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게는 일생 극복하지 못한 두려움이 있습니다.
그것은 관계의 두려움인데 관계 맺기를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라 깨질 것을 두려워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제가 관계를 중시하는 감성적 성향이기 때문인데
이것이 저의 내향적인 성향과 합쳐져 사람들과 관계를
많이 맺지는 않지만 한번 맺은 관계는 깊이 또 깨지지 않게
오래 유지하는 쪽으로 마음 쓰게 하고 관계파탄을 두려워하게 하는 겁니다.
물론 이런 두려움이 제게만 있는 게 아니라 누구에게나
얼마간 있는 거겠지만 제가 이렇게 얘기하는 것은
다른 성향의 사람들에 비해 저는 일이 실패하는 것을 두려워하기보다
사람들과의 관계가 깨지는 것을 더 싫어하고 더 두려워한다는 뜻이지요.
그래서 저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일을 잘 벌이고,
일을 많이 벌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사람과의 관계가 깨지면서까지 일을 하지는 않습니다.
진정 제게 일이란 하느님의 뜻이면 하고, 그렇지 않으면 언제든지 그만둘
수 있는 것인데, 이것이 하느님의 뜻인지 아닌지 어떻게 식별하느냐 하면
모두를 위한 일이고 그래서 모두가 공감할 때, 다시 말해서 다수의 다른
사람이 반대하지 않을 때 그것이 하느님 뜻이라고 저는 식별을 하곤 합니다.
이에 비해 저와 반대 성향의 사람은 일의 옳고 그름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사리판단事理判斷을 중시하고 잘하며,
그 일이 옳지 않다고 생각할 때에는 관계가 어떻게 될지 따지거나
관계에 따라 말을 가리지 않고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거침없이 말하지요.
그런데 이런 사람이 이렇게 거침없이 말할 수 있는 것은 일의 옳고 그름을
중시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런 말을 함에 있어 감정이 실리지도 않기
때문인데 다만 자신이 그렇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얼마나 아파할지에
대해서도 감성형의 사람보다 많이 고려하거나 배려하지 않는 편이지요.
사실 제가 모진 말을 못하는 이유는 관계가 깨지는 두려움보다도
저의 말에 그가 아파할 것을 생각하면 제가 더 아파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렇게 강하게 말하는 것을 좋아하지도 않고,
그렇게 말하는 사람을 좋아하지도 않습니다.
그런데 오늘 주님께서는 평화를 주러 오신 것이 아니라
사람 사이에, 그것도 가까운 사람 사이에 분열을 주러 오셨다고 하시며
제게 관계가 깨지는 것, 분열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하십니다.
물론 이 분열은 애덕이 부족하여 관계가 깨지는 죄스런 분열이 아니라
하느님 뜻에 반하는 관계적 평화 그러니까
하느님 뜻에 어긋나는 줄 뻔히 알면서도 관계가 깨지는 것이 두려워
거짓 평화를 유지하는 게 아니라 과감히 관계를 깨는 의로운 분열이지요.
그러니까 주님께서는 오늘 저에게 네 인간적 성향 차원에서는
두려워 결코 하지 못하는 관계의 분열을 하느님 뜻을 실현하기 위한
신앙 차원에서는 분열을 피하지 말고 할 말을 하라고 하시는 것입니다.
인간적인 성향으로 안 되는 것을 그러면 어떻게 할 수 있습니까?
그런데 이것은 어리석은 질문이지요.
인간적으로 성향상 안 되는 것이면 신앙적으로 해야 하는 것이고,
그것은 또 사랑으로 하고 하느님의 힘으로 하는 것이지요.
오늘 주님께서 분열을 주러 왔다고 하기 전에 불을 지르러 왔다고 하시는데
바로 그것입니다. 사랑을 하면 두려움이 없지만
사랑 중에서 성령의 사랑이 불타오르면 인간적인 두려움을 불사르고
하느님의 예언자가 되어 분열을 두려워하지 않고 예언을 하게 될 것입니다.
오늘 주님께서 "그 불이 이미 타올랐으면 얼마나 좋으랴!"고 하시는데
진정 그 불이 제 안에서 타오르기를 저도 바라고 비는 오늘입니다.
강론하셨는지 비교하면 더욱 풍성한 내용을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올립니다.^♡^
(싸우는 것도 힘이 있어야)
http://www.ofmkorea.org/278840
18년 연중 제29주간 목요일
(영적인 불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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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 연중 제29주간 목요일
(화이부동和而不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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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을 뛰어넘는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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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연중 제29주간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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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 연중 제29주간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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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룩한 분열, 맞불을 질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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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충만하신 그리스도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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