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람의 마음을 아시는 주님, 이 둘 가운데에서 주님께서 뽑으신
한 사람을 가리키시어,유다가 제 갈 곳으로 가려고 내버린 이 직무,
곧 사도직의 자리를 넘겨받게 해 주십시오.”
강론을 오래 하다 보니 마티아 사도 축일 강론도 이제 새로운 강론은
더 이상 나오지 않을 것 같아 끙끙대고 있는데
문득 이런 성찰을 하게 되었습니다.
마티아는 뽑혔는데 둘 중 뽑히지 못한 요셉은 행복에서 미끄러진 존재인가?
마티아는 주님의 사랑을 받은 것이고 요셉은 주님 사랑에서 제외된 것인가?
그런 것이 아니라면 마티아가 뽑힌 것의 의미는 무엇인가?
제가 누누이 얘기하지만 이런 경우 우리가 흔들리지 말아야 할 믿음은
하느님의 사랑은 누구에게나 똑같다는 것이고 차별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마티아를 더 사랑해서 뽑으시고
요셉은 덜 사랑해서 뽑지 않으신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생각할 수 있는 것이 마티아가 사도로 뽑힌 것이 그에게
영광스러운 것일 수 있지만 꼭 더 사랑받은 건 아니라는 점입니다.
하느님은 마리아나 마티아나 우리나 더 사랑해서 뽑으시는 것이 아니라
직무에 쓰시려고 뽑으시는 것입니다.
마리아는 주님의 어머니 직분을 다하도록,
마티아는 주님의 사도직 직분을 다하도록
그리고 우리는 주님의 어떤 직분을 다하도록 뽑으시는 것입니다.
그러니 하느님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그 직무에 뽑히는 것을 싫어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우리 중에 어떤 사람은 단체장에 뽑히는 것을 싫어하지요.
돈과 시간만 뺏길 뿐 아니라 애는 애대로 쓰고
사람들로부터 욕만 먹는 것이 싫은 겁니다.
하느님을 사랑하지 않고 사람의 칭찬이나 인정이나 사랑을
받으려는 사람이 이런 직무와 책임을 좋아할 리 없습니다.
그러니 뽑히는 것의 의미 여부는 우리에 대한 하느님 사랑 여부가 아니라
하느님께 대한 우리 사랑 여부에 달린 것입니다.
우리가 하느님을 사랑하면 주님의 직무에 뽑히는 것이 영광스러울 것이고,
사랑치 않으면 앞서 봤듯이 귀찮기만 할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하느님 사랑을 의심치 않고 우리도 하느님을 사랑한다면
직무 수행자로 뽑혀도 좋고 안 뽑혀도 좋을 것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저도 하느님을 사랑하는 것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왜냐면 저는 제가 사제직에 뽑힌 것에 감사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제가 이런 얘기를 자랑처럼 하는 이유는 며칠 전 어떤 신자로부터
미사 드리는 것을 싫어하고 가톨릭 교리와도 충돌하는 사제,
그래서 사제생활 내내 신자들과 충돌하는 사제 얘기를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저는 사제라면 당연한 것이지만 미사 봉헌하는 것을 기뻐하고,
특히 코로나 상황 때문에 미사에 참여할 수 없는 신자분들이 원할 때
하루에도 몇 번 기꺼이 미사를 드려드리는데 이것은 제가
하느님과 이웃을 사랑하고 있다는 분명한 표시일 것입니다.
아무튼, 마티아 사도는 처음부터 사도로 뽑히지 않았지만
줄곧 주님과 동행했다는 것을 보면 사도의 직무를 받지 않았을 때나
직무를 받았을 때나 주님을 떠나지 않고 기쁘게 직무를 수행한 우리의
본보기인데 이런 사도를 우리에게 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리는 오늘입니다.
강론하셨는지 비교하면 더욱 풍성한 내용을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올립니다.^♡^
(모든 선출은 다 하느님의 선출)
http://www.ofmkorea.org/350374
19년 성 마티아 사도 축일
(땜장이 영성)
http://www.ofmkorea.org/217401
18년 성 마티아 사도 축일
(완전한 공동체란?)
http://www.ofmkorea.org/122325
16년 성 마티아 사도 축일
(사랑 안에 머물리라.)
http://www.ofmkorea.org/89512
15년 성 마티아 사도 축일
(공동체를 완전케 하는 소중한 나)
http://www.ofmkorea.org/78107
13년 성 마티아 사도 축일
(세상에서 뽑히어 다시 세상으로)
http://www.ofmkorea.org/53466
11년 성 마티아 사도 축일
(빈 자리를 채워라!)
http://www.ofmkorea.org/5073
10년 성 마티아 사도 축일
(나를 아시는 주님, 주님을 아는 나)
http://www.ofmkorea.org/4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