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971 추천 수 0 댓글 3
매일미사 말씀 보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당신께서 지혜를 주지 않으시고,
그 높은 곳에서 당신의 거룩한 영을 보내지 않으시면,
누가 당신의 뜻을 깨달을 수 있겠습니까?”

오늘 지혜서의 말씀을 요약하면
하느님의 뜻을 깨닫는 지혜는 성령의 지혜이며
성령의 지혜는 세상의 이치조차 알지 못하는,
우리의 무지를 아는 겸손한 사람에게 주어진다는 것입니다.

성철 스님이 돌아가시고 난 뒤 한동안
“물은 물이고, 산은 산이다.”는 말이 회자되었습니다.
이 말은 너무도 당연한데도 집착을 하는 어리석은 사람에게는
물이 물이 아니고, 산이 산이 아님을 일깨우는 말이었지요.
소크라테스의 말도 그러합니다.
“너 자신을 알라!”
무릇 모든 인간은 자신을 알아야 하지요.
자기가 자기도 모른다면 말이 되겠습니까?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자기를 잘 모릅니다.
자기가 가지고 있는 돈이 통장에 얼마나 되는지는 잘 알지만
자기가 가지고 있는 선이 얼마나 되는지,
자기가 가지고 있는 사랑이 얼마나 되는지,
자기가 가지고 있는 능력이 얼마나 되는지 모릅니다.

문제는 이렇게 자기를 잘 모르기에 착각을 한다는 것입니다.
자기가 선할 뿐 아니라 선의를 가지고 있다고 착각하고
모두를 사랑할 만한 사랑을 가지고 있다고 착각하고
무엇이든 할 수 있지 않을까 착각을 합니다.

제가 젊었을 때 그런 착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감히 예수님을 따르고, 프란치스코를 따르겠다고 나섰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그때도 저는 감히 말했습니다.
나는 시시하게 한 사람을 사랑하여 한 사람에게 매이지 않고
모두를 사랑하고
모두를 사랑하신 예수님과 프란치스코를 따르겠다고.
그런데 한 두 해 노력했는데도 안 될 때는
아직 노력이 부족해서 그런 것이라고 생각하고
더 노력하기로 마음을 먹었는데
5년, 6년이 되어도 안 되고 7년, 8년이 되어도 안 되니
노력의 문제가 아니라 나의 자질의 문제임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9년 만에 주님 따르기를 포기하고 수도원을 나왔습니다.

그때 깨달았습니다.
저의 선이라고 하는 것이 얼마나 보잘 것 없는지를,
사랑은 또 어떻고, 능력은 얼마나 형편없는지를.
그런데 깨달았다는 것은 머리로 깨달았다는 것이 아닙니다.
그전에도 제게 선과 사랑과 능력이 없다는 것을 머리로 알았지만
인정하고 싶지 않은 것을 이제 마음으로부터 인정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깨달음은 자신에 대한 깨달음으로 그치지 않습니다.
더 나아가서 주님을 따른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
주님을 따른다는 것은 모든 것을 버려야 하고
또 자기 십자가를 져야 한다는 것도 확실히 깨닫습니다.
그리고 모든 것을 버린다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자기 십자가를 지는 것은 또 얼마나 힘든지 깨닫습니다.
그리고 모든 것을 버리고 십자가를 지기에는
자기의 선과 사랑과 능력이 한참 부족함을 깨닫습니다.

그러니 오늘 복음의 비유처럼 잘 따져봐야 합니다.
주님 뜻을 따르는 것을 포기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오늘 복음을 보면 “먼저 앉아서”라는 말이 두 번 나옵니다.
집짓기 전에 완공할 수 있을지 “먼저 앉아서” 계산해 보고,
전쟁을 벌이기 전에 이길 수 있을지 “먼저 앉아서” 헤아리라고 합니다.
급히, 대충 따지는 것이 아니라 신중히 잘 따지라는 것이지요.

그리고 그런 다음이 문젭니다.
이렇게 잘 따져서 나의 선과 사랑과 능력이 부족함을 알게 되었을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제가 그랬던 것처럼 포기해야 합니까?
그것은 주님의 뜻이 아니고,
주님의 뜻을 아는 것이 아닙니다.
주님의 뜻을 안다면 포기해서는 안 됩니다.

주님의 뜻은 포기하라는 것이 아니라 따르라는 것이요,
자기 힘으로 하라는 것이 아니라 자기의 모든 힘을 빼라는 것이요,
자기 사랑으로 십자가를 지는 것이 아니라
성령의 사랑으로 십자가를 지라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자기의 선의와 사랑과 능력으로 주님을 따르려 했는데
이것이 자기 착각에서 비롯된 어리석음이라면
이제는 자기의 가난을 깨닫고 하느님의 선과 사랑과 능력으로
주님을 따라야 함을 깨닫는 것이 성령의 지혜임을
오늘 독서와 복음은 우리에게 가르쳐줍니다.

성령의 지혜로 우리는 하느님의 뜻을 알고,
성령의 사랑으로 우리는 하느님의 뜻을 따라 십자가를 집니다.
이런 성령의 지혜와 사랑으로 십자가를 질 각오 없이 제자 될 생각,
주님 따라나설 생각 마라는 것이 오늘의 가르침입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 ?
    홈페이지 티모 2010.09.05 19:13:55
    "앉아서 잘" 자신의 처지를 깨닫고 하느님께 매달리는 것, 내가 아니라 내 안에 계시는 그분이 하시도록 맡기는 것이 바로 "힘을 빼는 것"임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그분의 영에 맡기는 삶을 주님께 청하며...
  • ?
    홈페이지 요셉 2010.09.05 19:13:55
    그렇습니다.

    그릇을 비워야 다른 것을 담을 수 있는 물리적 이치는
    영악하게 알아들어도 마음을 비워야 하느님의 은총이
    채워진다는 영적 가르침은 알아듣기가 왜, 그리 어려운지요?

    더 솔직히 말해서 하느님의 뜻을 몰라서 라기 보다는
    ‘우선 먹기는 곶감이 좋다’는 인간적인 고백이 더 맞는 말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진리를 깨닫기는 그 마만큼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제 자신 이 만큼 알아듣기까지도 지금까지 살아온
    삶의 과정이 저에게 필요한 은총의 시간이었다 싶습니다.
    한순간의 착각도, 일순간의 포기까지도,
    그래서 ‘돌아보면 발자국마다 은총이었네!’ 라는 말이 있는가 봅니다.
    고맙습니다.
  • ?
    홈페이지 뭉게구름 2010.09.05 19:13:55
    "자기의 가난을 깨닫고 하느님의 선과 사랑과 능력으로
    주님을 따라야 함을 깨닫는 것이 성령의 지혜입니다."

    주님께서 주시지 않으면 내가 할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내가 나도 잘 모르면서 너를 함부로 판단 하지도 않습니다.

    나는 없고 오직 우리 주님의 십자가 만이 있습니다.
    오랫 만에 어려운 숙제를 끝난 홀가분한 마음입니다
    오늘 당쇠 신부님의 말씀을 들으니.... 감사 드립니다..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07Sep

    연중 23주 화요일-힘의 법칙

    “군중은 모두 예수님께 손을 대려고 애를 썼다. 그분에게서 힘이 나와 모든 사람을 고쳐 주었기 때문이다.”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제자들 가운데서 12 사도를 뽑으시고 산 위에서 내려오시니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다는 얘깁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사람들이...
    Date2010.09.07 By당쇠 Reply1 Views1123
    Read More
  2. No Image 06Sep

    연중 23주 월요일-일어나 가운데 서라!

    “일어나 가운데로 서라.” 오늘 복음은 손이 오그라든 사람의 치유에 대한 얘깁니다. 손이 오그라든 사람과 율법학자, 바리사이들이 함께 있는 회당에 예수님께서 들어서시자 즉시 긴장이 형성됩니다.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은 예수님께서 어떻게 하시나 지켜...
    Date2010.09.06 By당쇠 Reply3 Views1035
    Read More
  3. No Image 05Sep

    연중 23주일 강론 - 예수님의 제자가 된다는 것.

    평화를 빕니다. 오늘의 복음은 제자가 되려는 사람들이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해서 말씀하시는 부분입니다. 독서에서는 먼저 하느님의 뜻이 인간이 알지 못하고 하느님에게서 오는 지혜를 통해서만 알 수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오늘 우리는 복음...
    Date2010.09.05 By任下 Reply0 Views1062
    Read More
  4. No Image 05Sep

    연중 제 23 주일-"앉아서 잘"

    “당신께서 지혜를 주지 않으시고, 그 높은 곳에서 당신의 거룩한 영을 보내지 않으시면, 누가 당신의 뜻을 깨달을 수 있겠습니까?” 오늘 지혜서의 말씀을 요약하면 하느님의 뜻을 깨닫는 지혜는 성령의 지혜이며 성령의 지혜는 세상의 이치조차 알지 못하는, ...
    Date2010.09.05 By당쇠 Reply3 Views971
    Read More
  5. No Image 04Sep

    연중 22주 토요일-사랑의 자유

    사랑의 자유. 오늘 복음은 안식일에 밀 이삭을 뜯어먹은 제자의 행위를 들어 안식일 법을 어겼다고 시비하는 바리사이들에게 다윗이 사제들만 먹게 되어있는 제사 빵을 먹은 것을 예로 들며 주님께서는 안식일 법보다 사람이 더 우선임을 말씀하십니다. “사람...
    Date2010.09.04 By당쇠 Reply2 Views883
    Read More
  6. No Image 03Sep

    연중 22주 금요일-새 포도주와 새 부대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 묵은 포도주를 마시던 사람은 새 포도주를 원하지 않는다. 사실 그런 사람은 ‘묵은 것이 좋다.’고 말한다.” 진보와 보수. 진보와 보수를 가르는 기준이 여러 가지이겠지만 옛 것이 좋다고 하며 지키려는 것이 보수라면 새...
    Date2010.09.03 By당쇠 Reply2 Views1230
    Read More
  7. No Image 02Sep

    연중 22주 목요일-베드로의 방주

    베드로의 방주. 오늘의 루카복음은 시몬과 첫 제자들이 부르심을 받는 얘깁니다. 그런데 주님께서 시몬과 첫 제자들과 인연을 만드시고 시몬을 엮어가는 과정이 자못 흥미롭습니다. 어제 시몬의 장모를 고쳐주신 주님께서는 시몬이 그물 손질을 하고 있던 겐네...
    Date2010.09.02 By당쇠 Reply1 Views1154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1160 1161 1162 1163 1164 1165 1166 1167 1168 1169 ... 1365 Next ›
/ 136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