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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령은 바람"

바람이 솔잎에 닿으면
솔바람 소리가
바람이 갈잎에 닿으면
갈바람 소리가 납니다.

성령은 바람
바람이 장미에 닿으면
장미 향기가
바람이 백합에 닿으면
백합 향기가 납니다.

성령은 바람
그 바람이 내게 와 닿으면
나만의 소리
나만의 향기로
진리를 증언할 것입니다.

작고 작은 프란치스칸이 되어...

참으로 마음 따듯하게 하는 성령시(聖靈詩)이지요?
지난 주, 성령강림 대축일 피정 갔을 때 한 자매님이 지은 시입니다.
성령은 바람과 같아서 자유롭게 누구에게나 다가가고 스칩니다.
그래서 어디에 묶여있지도 않고
거부하지만 않으면 누구에게나 다가가시고 머무시는 분이십니다.

같은 뜻의 얘기를 저희 형제 하나가 다른 데 가서 하였습니다.
그러나 이 얘기를 요즘 민감한 사안에 결부시켜 했습니다.
노 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을 애도하는 수많은 사람에게도
성령은 임하신다는 뜻으로 하였습니다.
그랬더니 자살자를 옹호하느냐,
노 무현이는 빨갱이고, 빨갱이의 죽음을 애도하는 사람도 마찬가진데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느냐
그래서 지난 한 주간 저희 수도원 자유 게시판은 뜨거웠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성령은 바람처럼 자유로우십니다.
사랑이시기 때문입니다.
비가 악한 사람, 착한 사람 가리지 않고 내리듯이
사랑의 성령은 거부하지만 않으면 좌와 우를 가리지 않고
진보와 보수를 가리지 않고 누구에게나 내리십니다.
만일 누가 성령이 자기에게만 있고
다른 사람에게는 내리지 않았다고 한다면
그가 받은 성령은 성령이 아닐 것입니다.
성령을 독점적으로 소유하면 사랑이 아니고
사랑이 아니면 성령도 아닙니다.

삼위일체 대축일입니다.
성부께서 성령을 독점하시고 내주지 않으셨다면
성자도 없으셨고 성자와의 일치도 있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
성자께서 성령을 독점하시고 내주지 않으셨다면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삼위일체가 있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
사랑은 독점하지도 독점당하지도 않는 참으로 자유로운 것입니다.
삼위일체는 이런 사랑의 일치이고
그래서 신적인 가난의 일치이고
끊임없는 自己無化의 일치입니다.
이런 자기무화의 가난이 없을 때 성령을 내어줌이 없고
성령을 내어줌이 없을 때 삼위일체는 없는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너와 나 성령의 삼위일체를 이루어야 합니다.
이제 우리 사회는 좌와 우 성령,
보수와 진보 성령의 삼위일체를 이루어야 합니다.
나만 성령을 소유하고 있다는 사람은 진리의 성령을 거스르고
나만 성령을 소유하겠다는 사람은 사랑의 성령을 거스를 뿐,
그런 사람은 삼위일체는커녕 외로운 독불장군으로 남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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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페이지 둥이할머니 2009.06.08 06:11:12
    삼위일체의 신비는....
    열심히 사랑하려는 사람들의
    일상적인 삶 속에서 드러나고

    확인되는 하느님 사랑의
    실체라는 것을 어렴프시 깨우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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