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840 추천 수 2 댓글 3
매일미사 말씀 보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다윗의 자손이시여, 저희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오늘 복음의 눈먼 이들은 주님께 쫓아오며 자비를 청합니다.

이것을 보면서 자비와 관련한 성찰을 해봅니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청원 기도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제일 좋아하는 청원 기도라고 했지만

2-30대 때는 제일 싫어하던 기도였지요.

자비를 달라는 제가 불쌍하다고,

더 나아가서 참 비참하다고 생각됐기 때문입니다.

 

그때의 저는 제가 불쌍한 것을 인정할 수 없었고,

하느님께도 그런 저를 인정하고 싶지 않을 정도로 교만했던 겁니다.

 

그런데 교만함, 이것이 참으로 불쌍하고 제일 비참한 것입니다.

육신의 눈이 먼 것은 교만함에 비교하면 불쌍한 것이 아닙니다.

왜냐고요?

 

첫째로 교만은 자기의 본모습이랄까 전모를 못보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그런데 참으로 모순입니다.

 

왜냐면 교만은 자기 밖에는 모르는 지독한 자기 집중인데

그렇게 자기를 보는데도 자기를 제대로 못 보기 때문이고,

제대로 못 보는 것은 자기의 죄와 비천함은 보기 싫어하고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보고 싶은 대로 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사람들 가운데서 자기 주제를 모르고 날뛰겠지요.

그러나 이것은 자기의 비참함과 비 구원을 모르고

자비를 청하지 않음에 비하면 사실 아무것도 아닙니다.

 

자기의 비참함과 비 구원을 보고 인정해야,

그리고 이 비참함과 비 구원은 자기 힘으로 극복할 수 없음을

인정해야 구원자에게 구원을 청하고 자비를 청할 텐데

인정치 않으니 그야말로 구제불능이지요.

 

그렇습니다. 교만은 자기만 보고 자기 밖에는 못 보게 합니다.

그런데 자기 밖에는 못 본다는 말은 자기의 안과 밖이 있는데

자기 밖에 수많은 사람이 있고 하느님이 계셔도 못 본다는 말입니다.

 

이것이 교만한 사람의 무시無視 현상입니다.

한자에서 무시를 그대로 풀이하면 시력이 없다는 뜻도 되고,

우리말의 업신여김의 뜻처럼 있는 것을 없다고 보는 뜻도 됩니다.

 

제 생각에 업신여김은 없이 여긴다는,

분명히 사람이 있는데도 투명 인간처럼 없이 여김의 준말입니다.

 

이것은 다른 존재에 대한 엄청난 폭력이요 죄이기도 하지만

있는 것을 보지 못하는 심각한 장애입니다.

 

이 장애는 인격적인 장애일 뿐 아니라 영적인 장애입니다.

인간 관계를 제대로 맺지 못하게 하는 것일 뿐 아니라

하느님을 믿을 수 없고 볼 수 없게 하기 때문입니다.

 

이에 비해 오늘 복음의 눈먼 이들,

오랫동안 눈먼 것 때문에 한껏 겸손해진 눈먼 이들은 주님을 믿었습니다.

 

주님께서 "내가 그런 일을 할 수 있다고 너희는 믿느냐?"하고 물으시자,

그들은 조금도 주저함 없이 ", 주님!"하고 대답합니다.

그들은 겸손하고 믿었기에 주님을 알아보고 주님의 능력을 알아본 것입니다.

 

그래서 육신의 눈이 멀었어도 주님을 알아본 그들이 부럽고

눈이 멀쩡해도 주님을 영적으로 보지 못하는 제가 오히려 부끄럽습니다.

 

그러나 그렇기에 오늘 눈먼 이들처럼 저 또한

"주님, 제게 자비를 베푸소서"라고 기도하는 오늘입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 profile image
    홈페이지 민엘리사벳 2021.12.03 09:45:52
    주님 제게도 자비를 베푸소서!
  • profile image
    홈페이지 용서받은죄인 2021.12.03 05:52:04
    신부님의 말씀을 같은 전례시기에는 어떻게 묵상하고
    강론하셨는지 비교하면 더욱 풍성한 내용을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올립니다.^♡^
  • profile image
    홈페이지 용서받은죄인 2021.12.03 05:51:31
    20년 대림 제1주간 금요일
    (주님 손의 작품인 우리들)
    http://www.ofmkorea.org/390371

    19년 대림 제1주간 금요일
    (어두운 현실도 보게 하시고 희망도 보게 하시는 주님)
    http://www.ofmkorea.org/295542

    18년 대림 제1주간 금요일
    (보고 있어도 보고 싶은 사랑이면)
    http://www.ofmkorea.org/172702

    16년 대림 제1주간 금요일
    (자비를 볼 수 있는 눈)
    http://www.ofmkorea.org/96330

    15년 대림 제1주간 금요일
    (당신 빛으로 빛을 뵙게 하소서!)
    http://www.ofmkorea.org/84845

    14년 대림 제1주간 금요일
    (끝 너머에는?)
    http://www.ofmkorea.org/72614

    13년 대림 제1주간 금요일
    (믿는대로 된다 함은 믿는 것을 허용하기에)
    http://www.ofmkorea.org/58296

    12년 대림 제1주간 금요일
    (능력의 주님이 아니라 사랑의 주님을)
    http://www.ofmkorea.org/44585

    11년 대림 제1주간 금요일
    (구원 마중)
    http://www.ofmkorea.org/5411

    09년 대림 제1주간 금요일
    (어둠에서 빛을 보는 내공을!)
    http://www.ofmkorea.org/3366

    08년 대림 제1주간 금요일
    (믿으니 보게 되었다!)
    http://www.ofmkorea.org/1927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07Dec

    대림 2주 화요일-끝까지 함께 가는 공동체인가, 우리는?

    오늘 복음의 비유에서 주인공은 길 잃은 양이 아닙니다. 목자가 찾아 헤매는 것이 길 잃은 양이니 주인공이기도 하지만 정확하게 얘기하면 목자가 주인공이고 공동체가 주인공입니다. 하나가 사라졌을 때 목자와 공동체가 어찌할 것인지에 대한 얘기입니다....
    Date2021.12.07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3 Views808
    Read More
  2. No Image 06Dec

    대림 2주 월요일-함께 찬양하는 일이 많아지기를..

    생각해 보면 주님께서 치유해주신 사람들이 참으로 많을 겁니다. 복음을 보면 여러 군데서 '모두 고쳐 주셨다'는 표현이 나옵니다.   그러니까 오늘 중풍 병자의 치유처럼 특별하게 언급되지 않은 치유 사건이 많다는 건데 그렇다면 모든 공관 복음이 오...
    Date2021.12.06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2 Views868
    Read More
  3. No Image 05Dec

    2021년 12월 5일 대림 2주일-터키 에페소 기도의집

    2021년 12월 5일 대림 2주일 오늘 복음에서 말하는 죄의 용서를 위한 회개의 세례를 통해 회개에 대해서 묵상하고자 합니다. 주님께서는 오늘 복음에서 마음의 광야에서 주님의 길을 준비하는 회개의 여정을 말씀하고 계십니다. ‘후회하다’, ‘보속하다’ 또는 ‘...
    Date2021.12.05 Category말씀나누기 By고도미니코 Reply0 Views268
    Read More
  4. No Image 05Dec

    대림 제2주일-마음의 문을 열어

    "너희는 주님의 길을 마련하여라. 그분의 길을 곧게 내어라."   오늘 광야에서 외치는 이의 소리인 세례자 요한은 우리에게 주님께서 우리에게 오실 길을 곧게 마련하라고 외칩니다.   그런데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퍼뜩 드는 느낌은 당황과 난감...
    Date2021.12.05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2 Views738
    Read More
  5. No Image 04Dec

    대림 1주 토요일-받는 것부터

    눈여겨 보신 분들은 즉시 눈치채셨겠지만 오늘 복음은 9장의 끝부분과 10장의 시작 부분이 이어진 것이고, 수확할 것에 비해 일꾼이 적으니 주인께 일꾼을 보내달라고 청하라는 말씀에 이어 주님께서 열두 제자를 파견하시는 내용입니다.   그러니까 일...
    Date2021.12.04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2 Views731
    Read More
  6. No Image 03Dec

    대림 1주 금요일-교만, 영적인 시각 장애

    "다윗의 자손이시여, 저희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오늘 복음의 눈먼 이들은 주님께 쫓아오며 자비를 청합니다. 이것을 보면서 자비와 관련한 성찰을 해봅니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청원 기도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제일 좋아하는 청원 기...
    Date2021.12.03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3 Views840
    Read More
  7. No Image 02Dec

    대림 1주 목요일-지금 당장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할 자

    "나에게 ‘주님, 주님!’ 한다고 모두 하늘 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이라야 들어간다."   오늘은 누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사람인지에 대한 얘기입니다. 이에 대해 저는 정말로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고 싶어...
    Date2021.12.02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2 Views862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363 364 365 366 367 368 369 370 371 372 ... 1372 Next ›
/ 1372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