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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레오나르도 2020.09.25 04:59

연중 25주 금요일-시의적절

조회 수 964 추천 수 1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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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에 '시도 때도 없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을 쓸 때는 좋은 뜻이 아니라 별로 안 좋은 뜻으로 쓰는데

그것은 시간과 때의 분간을 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비판의 뜻이지요.

 

이런 면에서 오늘 코헬렛서도 무엇이든 시간과 때가 있음을 얘기합니다.

"하늘 아래 모든 것에는 시기가 있고, 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

 

그리고 하느님께서 이것을 의식하며 살아가도록 해주셨다고도 합니다.

"하느님께서는 그들 마음속에 시간 의식도 심어 주셨다."

 

그렇지만 우리 가운데는 시도 때도 없이 사는 사람들이 있다고도 합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 시작에서 종말까지 하시는 일을 인간은 깨닫지 못한다."

 

그렇습니다. 우리 중에도 그런 사람이 있을 수 있는데

이는 두 가지 어리석음 중의 하나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참으로 어리석은 것은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분간할 줄 몰라

해야 할 일은 하지 않고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오히려 하는 것입니다.

 

살 짓은 하지 않고 죽을 짓을 하며,

사랑하기에도 짧은 인생, 해야 할 사랑은 하지 않고

하지 말아야 할 미움은, 하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꾸역꾸역 하며 살아갑니다.

 

그런데 해야 할 일을 할지라도 해야 할 때와 하지 말아야 할 때가 있는데

그때를 모른다면 그 역시 어리석다고 해야겠지요.

 

예를 들어 말해야 할 때가 있고 하지 말아야 할 때가 있습니다.

충고의 말은 해야 합니다.

그러나 시의적절時宜適切해야 합니다.

 

상대가 지금 받아들일 수 없을 때 그러니까

예를 들어 이미 화가 나 받아들일 수 없을 때 하면

그것은 사랑이 아니라 입이 너무 근질근질하거나

입을 다물 수 없어서 퍼부은 말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시의적절한 것이 듣는 사람의 때에 맞추는 것만이 아닙니다.

우리 신앙인에게는 무엇보다도 하느님의 때에 맞춰야 합니다

다시 말해서 하느님께서 그에게 예비하신 가장 적절한  말입니다

 

요즘 코로나 상황이 장기화됨에 따라 심리적인 것을 넘어

영적으로도 매우 고통을 받고 있는 분들이 많은데 어제도

 고통을 호소하는  분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빨리  어둠이 터널을 지나고 싶어 하는 그분의 얘기를 들으면서 

저도 그분이 빨리  터널을 통과하게 해드리고 싶은 마음이 컸지만

저보다도   시기를 앞당겨주고 싶어 하는 분은 하느님이실 거라는 

믿음과 희망을 가지고 생각을 해보니 코로나가 만일 더 지속된다면 

이것을 통해 우리가 영적인 깨달음을 얻고 하느님을 한층  진실하게 

만나게 되는 하느님의 , 영적인 때가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복음을 보면 주님께서는 부러 제자들끼리 호수를 먼저 건너게 하셨고

그래서 밤새도록 풍랑과 두려움과 싸우느라 기진맥진하게  때까지, 

새벽이 될 때까지 주님은 나타나지 않고 기다리셨습니다.  그러셨을까요

 

이것을 우리 영성에서는 어둔 밤을 지난 새벽이라고 하지요.

이 새벽이 제가 자주 얘기하는 성령의 때라고 할 수 있는데

갈망만 있고 그 부산한 이지작용과 의지작용도 멈춘 때,

해야 할 노력을 다해 갈망 외에는 아무런 힘도 없을 때,

그래서 갈망 이외엔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을 때,

이때가 영의 때이고 갈망하던 주님께서 등장하는 때입니다.

 

이 성령의 때를 잘 분간하고 기다릴 줄 아는 오늘 우리가 되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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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페이지 성체순례자 2020.09.25 07:35:32
    신부님의 말씀을 같은 전례시기에는 어떻게 묵상하고
    강론하셨는지 비교하면 더욱 풍성한 내용을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올립니다.^♡^
  • profile image
    홈페이지 성체순례자 2020.09.25 07:34:50
    18년 연중 제25주간 금요일
    (인생무상)
    http://www.ofmkorea.org/152529

    16년 연중 제25주간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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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www.ofmkorea.org/93967

    15년 연중 제25주간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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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www.ofmkorea.org/82862

    13년 연중 제25주간 금요일
    (수난과 부활을 공유하는 사랑)
    http://www.ofmkorea.org/56457

    12년 연중 제25주간 금요일
    (주님이 내게는?)
    http://www.ofmkorea.org/40612

    11년 연중 제25주간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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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www.ofmkorea.org/5292

    10년 연중 제25주간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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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9년 연중 제25주간 금요일
    (그것은 연연해서가 아니야!)
    http://www.ofmkorea.org/3138

    08년 연중 제25주간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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