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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승천 대축일

오늘 우리 주님께서 하늘로 올라가 하느님의 오른편에 앉으십니다.
그러면서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하고 말씀하십니다.

오늘 우리가 기념하는 주님의 승천은 예수님께서 우리와 멀어지셨음을 뜻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는 오히려 주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기 위해서 올라가신 것입니다.
매우 역설적이지만, 이것이 승천의 신비입니다.

하느님은 인간을 너무나 사랑하셔서, 당신의 아들을 세상에 보내십니다.
그리고 말씀은 성모 마리아의 순종으로 이 세상에서 사람이 되십니다.

사람이 되신 말씀,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세상에서 하느님의 사랑을 선포하시고, 행하십니다. 나아가 당신 친히 고통과 죽음이라는 온 인류의 짐을 똑같이 짊어지십니다.
그리고 사흘 만에 부활하심으로써 진정 하느님의 사랑, 구원이 우리에게 주어졌음을 드러내보이십니다.
이제 오늘 하느님께서는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당신 옆으로 불러올리십니다.

이 승천은 부활의 완성입니다.
부활의 사건은 제자들을 비롯한 몇몇 사람에게만 드러났지만,
승천을 통해서 주님께서는 이제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어느 곳에서든지
모든 피조물과 함께 하시게 되는 것입니다.

사도 바오로는 2독서에서 다음과 같이 고백합니다.
“그분을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일으키시고 하늘에 올리시어 당신 오른쪽에 앉히셨습니다.”
참 사랑이신 하느님께서는 예수 그리스도를 이 세상 특정한 시간, 특정한 장소, 즉 역사 안에 보내심으로 당신을 알아보지 못하고 어둠의 그늘 밑에 있는 우리에게 스스로를 드러내시고 그분의 말씀과 행적으로 당신의 사랑을 알게 하셨습니다.
그리고 그분께서는 다시금 예수 그리스도를 당신 곁으로 불러올리심으로써 세상 창조에서부터 영원히 살아계심을 우리에게 보여주십니다. 즉, 온갖 피조물의 맏이로써 영원히 살아계시고 다스리시도록 하셨습니다.
이로써 모든 피조물은 승천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와 직접적인 관계를 맺고 있음을 확인하게 되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환호송은 이렇게 선포됩니다.
“주님이 말씀하신다.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가르쳐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으리라..”

이는 비단 제자들에게 맡기신 사명이 아닙니다.
당신께서 사람이 되시어 이 세상에서 하셨던 하느님 사업에 우리 모두를 초대하시는 것이며, 우리 각자에게 직접적으로 내리시는 당부이며 하느님의 명이고 우리에게 주시는 약속입니다.

그리스도인으로 우리는 세상 안에서 구원의 기쁜 소식을 선포하여야 합니다. 이는 우리가 하느님께 사랑 받는다는 사실을 믿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예수님의 탄생과 죽음 그리고 부활과 승천은 우리에게 하느님의 사랑을 드러내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우리는 세상에 우리가 받은 사랑을 되돌려 주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제자들이 두려워 골방에 숨어있었던 것처럼, 우리 또한 두렵습니다.

그러나 오늘 복음이 전하는 대로 승천의 사건 뒤에 제자들은 떠나가서 곳곳에서 복음을 선포합니다. 주님께서 언제 어디서나 항상 그들과 함께 하시기 때문입니다.

정리하면, 주님 승천은 그분께서 어느 곳에서나 함께 하심을 드러내신 사건입니다.
우리의 두려움과 망설임을 떨쳐버리게 하시는 사건입니다.
이제 우리가 할 일은 마지막 날에 주님과 다시 만나게 될 그 날까지
예수 그리스도께서 가신 사랑의 길을 따라 걷는 것이고,
우리 안에 믿음과 희망의 불을 끄지 않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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