불편한 것이 싫어서
아예 외면해버리는 사람도 있습니다.
도울 마음이 아예 없는 사람입니다.
無心하다는 것인데,
마음이 虛해도 안타까운데
마음이 없다니, 곰곰 생각하면 이 얼마나 안타깝고 불쌍합니까?
그러니 아픈 사람을 지나치지 않고 돕는 사람은
마음이 있는 사람이고
예수님처럼 따듯하고 거룩한 마음이 있는 사람인 것입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을 더 묵상하다 보니 이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 사람에 대해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기에 예수님께서 오셔야 했구나!
다른 사람들이 그를 도왔다면 예수님께서 도우실 필요가 없으셨겠지요.
북한 일을 하다보면 종종 부닥치는 것이 말로는
북한 동포라고 하는데
사실은 너무도 많은 사람이 무관심하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기운이 빠진다고 할까요, 맥이 빠진다고나 할까요.
그런데 오늘 복음을 묵상하니 힘이 납니다.
그러니까 제가 힘을 내고
그러니까 제가 해야 한다고 생각을 하고 다짐을 하게 되었습니다.
다른 사람이 무관심하니까 내가 관심을 가지고,
다른 사람이 안 하니까 내가 할 때
나는 오늘 복음의 예수가 되는 것이니 말입니다.
사실, 이렇게 할 때 우리는 바오로 사도 말씀하시듯
예수 그리스도의 남은 고난을 우리가 사는 것이고
키레네 사람 시몬처럼 예수님의 십자가를
내가 잠깐이나마,
아니 조금이나마 지는 영광을 누리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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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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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페이지 뭉게구름 2009.03.25 14:15:22
    "예수 그리스도의 남은 고난을 우리가 사는것이고.."
    감사드립니다.

    주님의 남은 고난을 제가 살수있는 용기를 주시옵소서 !
    "The passion of the Christ" D.V.D 를 보고는
    울기만 하고 있습니다.
  • ?
    홈페이지 진주 2009.03.25 14:15:22
    묵상글 나누어 주심에 늘 감사드립니다
    오늘 묵상 글이 올라오지 않아
    여러 마음이였습니다
    영육간에 건강허락하시고
    예수님의 축복이 늘 함께 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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