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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열 두 사도를 뽑으신 내용입니다.
그런데 제자들 중에서 특별히 열 두 사도를 뽑기 위해
예수님께서는 밤 새워 기도를 하셨다고 복음은 기록합니다.
밤 새워 기도하셨다는 것의 의미가 무엇일까?
누구를 뽑을까 고심하셨다는 뜻일까요?
제자들을 놓고 어떤 사람이 사도로 더 적합한 사람일까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셨다는 뜻일까요?

고민을 하셨다면 아마 열 두 사도 중
두 사람 때문에 특히 고민하셨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나는 유다 이스카리옷이고
다른 하나는 오늘 우리가 축일로 지내는 열혈 당원 시몬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고심하여 뽑으심이 세상에서의 성공을 위해서라면
예수님의 선택은 잘못된 것이었을 것입니다.
당신을 배반할 사람을 사도로 뽑으신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열혈당원을 뽑으신 것도 주님께서 세상 왕국이 아니라
하느님 나라를 세우고자 하셨던 그 순수한 뜻을 훼손하는 것이니
잘못 뽑으신 것이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저는 기본적으로 이렇게 생각합니다.
성도(Saint)이기에 예수님께서 뽑으신 것이 아니라
예수님께서 뽑으셨기에 성도가 되는 것이라고 말입니다.
마찬가지로 사도가 될 만하기에 예수님께서 뽑으신 것이 아니라
예수님께서 뽑으셨기에 사도가 된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밤 새 기도하심은 적합도 면에서 고심하신 것이 아니라
어떤 제자가 하느님의 뜻인지,
그 하느님의 뜻을 찾고자 하심일 것입니다.

제가 부산 봉래동에 잠깐 있을 때,
점쟁이가 영세를 받기 위해 왔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저는 점쟁이들을 이상하게 생각했는데,
만나서 얘기를 해보니 상당히 이해가 가는 것이었습니다.
신이 내려서 점을 치는 사람도 있지만
많은 사람은 주역을 가지고 점을 친다는 것입니다.
그분도 고시 공부를 하러 절에 갔다가
거기서 주역을 배워 알게 되었고
계속해서 고시에서 낙방을 하자
점치는 것을 생업으로 삼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주역으로 모든 것을 맞추지는 못하기에
정신을 맑게 하는 수양을 해야 했다고 얘기하는 것입니다.
주역에 의한 점괘에 영적인 직관력이 더 해져야만 되는데
영적인 직관력을 갖게 하는 것,
그것이 다름 아닌 기도라는 것이었습니다.

그의 얘기에 의하면
인간적인 욕심이나 감정이나 생각이나 판단을 없앨 때
그때 영적인 직관력을 가지게 되는 것인데
예수님께서도 당신의 인간적인 생각이나 판단을 비우시고
하느님의 뜻을 오롯이 찾는 기도를 밤 새 하신 것이 아닐까,
저는 오늘 인간적인 상상력을 발휘하여 추측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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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페이지 요셉 2009.10.28 10:44:48
    그렇습니다.
    예수님께서 기도하신 후 뽑으신 제자 중에
    당신을 배반한 유다가 있었다는 것이
    인간적인 생각으로는 뭔가 선명하지 않는,
    그러면서도 믿음에는 한 점의 의심이 없어야 한다는
    강박증이 이 복음을 대할 때마다 목에 걸린
    사과조각처럼 느껴지기도 했었지요

    예수님께서도 당신이 뽑은 제자의 배반으로
    (물론 더 큰 정치적 이유가 있었지만)
    죽음으로 까지 갈 수 밖에 없는 눈앞의 현실이
    당혹스러움이 아니었을까!
    죄만 없으셨지 우리와 똑같은 인간성을 지니셨기에 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수님께서 우리의 믿음의 대상이 되실 수 있음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끝까지 책임지는 죽기까지
    사랑하시는 그 분의 사랑 때문임을 생각하니,
    부활이 아니라도, 그 사랑에 나도 죽을 수 있는 사랑이고 싶습니다.
    갑자기 목에 걸린 사과 조각이 밖으로 튀어 나옵니다.

    이러한 사랑을 위해
    “인간적인 욕심이나 감정이나 생각이나 판단을 없앨 때
    그때 영적인 직관력을 가지게 되는 것인데
    예수님께서도 당신의 인간적인 생각이나 판단을 비우시고
    하느님의 뜻을 오롯이 찾는 기도를 밤 새 하신‘ 것처럼
    제 자신 무엇보다도 기도하는 사람이 되어야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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