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2020.09.01 12:18

희생이라는 덫

조회 수 760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희생이라는 덫

 

신앙과 영적인 성숙은 희생하는 데서 오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려는 선택과 결단에서 온다.

 

불완전하게 보이는 것들을 받아들이고 포함시키는 능력이다.

관계 안에서 발견되는 타인의 결핍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며

그들의 결핍을 말없이 메워주려는 사랑에 찬 의지가

하느님으로부터 받은 사랑에 응답하는 방법으로 행하는 데 있다.

 

내가 원하는 것은 희생제물이 아니라 자비다” (마태12,7)

희생은 본래 좋은 것이었지만 본래의 취지가 사라진 것은

하고 싶지 않지만 너를 위해 희생한다고 생각하고

할 수 없이 하면서 사랑이라는 명분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어떤 외부의 조건 때문에 하는 것이지 스스로 하는 것이 아니다.

희생을 사랑이라고 여기는 이들이 보여주는 행위들은 관계를 망친다.

자신을 다른 사람 위에 올려놓기 때문이다.

 

많은 이들이 희생이라는 명제를

사랑이라는 명분으로 만들기 때문에 자신을 높인다.

희생을 많이 하는 사람일수록 불평과 불만이 많고 관계가 어렵다.

더 많은 희생이 더 많은 자격을 얻는 기회로 만들기 때문이며

명령하고 통제할 자격을 갖추었다고 스스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일생을 희생하면서 살아왔다고 여기는 사람들은 반복해서 희생을 열거하며

보상을 받기를 기대하고 산다. 그러나 그러한 희생이 관계를 회복하게 한적은 거의 없다.

 

이상하게도 오늘날 그리스도인들은 하느님의 섭리와 돌보심이

오직 인간들에게만 국한되는 것으로 간주한다.

하느님의 관심을 자신에게만 국한 시켜 버림으로 하느님을 가두어 버린다.

자신이 치러야 했던 희생에 하느님을 가두어버리고

자신이 만든 선함과 거룩함으로 통제를 시작한다.

그러나 온갖 만물 속에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관대하신 하느님

피조물 안에 숨겨두신 창조적 현존을 인식하게 되면

우리는 그것을 모든 존엄성과 가치의 내적인 원천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존엄성은 가치 있는 것들에게만 겨우 베풀어지는 것이 아니다.

존엄성은 만물의 본성과 존재 자체에 들어있는 가치의 기초다.

나와 관계를 맺고 있는 피조물,

온 우주와 지구와 세상 모든 이들 안에서 발견해야 할 가치다.

 

예수께서 보여주신 사랑은 스스로 내어주는 몸과 쏟는 피였다.

죄의 댓가를 치루기 위해 마지못해 죽으신 것이 아니다.

사랑은 스스로 자신을 내어주는 능력이다. 그러므로 자발성이 없는 사랑은 가짜다.

사랑은 어떤 조건이나 목적 때문에 하는 것이 아니다.

사랑은 조건 없이 주는 것이며

위로부터 받은 사랑에 사랑으로 응답하는 방법이다.

생명의 에너지를 가장 보잘것없는 이를 살리기 위해 내어놓는 일이다.

그들은 가장 가까이에 산다.

그들과의 관계를 회복하기 위하여 나를 송두리째 내어놓는 응답이며 결단이다.

희생을 사랑으로 만들어 통제했던 일을 용서를 청하고

그러한 이들을 용서하는 일이며 관계를 회복하는 일이다.

 

일생을 희생하면서 살아왔다면 과연 그렇게 할 수 있을까?

지금부터 시작되는 미래를 위해 다시 시작하는 사람은 복된 이들이다.

회개는 그렇게 시작되는 믿는이들의 삶이다.

하느님을 받아들인 이들이 새 하늘과 새 땅을 만들어가는 하느님 나라다.

지금 여기서 누리는 하느님 나라는 그렇게 열리기 때문이다.

 

 

희생이라는 덫

거기엔 사랑이 없다.

 

202091

피조물을 위한 기도의 날에

이기남 마르첼리노마리아 형제 O.F.M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자유나눔 게시판

자유롭게 글을 남겨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111 내면에서 울려 나오는 노래 내면에서 울려 나오는 노래   잘하려고 애쓰지 않아도 증명하려고 애쓰지 않아도 잘 보이려고 애쓰지 않아도 옳다고 주장하지 않아도 주변을 의식하지 ... 이마르첼리노M 2020.09.18 489
1110 기쁨을 깨우는 소리 기쁨을 깨우는 소리   뭉게구름이 피어나고 쓰르라미가 노래하는 아침 밤새도록 합창하던 귀뚜라미도 대단원의 막을 내리고 산새들의 합창이 시작되었다. ... 이마르첼리노M 2020.09.15 546
1109 코로나로 지친이들아 코로나로 지친이들아   코로나로 지친 이들아 밤송이가 출산하는 숲으로 가자 태풍에 몇 개 남은 사과들이 얼굴 붉히고 늙은 호박이 뒹굴고 벼들이 고개 ... 이마르첼리노M 2020.09.12 613
1108 반석 위에 짓는 집 (루가6,48) 반석 위에 짓는 집 (루가6,48)   유아 세례를 받은 나는 중학교에 들어가면서 합숙하며 교리를 배웠다. 내가 배운 교리는 문답이라는 교리로 무조건 외우고... 이마르첼리노M 2020.09.11 494
1107 코로나의 공포와 태풍과 홍수가 휩쓸고 간 자리에 피는 꽃 코로나의 공포와 태풍과 홍수가 휩쓸고 간 자리에 피는 꽃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전염병인 코로나의 공포 속에서 경제적 고통과 신체적 고통을 겪는 이... 이마르첼리노M 2020.09.08 604
1106 내가 없으면 보이는 낙원 내가 없으면 보이는 낙원   가난해지면 보이는 것  프란치스칸 가난이 주는 최고의 열매는 지금 여기서 낙원을 보는 눈이다. 나를 중심으로 하던 모든 것... 이마르첼리노M 2020.09.07 560
1105 기쁨과 가난이 주는 즐거움 기쁨과 가난이 주는 즐거움   “네 즐거움일랑 주님께 두라. 당신이 몸소 해주시리라” (시편 37, 4-5)   영적 기쁨에는 깨달음 안에서 나오는 지각과 ... 이마르첼리노M 2020.09.04 597
1104 고난의 땅에 피는 흑장미 고난의 땅에 피는 흑장미   머리로 아는 것은 깊이가 없다. 진실의 바닥을 경험하지 못했거나 고난의 흔적이 없기 때문이다.   참기 어려운 현실 속에... 이마르첼리노M 2020.09.03 564
1103 피조물을 통하여 하느님 사랑에 이르기까지 피조물을 통하여 하느님 사랑에 이르기까지   프란치스코 성인이 회개하기 이전의 삶은 특별한 삶이 아니었다. 그의 회개과정을 살펴보면 점진적 변화의 과... 이마르첼리노M 2020.09.02 661
» 희생이라는 덫 희생이라는 덫   신앙과 영적인 성숙은 희생하는 데서 오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려는 선택과 결단에서 온다.   불완전하게 보이는 것들을 받아들이고 ... 이마르첼리노M 2020.09.01 760
1101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것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것   기쁨은 순수하게 정신적인 것만이 아니다. 하느님의 사랑이 나를 채울 때 내 몸과 마음과 오감이 어떻게 전율하는지를 안다. ... 이마르첼리노M 2020.08.31 646
1100 자신을 내어주면서도 자신을 잊어버리는 기쁨 자신을 내어주면서도 자신을 잊어버리는 기쁨   나를 나에게서 벗어나게 하는 초월 그 초월이 주는 해방의 자유를 경험하게 하고 관계 안에서 내어주는 능... 이마르첼리노M 2020.08.27 483
1099 잔치는 관계의 축제다. 잔치는 관계의 축제다.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 (마태5,14) 빛에서 빛을 받아 빛을 전하는 사람, 그 빛을 통해 우리가 다른 모든 것을 본다. 빛이 없으... 이마르첼리노M 2020.08.24 488
1098 나를 잊어버리는 기쁨 나를 잊어버리는 기쁨   삶을 좋아하는 사람 놀이처럼 즐길 줄 아는 사람 하느님 나라의 현재를 아는 사람 참되고 영원한 삶을 원하는 사람은 가장 가... 이마르첼리노M 2020.08.23 498
1097 하느님께 받아들여 졌다는 믿음이 우리를 살린다. 하느님께 받아들여 졌다는 믿음이 우리를 살린다.   포도나무와 연결되지 못한 가지들은 하느님께 받아들여진 나를 내가 받아들이지 못한다.….   하... 이마르첼리노M 2020.08.22 587
Board Pagination ‹ Prev 1 ... 25 26 27 28 29 30 31 32 33 34 ... 104 Next ›
/ 104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