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주님께서는 두 종류의 불행에 대해 말씀하십니다.
하나는 가치 전도의 불행입니다.
"불행하여라. 너희가 율법에서 더 중요한 것들을 무시하기 때문이다."
다른 하나는 눈먼 자의 불행입니다.
"눈먼 바리사이야!
먼저 잔 속을 깨끗이 하여라. 그러면 겉도 깨끗해질 것이다."
제 생각에 우리 인생은 어리석음으로 인한 실수랄까 실패의 연속입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 이런 실패들을 통해 더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차례로 깨달아가는 인생이기도 합니다.
가치가 전도되어서 젊었을 때는 건강보다 돈을 중요시하였는데
건강을 잃는 고통과 불행을 겪고 나서야 건강이 돈보다 중요함을 깨닫지요.
그런데 이런 깨달음을 얻고 나서도 또다시 잘못을 범하기도 하는데
몸뚱어리의 건강을 너무 신경 쓰다가 건강염려증 때문에
오히려 건강을 해치는 어리석은 짓을 또 범하기도 하지요.
그러니까 우리의 건강에는 육신의 건강, 마음의 건강, 정신의 건강,
영혼의 건강, 이렇게 여러 차원이 있는데 가장 저차원의 몸 건강만
신경 쓰느라 마음이나 정신의 건강을 놓치고말고,
제일 중요한 영혼의 건강마저 잃고 맙니다.
이렇게 우리는 신앙생활보다는 세속의 삶을 더 중요시하기도 하고,
신앙생활을 하면서도 오늘 바리사이와 율법 학자들처럼 더 중요한
의로움과 자비와 신의보다 십일조를 더 중요시하기도 합니다.
지난주 금요일 복음에서 그러니까 오늘 복음의 바로 앞장인 22장에서
율법에서 가장 중요한 계명이 무엇이냐고 율법 학자가 물었을 때 그들은
하느님 사랑이 제일 중요하고 이웃 사랑도 그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말씀을
들었음에도 사랑보다 십일조를 더 중요시했던 것인데 십일조를 잘 바치는
것이 이웃 사랑보다 하느님께서 더 좋아하실 거라고 생각하였던 것이지요.
이제 또 다른 불행, 눈먼 이의 불행을 보겠습니다.
오늘 주님은 잔과 접시의 겉은 깨끗이 하지만 그 속이 더러운 그들에게
깔끔은 혼자 다 떨지만 속은 악취가 풀풀 나는 족속이라고 하시는 겁니다.
그런데 악취만 나는 것이면 다행인데 더 불행한 것은 눈까지 머는 겁니다.
그래서 그 먼눈 때문에 하느님을 볼 수 없는 불행에 떨어지는 거지요.
오늘 주님께서는 잔의 겉은 깨끗하지만 그 안이 탐욕과 방종으로 가득 차
있다고 하면서 눈먼 바리사이라고 하시는데 우리 안에 탐욕이 가득하면
돈이 눈을 멀게 하듯 탐욕이 우리 눈을 멀게 하여 하느님을 못 보게 하지요.
그래서 프란치스코는 진복팔단의 '마음이 깨끗함'에 대해 풀이하며
이렇게 얘기합니다.
"'행복하여라, 마음이 깨끗한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을 볼 것이다.'
진정 마음이 깨끗한 사람들은 지상의 것들을 멸시하고 천상의 것들을
찾으며, 살아 계시고 참되신 주 하느님을 깨끗한 마음과 정신으로
항상 흠숭하고 바라보는 일을 그치지 않는 사람들입니다."
주님께서는 앞에서 더 중요한 것을 무시한다고 바리사이를 나무라시는데
우리가 무시하고 멸시할 것은 지상의 하찮은 것들이고,
이 지상 것들을 무시하고 멸시함으로써 천상 것을 늘 바라봐야할 것입니다.
그래서 나의 잔과 접시에는 무엇이 들어있는지 돌아보는 오늘입니다.
강론하셨는지 비교하면 더욱 풍성한 내용을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올립니다.^♡^
(불행한 이유)
http://www.ofmkorea.org/141759
16년 연중 제21주간 화요일
(위선의 근절)
http://www.ofmkorea.org/92837
15년 연중 제21주간 화요일
(회개는 자신이 불행한 줄 아는 것에서부터)
http://www.ofmkorea.org/81740
13년 연중 제21주간 화요일
(무지에 대한 무지)
http://www.ofmkorea.org/55757
12년 연중 제21주간 화요일
(불행 선언 2탄)
http://www.ofmkorea.org/364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