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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구약 판관 시대 주변 이방인들이 왕을 두고 있는 것을 부러워하여

자기들도 왕을 세우려고 하는 이스라엘에 대해 얘기를 하며

왕이란 필요악이라는 취지로 강론한 적이 있지요.

 

그런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정치 지도자와 종교 지도자 중에 누가 더 필요악일까요?

물론 둘 다 나쁜데 그 경우 누가 더 나쁘냐는 것이지요.

 

제 생각에 왕보다 성직자가 더 나쁘고 더 악입니다.

정치 지도자는 백성을 이 세상에서 불행케 하는 데 그치지만

종교 지도자는 이 세상에서부터 저 세상까지 불행케 하기 때문입니다.

 

그저께 복음에서 주님께서는 당대 종교 지도자들을 꾸짖으시며

자기도 천국에 가지 못하고 남도 천국 가지 못하게

문을 잠가버리는 자들이라고 하셨는데

이것보다 더 혹독한 꾸짖음이 어디 있겠습니까?

 

사실 이런 성찰을 저를 비롯한 종교 지도자들이 한다면

자기가 그런 존재라는 것이 두려움을 느낄 것이고 그래서

자기 직분에 합당한 선과 성스러움이 없음을 뉘우치며

겸손하게 고백할 것이고 위선은 꿈도 꾸지 못할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성직자들에게 자기 직분에 대한 겸손한 성찰과 두려움이 있다면

바오로 사도가 테살로니카 신자들에게 한 것처럼 할 것입니다.

 

주님께서 당대 종교 지도자들이 무거운 짐을 사람들 어깨에 올려 놓고

자기들은 손도 까딱않으며 염불에는 관심없고 젯밥에만 관심있다고

나무라시는 데 비해 오늘 바오로 사도는 이렇게 얘기합니다.

 

"여러분은 우리의 수고와 고생을 잘 기억하고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여러분 가운데 누구에게도 폐를 끼치지 않으려고

밤낮으로 일하면서, 하느님의 복음을 여러분에게 선포하였습니다."

 

바오로 사도는 복음을 선포하면서도 폐가 되지 않으려고

손수 일하였다는 얘기를 여러 차례 하였지요.

 

사실 신자들이 얼마나 힘들게 사는지 아는 성직자라면

신자들 어깨에 짐을 더 올려놓지 않음은 물론

자기를 위해서 이런저런 요구를 하지 않을 것이며

할 수 있는 한 가난하고 수고하며 살려고 할 것입니다.

 

바오로 사도는 또 자기와 동료들이 경건하고 의롭게

또 흠 잡힐 데 없이 처신하면서 아버지가 자녀들을 대하듯

신자들을 대했다고 자기들의 경건하고 점잖은 처신에 대해서도 얘기합니다.

 

이런 바오로에 비해 저를 포함한 많은 성직자들이 신부 곧

신적인 아버지로서의 품위를 생각지 않고 세속화된 세상에

똑같이 세속화된 사제로서 살아가고 있음이 많이 부끄럽습니다.

 

그리고 바오로 사도가 그렇게 처신했기 때문이겠지만

바오로 사도는 신자들에 대해 하느님께 감사드리며

다음과 같이 얘기하는데 신자들이 많이 부럽습니다.

 

"우리가 전하는 하느님의 말씀을 들을 때,

여러분이 그것을 사람의 말로 받아들이지 않고

사실 그대로 하느님의 말씀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입니다."

 

사실 오늘날 사제와 신자들의 관계가 이런 관계이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사제들은 가난하고 경건하게 살며 하느님 말씀을 선포하고

신자들은 그것을 사람의 말이 아니라 하느님 말씀으로 받아들이는.

 

그래서 오늘 복음의 주님 말씀과 사도 바오로의 복음 선포에 비춰

저를 성찰하고 부끄러워하면서도 바오로 교회를 부러워하는 오늘 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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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rofile image
    홈페이지 용서받은죄인 2021.08.25 05:52:17
    신부님의 말씀을 같은 전례시기에는 어떻게 묵상하고
    강론하셨는지 비교하면 더욱 풍성한 내용을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올립다.^♡^
  • profile image
    홈페이지 용서받은죄인 2021.08.25 05:51:31
    20년 연중 제21주간 수요일
    (행복 착각, 착각 행복)
    http://www.ofmkorea.org/378601

    19년 연중 제21주간 수요일
    (그 복에 덕을 보는)
    http://www.ofmkorea.org/257952

    17년 연중 제21주간 수요일
    (위선의 불행)
    http://www.ofmkorea.org/110520

    15년 연중 제21주간 수요일
    (사랑하는 사람은 위선하지 않는다.)
    http://www.ofmkorea.org/81769

    13년 연중 제21주간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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