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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나누기
김명겸요한 2020.07.26 08:14

연중 제17주일

조회 수 279 추천 수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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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나라를 얻기 위하여
자기가 가진 것을 모두 처분한다고
복음은 이야기합니다.
하늘 나라를 얻기 위해서
가진 것을 모두 처분할만큼
하늘 나라는 값진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관점에서는
가진 것을 모두 처분해서
가지고 있는 것이 없어야
하늘 나라를 얻을 수 있다고도 말할 수 있습니다.

무엇인가 나에게 없다면,
그것 때문에 불편합니다.
편안한 삶을 추구하기 위해서
그것을 내 것으로 갖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것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
빌려서 사용해도 되지만,
내가 가지고 있다면 필요할 때마다
매번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됩니다.

가지고 있지 않아서 빌려야 하는 불편함 속에는
또 다른 불편함이 있습니다.
그것을 빌리는 상황에서
매번 아쉬운 소리를 해야 합니다.
내 것이 아니기에
그것을 사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결정은
내가 하지 못합니다.
그것의 주인이 결정하는 것이고,
그 결정에 나는 따를 수 밖에 없습니다.
종속적인 관계까지는 아니더라도
기분이 썩 좋지는 않습니다.
가지고 있지 않아서 느끼는 불편함보다
아쉬운 소리를 하면서 느끼는 불편함이
더 큰 경우에는
그 물건을 빌리지 않거나
그 물건을 가지고 하려던 일을 포기하기도 합니다.
하고 싶었던 것을 포기했을 때 아쉬움이 클수록
그 물건을 갖고 싶은 마음은 더 간절해집니다.
그렇게 우리는 하나 둘 내 주머니에
차곡차곡 쌓아갑니다.
재물이든 권력이든 명예든 뭐든 좋습니다.

편리함을 추구하는 것이 잘못은 아닙니다.
불편함에서 오는 고통을 즐기기 위해서
편리함을 포기하는 모습은
어딘지 모르게 이상하게 느껴집니다.
그러나 불편함에서 벗어나는 것을
삶의 목표로 삼는다면,
불편함 속에 머물러 있지 못한다면,
우리는 하늘 나라를 얻지 못할 것입니다.
불편함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면서 얻은 것들을
우리는 쉽게 다른 사람에게 빌려주지 못합니다.
점점 더 움켜쥐고 싶어 합니다.
다른 사람에게 아쉬운 소리를 하고 싶지 않다보니
그것을 얻기 위해서 스스로 노력하게 되고,
다른 사람과의 관계는 점점 멀어집니다.
내가 원하는 것은 얻을 수 있겠지만,
그것을 불편함에서도 벗어나겠지만,
스스로 고립된 삶은
결코 하늘 나라의 삶이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행복하다고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그들이 하늘 나라를 차지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가난의 불편함 속에 머물러 있어야 행복합니다.
세상에서 살아가면서
모든 것을 다 버리고 살아갈 수는 없지만,
불편함에서 벗어나기 위한 소유보다는
불편함 속에서 하늘 나라를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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