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독서와 복음은 둘 다 우리가 이 말씀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먼저 야고보서를 보면 부자들에 대한 경고입니다.
"자 이제, 부자들이여! 그대들에게 닥쳐오는 재난을 생각하며 소리 높여 우십시오."
우리 중 대부분은 "자 이제, 부자들이여"라는 듣는 즉시
이는 내게 하는 말이 아니라고, 곧 부자들에게 하는 말이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저의 나눔을 읽으시는 분 거의 모두가 나는 부자가 아니라고 생각하시잖아요?
나는 돈이 많지 않을 뿐 아니라
오늘 야고보서가 얘기하는 부자들이 저지르는 여러 죄,
곧 임금을 떼먹는 짓이나 사치와 쾌락을 즐기는 행위나
의인을 단죄하고 죽이는 행위는 하지 않는다고 생각할 것이니 말입니다.
그런데 자기를 엄하게 성찰한다면,
특히 영적으로 자신을 성찰한다면
나는 부자가 아니고 죄인도 아니라고 할 수 있을까요?
우선 부자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나는 얼마를 가져야 부자라고 생각하는 겁니까?
백억 이상을 가졌거나 상위 1%에 속하는 사람만 부자라고 생각하는 건 아닙니까?
주님께서 부자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는 것보다 어렵다고 하셨을 때 액수를 말하지 않으셨지요.
집 한 칸 없이 가난해도 하느님 나라보다 이 세상의 부를 더 집착한다면
그것이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는 부자가 아니겠습니까?
다음으로 우리가 죄인 아니라고 한다면
어떤 죄를 지어야 죄인이라고 생각하는 겁니까?
판공성사 때가 되면 고백소에 들어와서는 자기는 죄가 없어서
고할 것이 없지만 봐야 한다고 하니 들어왔다는 분들이 종종 있었습니다.
살인죄나 사기죄 같은 큰 죄를 지은 사람만 죄인이라고 생각하고,
그런 죄를 짓지 않은 자기는 죄인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이는 최후 만찬 때 주님께서 지금 같이 식사하는 사람 중 하나가
당신을 팔아넘길 것이라고 말씀하시자 "저는 아니겠지요?"라고
모든 제자가 말한 것과 같습니다.
물론 유다처럼 주님을 팔아넘기지는 않았지만
유다처럼 주님을 배반한 제자들이지 않습니까?
이렇게 설렁설렁 성찰하고 관대하게 죄를 적용하려는 우리에게
오늘 복음의 주님께서는 죄를 엄격하게 자신에게 적용하고
죄를 칼같이 끊으라고 단호하게 요구하십니다.
"네 눈이 너를 죄짓게 하거든 그것을 빼 던져 버려라.
두 눈을 가지고 지옥에 던져지는 것보다,
외눈박이로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편이 낫다."
죄 짓게 하면 눈을 빼고, 손발을 절단함으로써 죄를 끊으라고 하시는데
실은 눈과 손발을 끊어버리고 죄를 끊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선택입니다.
그렇습니다.
버리는 것이 아니라 선택하는 것입니다.
그 귀한 것들을 버려도 좋을 정도로 귀한 것
곧 하느님과 하느님 나라를 선택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끊으라는 주님 말씀은 단호하고 살벌한 명령이 아니라
너 자신을 위해 하느님 나라를 선택하라는 간절한 호소입니다.
외눈박이로라도 제발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라는 호소입니다.