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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편없는 농부.

오늘 복음은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입니다.
씨 뿌리는 사람이 씨를 뿌리는데,
씨가 길에도 떨어지고,
바위에도 떨어지고,
가시덤불에도 떨어지고,
좋은 땅에도 떨어져서
아무 열매를 맺지 못하기도 하고 많은 열매를 맺기도 한답니다.

이 비유에 대해 묵상할 때 과거에는
씨가 뿌려지는 곳들의 상태에 대해서만 봤는데
이번에는 씨 뿌리는 사람에 대해서 봤습니다.
왜냐면 이 복음의 제목이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형편없는 농부가 있습니까?
그 귀한 씨앗을 아무 데나 뿌리는 농부가 어디 있습니까?
하느님의 말씀을 이렇게 함부로 뿌려도 됩니까?

저는 가끔 입을 앙 다물 때가 있습니다.
저의 말을 그냥 흘려보내는 것 같으면 입을 꽉 다무는 것입니다.
이는 마치 “비와 눈은 하늘에서 내려와 그리로 돌아가지 않고
오히려 땅을 적시어 기름지게 하고 싹이 돋아나게 하여
씨 뿌리는 사람에게 씨앗을 주고 먹는 이에게 양식을 준다.
이처럼 내 입에서 나가는 나의 말도
나에게 헛되이 돌아오지 않고 반드시 내가 뜻하는 바를 이루며
내가 내린 사명을 완수하고야 만다.”는 이사야 말씀처럼
저도 감히 제 말이 허사가 되지 않고 싶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저의 자존심입니다.

그런데 저의 말이라는 것이 그리 대단치 않음에도
저는 알량한 자존심 때문에 이렇게 말을 아끼는데
정작 당신의 말씀은 완수하고야 돌아온다고 하시는 주님은
당신의 말씀을 낭비하십니다.

그런데 이렇게 당신의 말씀을 낮추는 하느님에게서
우리는 사랑을 봐야 합니다.
아버지와 달리 어머니는 잔소리가 많습니다.
잔소리가 입에 붙었다고 부정적으로 얘기하기도 하지만
어머니니까,
어머니의 사랑이니까 그렇게 줄기차게 잔소리를 할 수 있습니다.
대단한 말씀이 아니고 잔소리 취급을 받고
고귀한 말씀으로 우러름 받지 않고 낮은 소리로 짓밟힐지언정
말씀을 아니 할 수 없는 겸손이고 사랑입니다.
하느님의 말씀도 이러합니다.
듣지 않는 우리도 듣기를 바라시며 계속해서 말씀을 내리십니다.

이런 하느님의 말씀을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당연히 귀 기울여야 하고 우러러야 하지요.
그러나 그것도 하느님을 위해서가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을 위해서입니다.
하느님은 나를 위해 말씀하시지 당신을 위해 말씀하지 않으십니다.
그러기에 안 받아들이면 길바닥이나 돌밭처럼 내 손해고
받아들이면 좋은 땅처럼 많은 소출을 내기에 내 유익입니다.

왜냐면 하느님 말씀은 사실
소리가 아니고,
말도 아니고
사랑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하느님 말씀은
듣는 것이 아니라
보는(관상하는) 것이고
느끼는 것이고
누리는 것입니다.

그러니 하느님의 말씀을
잔소리로 듣는 사람은 불행하고
사랑으로 누리는 사람은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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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페이지 뭉게구름 2010.09.18 20:10:49
    사랑의 하느님을 알고 있으므로
    저는 무척이나 행복 합니다.

    맑은 밤 하늘에 환한 달이 둥글어 지고 있듯
    하느님의 사랑으로 나의 마음도 밝아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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