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제 저녁 연수중인 형제들과 저녁을 하며
이 얘기 저 얘기 하던 중 한 형제가 좀 센 농담을 제게 했습니다.
이에 제가 기분이 나빠지는 것을 느꼈고 상대도 그것을 느꼈습니다.
그런데 그때보다 그러고 나서 기분이 더 나빠졌습니다.
그런 말에 기분이 상하는 제가 한심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오늘까지도 이런 저를 생각하며 성찰을 했는데
마침 오늘 복음의 여인이 주님으로부터 엄청난 모욕을 당하고서도
주님께 대한 믿음을 보이는 것을 보면서 저의 문제가 얼마나 큰지
다시 보게 되었고 그것을 보는 것이 너무도 쓰라렸던 겁니다.
아무튼, 저를 성찰한 결과 첫 번째 저의 문제는
그 정도의 말에 제가 아직도 영향을 받는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제가 '아직도'라는 말을 썼는데 이것이 제게 큰 실망입니다.
왜냐면 저는 자주 '준다고 다 받냐?' '상처를 준다고 상처를 받느냐?
싫으면 안 받으면 되지 왜 받느냐?' 뭐 이런 얘기를 자주 떠들고 다닌
저였는데 그런 제가 아직도 그런 말 하나에 영향을 받기 때문입니다.
더 나아가서 이 정도의 말로도 제가 영향을 받는다면
진짜 저를 무시하고 모욕하고,
그것도 저를 무너뜨리기 위해 의도적으로 그러한다면
저는 영향을 받는 정도가 아니라 존재가 무너질 것입니다.
성찰을 통해 발견한 저의 두 번째 문제는 저의 믿음 정도입니다.
그 형제의 농담이 아무리 셀지라도 저는 그것이 그 형제의 진심이 아니라는 것을
믿을 수 있었어야 했는데 순간이나마 그것이 진담이 아닌 것을 믿지 못한 겁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의 여인은 개에 비유되는 모욕적인 말을 듣고도
전혀 흔들리지 않고 주님의 사랑과 선을 믿었지 않습니까?
사실 오늘 복음의 여인은 그런 말을 겸손하게 받아들인 사람이라기보다는
그런 말을 듣고도 주님의 사랑과 선을 아주 굳게 믿은 믿음의 사람입니다.
물론 너무도 큰 겸손이 큰 믿음을 가능게 했을 테지만요.
아무튼, 저는 아무것도 아닌 농담 한 마디에 영향을 받았는데
전 같으면 허허 하고 넘어갈 수 있는 것을 이번에는 왜 영향을 받았을까요?
미풍에도 흔들리는 것은 미풍에도 흔들릴 만큼 허약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영향을 받은 것은 그만큼 저의 정신이랄까 마음이 허약해진 겁니다.
이것을 저는 오늘 솔로몬의 예에 비춰 보겠습니다.
오늘 독서를 보면 그 지혜로운 솔로몬이 말년에 지혜를 잃고 우상을 믿게 됩니다.
그런데 솔로몬이 믿은 것이 사실은 우상이 아니고 이방 여인들이었습니다.
오늘 열왕기가 이렇게 얘기하지 않습니까?
"솔로몬 임금이 늙자 그 아내들이 그의 마음을 다른 신들에게 돌려놓았다.
그의 마음은 아버지 다윗의 마음만큼 주 그의 하느님께 한결같지는 못하였다."
솔로몬이 나이를 먹으면서 약해지고 이제 젊은 아내들에게 의지하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의지하게 되면서 자연스레이 여인들의 말을 믿고 따르게 되었던 것입니다.
이렇게 약해질 때의 현상 중 하나가 의지하게 되고 그의 말을 믿고 따르는 거라면
그의 말 하나에 일희일비하게 되는 것이 또 다른 현상입니다.
그래서 부모가 힘이 있고 자식에게 이래라 저래라 할 때는
자식이 더 심한 말을 해도 용서하고 품어줬는데
나이를 먹어 이제 자식에게 의지하게 되면 자식 눈치를 보고
자식의 말 하나에 쉽게 서운해하고 어린 손자의 말에도 노여워하게 되지요.
저도 그제 그랬던 것 아닐까요?
그 형제의 말이 센 것이 아니라 제가 약해진 것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됩니까?
멘탈이 무너지면 안 된다는 말이 있지요?
비록 몸이 약해지고 건강이 나빠져도 정신까지 무너지지 않고
무엇보다도 하느님을 더욱 믿고 하느님께 의지하는 제가 되어야겠지요.
강론하셨는지 비교하면 더욱 풍성한 내용을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올립니다.^♡^
(남녀가 협력할 것이 뭘꼬?)
http://www.ofmkorea.org/399129
20년 연중 제5주간 목요일
(부스러기 인생에게는 부스러기도 은총이다.)
http://www.ofmkorea.org/317760
19년 연중 제5주간 목요일
(모욕의 뜻)
http://www.ofmkorea.org/195196
18년 연중 제5주간 목요일
(부스러기 인생)
http://www.ofmkorea.org/117472
17년 연중 제5주간 목요일
(혹시 내가 은둔형 외톨이?)
http://www.ofmkorea.org/98989
15년 연중 제5주간 목요일
(우리는 진정한 협력자일까?)
http://www.ofmkorea.org/74825
14년 연중 제5주간 목요일
(겸손의 내공)
http://www.ofmkorea.org/60258
12년 연중 제5주간 목요일
(부스러기이지만 너무 충분한...)
http://www.ofmkorea.org/5554
11년 연중 제5주간 목요일
(반려자와 협력자)
http://www.ofmkorea.org/4843
10년 연중 제5주간 목요일
(믿음의 시험)
http://www.ofmkorea.org/3629
09년 연중 제5주간 목요일
(이 믿음을 보라)
http://www.ofmkorea.org/2105
하느님을 더욱 믿고 하느님께 의지하는 제가 되어야겠지요'
~~신부님 말씀 마음에 새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