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성심 대축일을 지내는 오늘, 첫 번째 독서인 신명기가
과연 오늘 축일에 맞는 말씀인지 의아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은 사랑해주시고,
당신을 미워하는 사람은 미워하시는 분이라면 우리와 뭐가 다르시고,
그 정도의 사랑의 마음을 일컬어 성심이라고 과연 할 수 있겠습니까?
그러기에 "주님은 자비롭고 너그러우시며, 분노에는 더디시나 자애는
넘치시네. 우리를 죄대로 다루지 않으시고, 우리의 잘못대로 갚지
않으시네."라는 오늘 시편 말씀이 더 성심 축일에 맞갖지 않을까요?
그러나 결론적으로 얘기하면 늘 얘기하는 바이지만
벌주시는 것도 사랑이고 용서하시는 것도 사랑입니다.
다 사랑인데 용서하시는 사랑이 이해해주시는 사랑이라면
벌주시는 사랑은 성장케 하시는 사랑이 그 차이인 거지요.
어린애에게는 무한 사랑이 맞습니다.
갓난애가 똥을 싸고 시도 때도 없이 우는 것은 이해하고 받아들여야지
왜 그러냐고 야단치고 벌을 주는 것은 사랑이 아니고 사랑이 없음입니다.
그러나 나이를 먹어가면서 이해를 받던 아이도
이제는 이해를 하는 어른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이해할 줄 모르면 모를수록 애라고 해야겠지요.
그런데 이해라는 것이 무엇입니까?
이해라는 말을 한자어 뜻대로 풀이하면 이理를 해解하는 것입니다.
과학 원리를 풀어서 아는 것처럼 사랑의 이치를 풀어 아는 겁니다.
그것을 오늘 신명기는 이렇게 얘기합니다.
"당신을 사랑하고 당신의 계명을 지키는 이들에게는, 천대에 이르기까지
계약과 자애를 지키시는 진실하신 하느님이심을 알아야 한다.
또 당신을 미워하는 자에게는 그를 멸망시키시어
직접 갚으신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우리는 우선 하느님께서 마냥 오냐 오냐 하실 거라고 알아서는 안 됩니다.
어린아이 적의 잘못에는 자애로우시지만
커서 짓는 죄는 그냥 놔두지 않으십니다.
무거운 짐에 고생하는 사람을 위로해주시긴 해도 내려놓으라 하진 않으시고,
같이 십자가를 지시긴 해도 대신 져주시진 않습니다.
우리를 마냥 어린애로 키우실 수 없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도 하느님은 사랑하는 사람을 사랑하시지만
미워하는 사람까지 사랑하시는 분은 아니십니다.
미워하는 것도 괜찮다고 하실 수 없기 때문이고,
우리를 사랑하는 어른으로 키우시기 위함입니다.
사실 어린애는 받을 줄만 알지 사랑할 줄 모르는데
사랑할 줄 모르는 이런 어린애를 마냥 괜찮다 하지 않고
사랑할 줄 아는 어른으로 자라게 하는 것이 사랑이지요.
그러니 사랑이신 분이 미워하는 사람을 괜찮다고 하실 수 없고,
무엇보다 당신을 미워하는 사람을 괜찮다고 하실 수 없으신데
그것은 당신이 우리의 사랑을 받고 싶어서가 아니라
당신 사랑을 거부하면 우리가 불쌍하고 불행해지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사랑할 줄 모르고 미워하기만 하는 우리를
하느님께서 가만 놔두지 않으심은
미움과 미움이 충돌하는 우리의 미움과는 다른 것이며
우리의 미움을 당신의 사랑으로 단죄하시는 것이며
그러므로 미움에서 사랑으로 돌아오게 하시는 사랑인 거지요.
그러므로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 하심은
너의 미움에서 나의 사랑으로 돌아오라고 하심임을 묵상하는 오늘입니다.
강론하셨는지 비교하면 더욱 풍성한 내용을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올립니다.^♡^
(잃은 양과 썩은 사과 중에 나는?)
http://www.ofmkorea.org/2328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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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심전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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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폭력인 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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