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신교 신자가 죽으면 소천召天하였다고 합니다.
하느님께서 하늘로 부르셨다는 뜻입니다.
참 아름다운 표현입니다.
이에 비해 우리가 오늘 축일로 지내는 승천은 하느님 부르심보다는
예수께서 하늘로 오르심을 더 강조하는 표현인 것 같이 느껴집니다.
그리고 여기에 반드시 따라붙는 말이 '죽음을 이기고'입니다.
그렇습니다.
이 '죽음을 이기고' 하늘로 오르는 것이 아니면
예수께서 하늘로 오르신 것은 땅에 있는 우리와의 이별 이상의 의미가 없고,
더 심하게 폄하하면 우리를 땅에 버려두고 당신만 오르신 것밖에 안 됩니다.
그리고 예수님만 죽음을 이기고 하늘로 오르시고 우리하고는 상관이 없다면
이 또한 우리는 여전히 죽음으로 끝나는 허무한 인생이기에 의미 없습니다.
그래서 주님께서는 승천하시기 전 당신은 아버지께로 가시는 것이며
그것은 아버지의 집에 우리를 위한 자리를 마련하러 가신다고 하셨지요.
문제는 이것을 우리가 믿느냐는 것이고
더 중요한 것은 우리가 이것을 희망하느냐 그것입니다.
우선 믿느냐, 믿지 않느냐의 문제인데
한 마디로 이것을 믿지 않는다면 예수님을 믿을 필요가 없습니다.
구원이 아닌, 이 세상에서의 행복만을 위해서라면 한국 사람인 우리가
굳이 예수를 믿을 필요가 없고 부처를 믿는 것이 나을 것입니다.
예수님은 행복을 얘기하면서 현재의 행복과 미래의 구원을 다 말씀하셨지요.
영으로 가난한 사람은 하느님 나라를 소유하기에 행복하다고 하실 때는
'지금 여기에서' 이미 시작된 하느님 나라의 행복을 약속하시고,
지금 슬퍼하는 사람은 웃게 될 것이라고 하실 때는
죽고 난 뒤의 하느님 나라에서 영원한 행복의 구원을 약속하신 것이었지요.
이렇게 말씀하신 예수님을 믿는 사람이 그리스도인이고
이것을 믿을 수 없다면 앞서 말씀드린 대로 그리스도인이 될 필요 없습니다.
다음은 하느님 나라를 희망하느냐의 문제입니다.
이 세상 삶이 전부이고 죽고 난 뒤의 저 세상은 꿈도 꾸지 않는다면
주님도 주님의 믿기 어려운 부활 신앙도 굳이 믿을 필요도 없겠지요.
사실 예수께서는 당신의 구원은 이 세상 구원이 아님을 명확히 하셨습니다.
부자 청년은 영원한 생명을 얻고 싶다면서 주님 따르기를 원치 않았습니다.
이 세상에서 자기가 지닌 부와 자기 가족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천년만년 사는 것이 그가 생각한 영원한 생명이었기 때문입니다.
한가위 때 읽는 부자의 비유에서 부자는 곳간을 늘리면서 이 세상에서
평생 살고자 했지만 하느님은 그날 세상을 떠나게 될 거라고 하십니다.
이렇게 주님께서 말씀하시는 구원과 영원한 생명이란
이 세상을 초월하고 죽음까지도 초월하는 것이었지요.
그래서 오늘 본기도와 감사송과 두 번째 독서는 천국의 희망을 노래합니다.
"머리이신 그리스도께서 영광스럽게 올라가신 하늘나라에
그 지체인 저희의 희망을 두게 하소서."
"주님께서 으뜸이며 선구자로 앞서 가심은
당신 지체인 저희도 희망을 안고 뒤따르게 하심이옵니다."
"그분의 부르심으로 여러분이 지니게 된 희망이 어떠한 것인지,
성도들 사이에서 받게 될 그분 상속의 영광이 얼마나 풍성한지
여러분이 알게 되기를 빕니다."
우리의 희망은 이러한 것이지만 우리의 사랑은 세상에로 향해야 합니다.
오늘 사도행전에서 천사는 하늘만 쳐다보지 말라고 하고 복음의 주님께선
승천하시며 모든 민족들에게 복음을 전하라고 파견하셨기 때문입니다.
희망은 하늘에 두되 사랑은 땅에 두라는 얘기이고,
마음은 하늘로 향하지만 몸은 세상을 부지런히 다니라는
가르침을 받는 오늘 우리입니다.
강론하셨는지 비교하면 더욱 풍성한 내용을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올립니다.^♡^
(승천은 파견이다.)
http://www.ofmkorea.org/354101
19년 주님 승천 대축일
(우선은 세상으로, 다음에 하늘로)
http://www.ofmkorea.org/223458
18년 주님 승천 대축일
(떠나가신 것이 아니라 앞서 가신 주님)
http://www.ofmkorea.org/122240
17년 주님 승천 대축일
(희망은 하늘에, 사랑은 땅에!)
http://www.ofmkorea.org/104268
16년 주님 승천 대축일
(하늘을 보았으면 세상으로 나아가라!)
http://www.ofmkorea.org/89350
15년 주님 승천 대축일
(살아있는 복음으로, 걸어가는 복음으로)
http://www.ofmkorea.org/78222
14년 주님 승천 대축일
(기도는 하느님께로, 사랑은 세상에로)
http://www.ofmkorea.org/62204
13년 주님 승천 대축일
(바늘 가는 데 실 가듯)
http://www.ofmkorea.org/53432
12년 주님 승천 대축일
(승천, 집착 끊기)
http://www.ofmkorea.org/5848
10년 주님 승천 대축일
(승천은 위임.)
http://www.ofmkorea.org/4007
09년 주님 승천 대축일
(극단적 가정법)
http://www.ofmkorea.org/2565
08년 주님 승천 대축일
http://www.ofmkorea.org/1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