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창세기는 하느님께서 길손의 모습으로 아브라함과 하와를
찾아오시어 하와가 잉태하여 아이를 낳을 것이라고 말씀하시고 이에
하와가 "이렇게 늙어 버린 나에게 무슨 육정이 일어나랴?"하며 웃자
하느님께서 "너무 어려워 주님이 못 할 일이라도 있다는 말이냐?"며
나무라시는 내용입니다.
이에 비해 오늘 복음은 자기 종의 병을 고쳐주십사고 청하는 백인 대장에게
주님께서 "내가 가서 그를 고쳐 주마." 하시자 백인 대장이 "주님, 저는
주님을 제 지붕 아래로 모실 자격이 없습니다. 그저 한 말씀만 해 주십시오.
그러면 제 종이 나을 것입니다."라는 그 유명한 대답을 하고 그러자
주님께서 "이스라엘의 그 누구에게서도 이런 믿음을 본 일이 없다."고
칭찬하시는 내용, 아주 훈훈한 대화가 오가는 내용입니다.
참으로 불신과 믿음이 대조가 되는 사라와 백인 대장의 얘기입니다.
그렇긴 하지만 사라의 불신도 이해가 안 되는 것은 아니고,
그렇게 비난받을 것도 아닙니다.
사라도 그렇게 얘기하시는 분이 하느님이시라는 것을 알았다면,
하느님께서 직접 나타나시어 말씀하시는 것임을 알았다면 믿었을 겁니다.
사실 우리도 하느님께서 나타나시어 말씀하시면 다 믿을 것입니다.
그리고 하느님께는 너무 어려워 못할 일이 없다는 것도 다 압니다.
성모 마리아의 예수님 잉태 때 가브리엘 천사가 한 말이 그렇지요.
"하느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다."
그렇지요. 하느님은 전능하시고,
하느님에게 불가능한 것이 없다는 것은 우리가 머리로 다 압니다.
그러나 믿음은 머리로 아는 것을 넘어서는 전 존재적인 것이지요.
사라가 믿지 못하는 또 다른 근본적인 이유는 체념했기 때문입니다.
체념이란 희망을 꺼버리는 것인데 이제 나이를 먹어 아이를 낳는 것은
다 글러 먹었다고 희망을 버렸기에 절실함도 믿을 일도 없게 됐던 것이지요.
물에 빠지면 지푸라기라도 잡는다고 하잖아요?
이성적으로는 지푸라기는 아무 소용없고 믿을 것이 못 되지만
절체절명의 순간에는 그 지푸라기에 일말의 희망을 걸고 믿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믿으니까 희망을 걸기도 하지만
희망을 두기에 믿는 것이기에 희망과 믿음은 이처럼 상호적인 것입니다.
그런데 희망과 믿음만 상호적인 것이 아닙니다.
사랑과 희망도 상호적입니다.
사랑하지 않으면 희망을 가지지도 않지요.
사랑하는 아들이 죽게 되었고 의사가 더 이상 희망이 없다고 할 때 아버지는
이제 아들을 보내주자고 하지만 엄마는 끝까지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데 그것은 아버지보다 엄마가 아들을 더 사랑하기 때문이듯
사랑이 희망을 하게 하고 사랑할수록 희망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오늘 복음의 백인 대장은 종을 사랑했기에
종을 살릴 방법을 찾았고 살릴 수 있다는 희망을 꺾지 않았으며,
그래서 주님을 믿었던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 모두 나이를 먹어가면서
그리고 이미 늙었다고 생각이 들 때 사라를 생각할 것입니다.
그가 이사악을 임신할 때 그의 나이는 89 세였습니다.
그러니 우리도 나이먹었다고 체념해서는 안 됩니다.
앞서 봤듯이 체념은 우리의 신망애 삼덕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희망은 우리가 희망을 포기하는 순간 날아가 버리고 사라지는 것입니다.
우린는 세월의 순종도 해야지만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는 데 있어서는 나이를 생각지 말 것입니다.
강론하셨는지 비교하면 더욱 풍성한 내용을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올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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