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의 수요일-2012
“주 너의 하느님께 돌아오너라. 그는 너그럽고 자비로운 이.”
올해도 사순절을 맞이하였습니다.
그런데 수십 년을 지냈는데도
사순절을 맞이하는 것은 매번 부담스럽고 올해도 부담스럽습니다.
이렇게 사순절을 맞이하고 보내는 나를 하느님께서 좋아하실까요?
그런데 왜 부담스러울까 생각해보니
사순 시기가 단식이니 회개니 하는 잿빛 색깔이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사순 시기 첫날이 재를 머리에 얹는 재의 수요일이 아닙니까?
그런데 재계와 단식을 사순 시기의 목표로 삼지 말고
주님께로 돌아가는 것을 목표로 삼으면 어떨까요?
무엇의 실천이 아니라 하느님께로 돌아가는 것,
하기 싫은 무엇을 하는 게 아니라 사랑하는 하느님께 돌아가는 겁니다.
그렇다면 문제는 하느님을 얼마나 사랑하느냐이겠습니다.
사랑하는 만큼 돌아가고픈 갈망이 클 겁니다.
사랑하는 만큼 돌아가는 길이 기쁘고 즐거울 겁니다.
사랑하는 님 만나기 위해서면 하던 일 그만두는 거 어렵지 않습니다.
사랑하는 님 만나기 위해서라면 못할 게 뭐겠습니까?
얼마 전 젊은이들과 뷔페를 같이 먹었습니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외식하러 가면 무엇을 먹을지 고르는 것이 괴롭고,
맛있는 것을 먹어도 예전처럼 그리 맛있지 않아
숫제 집에서 먹는 것이 편하고 좋은 저이다보니
맛을 그렇게 즐기는 그들의 싱싱하고 푸르름이 너무 아름답고,
왕성한 식욕과 엄청 먹을 수 있는 그들의 위대胃大함에 놀랐습니다.
그리고 젊은 사람들이 잘 먹는 것만 봐도 흐뭇해하시던
옛날 어르신들의 그 마음이 너무도 이해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젊은이들이 연애를 하게 되면
사랑하는 사람에게 잘 보이려고 그 좋아하는 것을 절제합니다.
아니, 잘 보이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사랑하는 사람을 기쁘게 해주기 위해서이지요.
아름답게 자신을 가꾸는 것은
사랑하는 사람에게 부합하기 위한 사랑의 단장 말입니다.
사순 시기 재계와 단식도 하느님 사랑을 위한 영적 다이어트입니다.
시편과 성녀 글라라가 말씀하시듯 사랑하는 님에게 맞갖게
덕으로 자신을 가꾸고 치장하라는 것인데
그 덕행들 중의 하나가 재계와 단식입니다.
그러므로 단식, 그거 사랑입니다.
기도만 사랑이 아니고,
자선행위만 사랑이 아니고,
재계와 단식도 사랑입니다.
사순 시기에 우리가 실천하는,
그래서 사순 시기를 시작하는 오늘 복음에서 들은 세 가지 실천,
기도,
자선,
단식은 다 사랑입니다.
사랑 아니면 굳이 할 필요 없습니다.
억지로 하는 기도, 주님 원치 않으시고,
아까워하며 하는 자선, 주님 원치 않으시고,
인상 찌푸리고 하는 단식, 주님 원치 않으십니다.
강론하셨는지 비교하면 더욱 풍성한 내용을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올립니다.^♡^
http://www.ofmkorea.org/321970
19년 재의 수요일
(Coram Deo/ 하느님 앞에서)
http://www.ofmkorea.org/199308
18년 재의 수요일
(<의지의 사랑>과 <은총의 사랑>)
http://www.ofmkorea.org/117847
17년 재의 수요일
(자유롭게 배반하고 자유롭게 사랑하라고.)
http://www.ofmkorea.org/99485
16년 재의 수요일
(<Coram Deo>, 하느님 앞에서)
http://www.ofmkorea.org/86839
15년 재의 수요일
(축제와 절제)
http://www.ofmkorea.org/74983
14년 재의 수요일
(무정란, 곤달걀이 아니 되도록)
http://www.ofmkorea.org/60712
13년 재의 수요일
(타고 남은 죄)
http://www.ofmkorea.org/50852
12년 재의 수요일
(잿빛 아닌 사랑 빗깔)
http://www.ofmkorea.org/5591
11년 재의 수요일
(타서 재가 되도록)
http://www.ofmkorea.org/4947
10년 재의 수요일
(사순시기를 시작하며)
http://www.ofmkorea.org/3662
09년 재의 수요일
(은총의 때)
http://www.ofmkorea.org/21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