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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저희가 아버지를 뵙게 해 주십시오.

저희에게는 그것으로 충분하겠습니다."

 

오늘 필립보의 말은 하느님을 뵙게 되면 그것으로 충분하다는,

그러니까 더 바랄 것이 없을 거라는 뜻인데

그것이 쉽지 않아서 그렇지 하느님을 뵙기만 하면

정말 그럴 거라고 저는 믿고 또 그렇게 되길 바랍니다.

 

사실 우리가 하느님 아닌 다른 것에 한눈을 파는 것은

하느님으로 충분하지 않아서가, 더 바라는 무엇이 있어서가 아닙니다.

 

그런 것이기보다는 하느님을 뵙지 못하고,

그래서 충만하지 못하니 그 대신 다른 것으로 만족하려는 거지요.

 

소위 대리만족이라는 것이 이것이고,

우상 숭배라는 것이 이것입니다.

 

하느님을 뵙고 하느님으로 충만한 사람 그러니까 충분히 만족한 사람은

더 이상 다른 만족은 거들떠보지도 않을 터인데 뵙지 못하니

불충분하지만 다른 것에서라도 대신 만족을 얻으려는 것이고,

그러기에 대리만족을 이것저것에서 찾지만 늘 불만이기 마련이지요.

 

그런데 우리에게는 하느님 말고도 대리만족할 것이 있기에,

하느님을 뵙고 하느님으로 만족하려고 하지 않는 측면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것으로 만족하려다 만족치 못하고 다른 것으로 옮아가고,

그것으로 만족하려다 만족치 못하고 또 다른 것으로 옮아갈지언정

다른 것으로 대리만족하는 것이며 하느님을 찾지 않는 것입니다.

 

우물가의 사마리아 여인이 그 대표지요.

이 여인은 남자가 다섯이나 되었지만

그 누구에게서도 만족을 충분히 얻지 못했고 그래서 늘 목말랐는데

그러다가 자기에게 다가오신 예수님을 만나 그 갈증을 풀었습니다.

 

그런데 그녀만 운이 좋았던 것인가요?

아니면 우리가 그에게서 배워야 할 것이 있는가요?

 

물론 그녀가 운이 좋았던 것인데 실은 그녀만 운이 좋은 것이 아닙니다.

우리에게도 주님께서 다가오는 기회가 많이 있었고 또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녀처럼 계속 목말라하지 않고

적당히 이 사람으로 또는 이것으로 만족하자고 하며

더 이상 참 만족을 찾아 하느님에게까지 올라가지 않는 것입니다.

 

적당히 만족할 줄 아는 것이 욕심부리지 않는 것처럼 우리는 생각하고,

그것이 또 영성 생활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우리에게는 있습니다.

 

그런데 하느님이라는 존재를 아예 모른다면 모를까,

우리처럼 하느님이라는 존재를 들어서 아는 사람은

그 하느님을 뵈올 때까지 오늘 필립보처럼 뵙게 해달라고 해야 합니다.

 

들어서 아는 하느님을 눈으로 뵈올 때까지 예수님께서 너는 이미 보았다고

아무리 말씀하셔도 나는 아직 못 봤으니 뵙게 해달라고 졸라야 합니다.

 

그리고 프란치스코의 다음 말씀을 자주 마음에 되새겨야 하겠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충만한 선, 모든 선, 완전한 선, 참되시고 으뜸 선이신

우리 창조주이시고 구세주이시고 구원자이시며 홀로 진실하신 하느님

외에는 다른 아무것도 우리는 원하지도 말고 바라지도 말며,

다른 아무것도 마음에 들어 하지도 즐거워하지도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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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rofile image
    홈페이지 용서받은죄인 2021.05.01 05:35:00
    신부님의 말씀을 같은 전례시기에는 어떻게 묵상하고
    강론하셨는지 비교하면 더욱 풍성한 내용을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올립니다.^♡^
  • profile image
    홈페이지 용서받은죄인 2021.05.01 05:34:14
    20년 부활 제4주간 토요일
    (배척을 받아도)
    http://www.ofmkorea.org/348425

    19년 부활 제4주간 토요일
    (받아서 충만하고 해서 충만한)
    http://www.ofmkorea.org/218251

    18년 부활 제4주간 토요일
    (상책)
    http://www.ofmkorea.org/121370

    17년 부활 제4주간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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