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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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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요  람 (The Cradel, 1876)

작   가 : 베르테 모리죠 (Berthe Morisot : 1841-1895)

크   기 : 캠퍼스 유채 (56X46cm)

소재지 : 프랑스 파리 오르세 미술관



살기가 나아지면 사람들은 정신적으로 편안하고 안락한 것에 더 비중과 관심을 두게 마련이다. 그러기에 미술에 있어서도 큰 사상성이나 종교성을 담고 있는 작품보다 우선 보기에 편안함을 주는 작품에 더 큰 비중을 두는 경향이 강하게 드러나게 된다.


사람들의 이런 기호를 충족시킬 수 있는 좋은 작품은 바로 인상파의 작품이기에 인상파 작품을 전시하고 있는 파리의 오르세이(Orsey) 미술관은 언제나 관람자들의 긴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인상주의(impressionism, 印象主義) 또는 인상파(印象派)는 전통적인 기법을 거부하고 색채·색조·질감 자체에 관심을 두는 19세기에 시작된 미술 사조이다. 인상주의를 추구한 화가들을 인상파라고 하는데, 19세기에 이런 경향이 생기게 된 것은 시대 풍조의 영향이 바탕이었다.


19세기는 유럽 전체로 자유사상이 확산됨으로서 철옹성처럼 자리를 차지하면서 유일한 것으로 여기던 기성세대의 사고방식을 거부하고 개인의 판단과 감성에서 어우러진 주관적 사고방식을 강조함으로서 새로운 경지를 구축했다.


이것은 과거에 상상도 할 수 없었던 현대예술의 과감한 탄생을 가능케함으로서 현대 미술의 산파 역할을 하게 되었다. 작가는 예술적 유전자가 있는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나 부모들의 이해심 있는 도움으로 당시 여자로서 엄두도 낼 수 없었던 미술 공부를 좋은 가정교사의 도움으로 시작했다.


정부 고위관리였던 부모의 배경과 조부가 귀족적인 취향을 표현하는 로코코 화가인 장 오노레 프라고나르의 손녀로 태어난 작가는 일찍부터 예술가가 되기로 결심하고, 진지하게 미술에 몰두했다.


당시 여자로서 미술을 한다는 것은 어려운 처지에서 투철한 소신이 있는 여장부다운 태도로 과감히 예술에 투신한 여인답게 그의 작품은 어떤 기존의 관습이나 사람들의 취향에 얽매임이 없이 자유로운 자기만의 양식을 구축했다.


이런 진취적인 개방성을 지닌 작가에게 당시 일기 시작한 인상파의 화풍을 그녀의 삶 전체에 영향을 주기에 흡족한 것이었다. 이 작품은 1874년 첫 인상파 전시에 걸린 것이다.


그전까지 예술 작품은 역사적 영웅이나 신화나 종교적인 위인의 삶에 중점을 두었으나 작가는 전혀 다른 상류 사회 여성들이 일상에서 만나게 되는 평범하고 소소한 사건들에 있는 의미성을 제시했다.


당시 여건에서 작가의 이런 예술 방향은 평범성으로서 복귀가 아니라 새로움을 향한 출발의 신호로 볼 수 있다. 한마디로 인간의 휘황찬란한 외적인 것을 탈피해서 인간적인 진솔한 내면세계로의 접근으로 볼 수 있다.


여성이 빛을 보지 못했던, 기회를 갖지 못했던 근대 미술, 구석에 있던 작가는 미술에의 끈질긴 집념을 현실화함으로서 여성의 열악한 사회적 인식에 의해 숨겨져 있던 여성성의 고귀함을 표현했고 이런 과감하면서도 예언적 표현은 여성 작가로서 독창적인 위치를 구축했다.


그런데 작가의 혁명적이며 전위적 태도는 기존의 사고방식과 다르게 그녀의 작품 경향은 그전까지 화가들에게 관심 밖이었던 여성적인 것이었다. 소박한 실내 정경, 일상 삶에서 만나는 여성들의 어머니로서의 역할, 성장하는 아이들의 모습 등 너무 평범하기에 그전 어느 예술가에게도 관심이 없어 무심히 대해 왔던 그런 일상 안에 숨어 있는 고귀함을 표현해서 사람들의 주위를 환기시켰다.


그녀의 작품에는 그가 속한 상류 사회에서 일상적으로 만날 수 있는 우아한 여인의 개인적인 아름다움이 심도있게 그려지고 있다. 그는 남성들이 판치는 인상파 화단에 등장한 유일한 여성 화가이면서도 그의 작품은 너무도 여성만이 표현할 수 있는 아름다움을 표현함으로서 다른 작가와 다른 신선한 감동을 줄 수 있었다.


그의 작품의 주된 소재는 그와 동시대를 살아가는 유복한 가정의 여인들과 아이들에게 집중시켜 풍요가 사치와 타락과 같은 부정적인 차원이 아닌 안정과 평화와 같은 인간 삶의 기본이 충족된 바람직하고 원만한 상태로 표현했다. 섬세하면서도 풍부한 파스텔 톤의 색채와 유려한 선, 즉흥적인 붓놀림, 그리고 독특한 구도로 파리 근교의 생활과 가족들의 삶의 풍경을 화폭 위에 기록했다.


스크린샷 2019-10-21 오후 5.19.36.png


아기를 요람에 둔 어머니가 잠든 아기를 바라보고 있다. 어머니로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나 이 여인 역시 아기가 잠든 것을 보고 안도의 마음에서인지 살짝 눈을 감고 조는 모습이다.여인의 매무새는 육아를 하고 있는 여인의 흐트러진 모습은 조금도 없이 단정한 매무새를 보이고 있는 것을 봐서 이 여인의 여유 있는 환경에서 다듬어진 교양을 볼 수 있다.


분홍빛 모기장 속에 고이 잠든 아기의 모습은 더 없이 평온하다. 모기장은 잠자리를 설치게 만드는 모기의 침입을 막는 것이니 이 아기의 처지가 여러 어려움에서 벗어난 행복한 처지임을 알리고 있다. 어머니가 자기를 돌보고 있다는 안도감에 그는 일반 서민 가정의 아기들과 다른 생활환경에서 얻을 수 있는 심리적 안정을 누리고 있다. 이 아기에게 있어 이런 환경과 어머니는 바로 하느님의 보호 속에 살아가는 인간의 행복한 모습이다.


이 아기에게 있어 어머니의 존재라는 바로 하느님이시다. 시편에 하느님의 보호 속에 사는 행복한 인간의 모습이 다음과 같이 표현되고 있다.


“어미 품에 안긴 젖 뗀 아기 같습니다. 저에게 제 영혼은 젖뗀 아기같습니다.”(시편 131,2)


성서에서 어린이는 하느님께 전폭적으로 의탁하는 이상적인 인간의 모델로 제시되고 있는데, 어머니가 지켜보는 가운데 잠든 이 어린이의 모습은 영락없는 신앙인의 모델이다.


어느 하느님의 존재성에 대한 예화에서 이런 것을 읽은 적이 있다. 어떤 어린이가 어머니와 떨어져 자다가 무서운 생각이 들어 울음을 터트리자 어머니가 들어와 안으며 하느님의 천사가 너를 천사가 너를 지키고 있으니 무서워 말하고 달래자, 어린이가 어머니에게 이런 말을 한다.


“어머니 나는 하느님의 천사가 나를 지키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어요 그러나 눈에 보이지 않으니 무서워요. 하느님의 천사가 어머니처럼 볼 수 있고 만질 수 있었으면 무섭지 않겠어요.”


어머니가 자신을 지켜보는 것을 확인하고 평안히 잠든 이 어린이의 모습을 하느님께 자신의 모든 것을 의탁하고 살아가는 행복한 인간의 모델과 같다.


작가는 요람에 잠든 아이를 지키고 있는 어머니의 모습을 통해 우리가 하느님의 현존에 완벽히 자기를 맡기며 살아갈 때의 행복을 전하며 그런 삶을 살 것을 권고하고 있다.


요람의 아기는 하느님의 보호 아래 자신을 맡기며 살아가는 크리스챤 인생의 모델로 볼 수 있다. 현대 신학은 하느님의 모성을 무척 강조하기에 어머니의 모습이야 말로 하느님 모습의 모델임을 강조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가톨릭교회의 성모 신심이 이런 면을 충족시킨 것도 사실이나 작가는 이런 성모 신심과 다른 차원에서 하느님과 인간의 관계를 신비적 차원에서 벗어나 어머니와 아기의 관계처럼 따스한 사랑이 전이되는 친밀한 관계로 표현한 것은 참으로 혁신적인 면으로 볼 수 있다. 이런 면에서 작가는 혁명적인 시도를 하는 인상파 화가답게 너무도 일상 삶의 소소한 부분에 속하는 요람을 통해 우리가 들어가야 할 행복의 문으로 우리를 초대하고 있다.


신앙의 눈으로 이 작품을 보는 사람들은 자기도 모르게 교회가 가르치는 하느님께 대한 많은 지식과 다른 신앙의 생기와 감동을 느낄 수 있다. 위로부터 내려오는 지식은 이론적인 것이기에 그냥 습관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으로 끝나기 쉽다.


이런 습관적인 신앙은 실재 삶에서 별 영향을 줄 수 없는 어떤 이론으로 끝날 수 있으며 많은 신앙인들이 세상 사람들에게 실망을 주는 형식적인 더 나아가서 위선적인 신앙생활의 원인 제공이 될 수도 있다.


작가는 한 여인이 어머니로서 자기의 가장 사랑스러운 아기를 돌보고 있는 모습에서 하느님 사랑의 순수하면서도 아름다움의 체험적인 표현을 하고 있다. 작가는 안정된 가정에서 성장하여 미모와 재능으로 주위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여인이었다.


당시 인상파의 대가였던 마네와 좋은 인연을 가지면서 그의 유명한 작품 “제비꽃 여인”의 모델이 되기도 했다. 작가는 인상파 화가로서 자신의 변신을 내면화시켜 가정생활에서 여성이 겪고 있는 관심도 없이 무심히 지나치기 쉬운 일상을 작품화 하면서 혁명적이거나 진취적인 것이라는 것과 또 다른 가정이라는, 어머니라는 너무도 일상적이고 평범한 삶을 통해 드러나는 고귀함을 표현했다.


작가는 인상파가 결코 기존 가치와의 결별에서만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기존가치 안에 들어 있으면서도 빛을 보지 못하던 것을 재발견해서 산듯하게 표현했다는 면에서 기품 있는 작가로서의 면모를 보이고 있다.


전통적인 성화는 항상 하느님으로 시작되는 초월적 차원의 내용을 여러 상징이나 색채를 이용해서 전달하고 있으며 이것은 당연한 것이면서도 너무도 타성에 빠진 태도로 대하기 쉽다는 아쉬움이 있다.


그러나 작가는 여성다운 섬세함으로 어머니와 아기의 관계의 아름다운 면을 부각시킴으로 하느님과 인간 사이의 거리를 단축시키고 흘려 넘기기 쉬운 이론적인 사랑이 아린 체온을 느낄 수 있는 사랑을 확인케 했다는 데 하느님을 찾고자 하는 인간들에게 좋은 안내인 역할을 했다.


작가는 당시 발레리나의 삶을 주제로 그린 에드거 드가(Edgar Degas)와 좋은 친분을 유지하면서 서로 간에 많은 것을 주고 받았으나 드가가 발레리나의 연습장과 같은 밝고 화사한 모습을 중점적으로 그린 것과 대조적으로 침묵과 친밀, 부드러움과 같은 조용한 가치를 강조하면서 과거 예술에서 다루지 않았던 그동안 발견치 못했던 하느님과의 돈독한 관계성이 주는 행복의 가치를 제시했다는 면에 큰 족적을 남겼다.


크리스챤들은 성서를 읽으면서 구구절절 나타나고 있는 하느님의 사랑에 감동을 느끼고 이런 감동을 심화시키기 위해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피정에 참석하기도 한다.그러나 이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크리스챤들이 새롭게 심화시켜야 할 영성 훈련의 장소를 알리고 있다. 


일상 삶에서 하느님을 발견하는 훈련, 여인이면 한번은 체험하게 될 육아를 통해 드러나는 하느님에 대한 건강한 체험이다. 이것은 신앙인의 살을 참으로 윤택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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